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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고 싶은 동네가 있다?

‘뉴-베이비붐’ 선도 지자체 선정된 성북구의 저출산 극복 이야기

2017.02.24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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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에 산다. 16년째다. 2001년, 성북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첫 아이를 출산했고, 2년 후 같은 곳에서 둘째를 낳았다. 산부인과는 아직 그곳에 있다. 하지만, 1층엔 커피숍이 들어섰고, 더이상 출산하는 산모를 받지 않는다. 산모가 줄었다는 얘기다.

신생아가 귀한 시대가 됐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캠페인을 보고 자랐지만,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란 표어로 바뀐 시대를 살고 있다. 정부의 다채로운 노력에도 ‘출산율 최저’ 기록은 여전히 불안한 미래를 암시한다.

저출산은 곧 고령화 사회로 이어지고, 이는 급증하는 부양인구에 비해 경제활동인력은 줄어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신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늘면서 인구 절벽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알고 보면 무서운 말이다.

정릉동에 위치한 전국 최초 돌봄시스템 허브기관인 성북아동청소년센터.
정릉동에 위치한 전국 최초 돌봄시스템 허브기관인 성북아동청소년센터.

행정자치부 주최 ‘뉴-베이비붐’ 조성사업 공모는 지자체 주도, 지역 맞춤형 저출산 극복 시책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지난 12월, 서울 성북구는 충남 부여, 전북 완주군, 경북 의성군, 경남 밀양과 함께 선도지자체로 선정됐다. 선정된 지자체는  총 29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차등 지원 받는다.

반가웠다. 내가 사는 지역이 국가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분 좋은 일이다. 새로운 베이비 붐 조성 마련에 앞장선 성북구가 구민의 출산 장려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 궁금했다. 이에 지난 15일, ‘뉴베이비 붐’ 사업을 담당하는 구청 관계자들을 만났다.

성북구는 그간, 아이를 낳으면 지역 사회가 함께 키우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아이 돌보미(아동돌봄 기동대) 서비스 지원, 마을단위 틈새돌봄과 전국 최초 구립 방과 후 돌봄센터를 설치 및 확대(4개소) 했다. 아울러, 유일하게 주민센터에 아동청소년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상주하고 있는 지자체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운영 관리하며, 저출산 문제에 적극 대응했다.

또한,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아동정책을 실현하여, 대한민국 최초로 유니세프로부터 아동친화도시로 인증 받았다.(2013년 11월) 몰랐었다. 아이를 둘이나 낳고 키웠지만, 육아를 지원하는 지역 사업이 이렇듯 활발하게 조성돼 있는지 말이다.

성북아동청소년센터의 4층에는 3개의 상담실과 집단활동실 놀이치료실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성북아동청소년센터의 4층에는 3개의 상담실과 집단활동실, 놀이치료실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동청소년센터’는 돌봄시스템의 허브기관으로 아동돌봄 통합체계다. 아동이 행복한 도시 조성, 아이를 낳으면 함께 키우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아동복지를 담당하는 ‘드림스타트 센터’와 아동청소년 돌봄체계 등을 통합, 성북아동청소년센터를 설치했다.(2013년. 5월.)

아동청소년의 주요정책 전달체계가 된 성북아동청소년센터에는 층별로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청소년이 공부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1층의 ‘휴카페’부터, 2층의 도서관, 집단 활동실과 상담실, 놀이치료실,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 자리한 4층까지, 아동청소년 돌봄을 위한 체계가 잡혀 있었다.

3개의 상담실은 기본 일주일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이용률이 높았다. 성북아동청소년센터는 지역사회 돌봄에서, 아동청소년 통합지원으로 성북구민과, 아동청소년지원 시설, 기관 단체를 총 망라한 청소년지원 연계협력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는 공간이었다.

또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육아종합지원센터’(월곡, 보문)에서는 양육보호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하고 있다. 육아상담은 물론, 부모 교육 등의 프로그램과 각 지역마다 어린이집, 우리 동네 소아과나 시간제보육, 장난감 도서관 등의 육아정보를 알려주는 우리 동네 보육반장이 있었다.

아이와 어른, 청소년 모두가 사용 가능한 성북아동청소년센터 2층의 도서관의 모습
아이와 어른, 청소년 모두가 사용 가능한 성북아동청소년센터 2층의 도서관 내부 모습.

아울러, 성북구는 전국 최초의 선진국형 ‘아동전용보건지소’의 개원을 앞두고 있다. 3월에 본격 가동하는 아동전용보건지소는, 태아시기부터 아동기까지 체계적인 건강관리와 산모가 필요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행복한 건강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가임 및, 영유아맘들의 전용 커뮤니티 공간을 신설하여, 생애주기별 종합적인 정보를 연계하는 신개념 라이프 코디네이터를 통해 성북형 특화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는 아동전용보건소, 아동청소년 돌봄시설과 하나의 벨트로 연계해 온라인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고, 지역 내 보건(건강)+보육(육아)+교육(돌봄) 인프라를 벨트화한 온 마을이 함께하는 통합서비스 지원체계가 될 전망이다.

저출산의 원인은 광범위 할 수 있다. 결혼을 해야 하는데 일자리가 없거나, 주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출산을 장려하기에 앞서 청년들의 실업과 고용불안 해소가 우선이다.

이에 성북구는 생애주기와 밀접한 연관성을 두고 전담보직을 구성해 일자리, 주거, 결혼, 임신, 출산, 교육, 가정양립 등 관련부서 및 민간단체와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마련하여 저출산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지자체가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주거환경을 마련해 준다는 식의 접근 방식은 실효성이 있는 대안으로 들렸다.

학생들이 모여 차를 마시며 쉬거나, 자유룝게 소통 할 수 있는 공간인 1층의 휴카페.
학생들이 모여 차를 마시며 쉬거나, 자유룝게 소통 할 수 있는 공간인 1층의 휴카페.

여성의 고학력이나 집값 상승이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보도를 접했다.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혼을 할 수 있고 양육이 가능한 환경 조성이다. 국가적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이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다.

성북구가 추진 중인 신개념 맞춤형 통합서비스가 출산 장려에 모범적인 사례가 되길 기대해 본다. 내 아이가 자라 신혼살림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싶은 동네가 되길 말이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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