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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우~~~욱, 인간 탄환 같았다!

테스트이벤트 루지 월드컵 온라인 관전기

2017.02.23 정책기자 진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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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몸으로 썰매 하나에 의지한 채 시속 150km를 질주한다. 선수가 받는 하중은 무려 지구 중력의 7!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이 경기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경기장면을 한 번쯤은 봤지만 이름도 경기규칙도 아직은 생소한 루지(luge)의 세계로 떠나보자!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테스트이벤트로 루지 월드컵이 개최됐다. 평창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루지 월드컵은 17일 예선격인 네이션스컵을 시작으로 18일 더블, 여자 싱글, 19일 남자 싱글, 팀계주 경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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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ssmann 루지 월드컵이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됐다.
Viessmann 루지 월드컵이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됐다.

루지는 나무로 만든 썰매를 말하며, 유럽의 적설 지방에서 예부터 무거운 짐을 나르는데 사용됐다. 1520년쯤 유럽의 알프스에서 썰매놀이가 널리 유행하면서 처음으로 스포츠로 정착했다.

루지는 16세기 오스트리아와 독일, 폴란드에서 유행했는데, 1883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처음으로 국제대회가 열렸다. 1964년에 개최된 제9회 동계올림픽 인스부르크 대회(오스트리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남자 1인승, 2인승, 여자 1인승)됐으며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대회부터 팀계주가 정식 종목으로 등장했다.

루지는 남녀 싱글(1인), 더블(2인), 팀계주 경기로 구성된다. (출처=정책브리핑 공감포토)
루지는 남녀 싱글(1인), 더블(2인), 팀계주 경기로 구성되며 시속 120~160km를 기록하는 속도감 넘치는 종목이다.(사진=정책브리핑 공감포토)

평창에서 처음 개최된 루지 월드컵이었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선 중계하는 방송을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국제루지경기연맹 홈페이지(www.fil-luge.org)에서 루지 전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온라인 중계만으로도 경기장면은 매우 아찔했다. 코스에서 부딪치는 모습은 예사이고 썰매가 아예 전복이 되는 경우도 왕왕 볼 수 있었다.

특히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의 9번 커브가 선수들을 위협하는 악마의 코스로 떠올랐다. 남자 싱글 세계 랭킹 1위 로먼 리필로프(러시아)를 비롯해 랭킹 3위 세묜 파블리첸코(러시아), 랭킹 4위 볼프강 킨들(오스트리아) 등 쟁쟁한 선수들이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세계 랭킹 1위 선수도 처음 겪는 난코스에 속절없이 당했다. 로먼 리필로프 선수는 9번 출구에서 미끄러지며 벽에 크게 부딪쳐 31명 중 최종 28위를 기록했다.

루지 월드컵이 펼쳐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의 외관 전경. (사진=평창 루지월드컵 홈페이지)
루지 월드컵이 펼쳐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의 외관 전경.(사진=헬로 평창 테스트이벤트 홈페이지)

루지는 평균속도가 썰매 경기 종목 중 가장 빠르며 최고 160km의 속도를 기록하는 종목이지만 썰매에 브레이크와 핸들이 따로 없어 부상의 위험도 크다. 중심 이동과 손잡이, 발받침의 저항을 이용해 조종한다.

지난 1월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대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유망주 박진용, 조정명 선수(2인승, 더블경기)의 썰매가 전복되는 아찔한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조지아의 루지 선수가 연습 도중 썰매가 전복되며 사망한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이후 얼음 장벽을 높이고 충격 방지 시설 및 트랙의 안정성을 보완했다. 하루에도 수없이 얼음트랙을 맨몸으로 누비는 선수들이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지 국가대표 박진용, 조정명 선수가 더블 경기에서 활주하고 있다. (사진=정책브리핑 공감포토)
루지 국가대표 박진용, 조정명 선수가 더블 경기에서 활주하고 있다.(사진=정책브리핑 공감포토)

경기를 제대로 즐기려면 무엇보다 경기규칙을 알아야 하는 법! 루지는 평균 경사도 9~11%1,000~1,500m 길이 트랙을 활주하는 경기로 싱글과 더블(2), 팀계주 종목으로 구성된다.

월드컵에서는 1인승(남, 여 싱글), 2인승(더블) 모두 하루에 2회 주행을 한 기록을 합산해 시간이 짧은 선수부터 순위가 결정된다. 팀계주는 국가별로 여자 싱글, 남자 싱글, 더블 순서로 출발하며, 1회 주행을 한 기록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앞 주자가 결승선 터치 패드를 치면 후발 주자가 출발한다. 루지는 1,000분의 1초까지 측정하는 기록경기이다.

경기장에서 루지를 관전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에티켓이 있다. 출발 신호 때 장내엄숙을 지켜주는 것은 물론이고 선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사진 촬영시 플래시는 꺼야 한다. 300mm 이상의 카메라 렌즈 및 삼각대는 반입금지 품목이다.

2016-2017 루지 월드컵 팀계주 결승 경기에 출전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 (사진=정책브리핑 공감포토)
루지 월드컵 팀계주 경기에 출전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사진=정책브리핑 공감포토)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남자 더블에서 박진용, 조정명 선수가 20, 팀계주에서 11위를 기록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서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대회에서 메달권을 기록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아쉬운 결과이지만 우리나라 대표팀은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평창에서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 루지 대표 팀에는 귀화한 선수가 있다. 지난해 12월 루지 강국인 독일에서 귀화한 에일린 프리쉐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양궁만큼 국가대표가 되기 어렵다는 독일 루지 국가대표로 활동한 선수로, 2015년 은퇴한 뒤 한국 국적을 갖고 올림픽에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

2016-2017 루지 월드컵 팀계주 경기 19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열리는 2016-2017 루지 월드컵 팀계주에 출전한 귀화한 여성선수 아일렌 프리슈 선수가 피니시 표식을 때리고 있다.(사진=정책브리핑 공감포토)
루지 월드컵 팀계주에 출전한 귀화 선수 에일린 프리쉐가 피니시 표식을 때리고 있다.(사진=정책브리핑 공감포토)

비록 온라인을 통해서지만 루지 월드컵을 관전하며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들에 주목하게 됐다. 동계올림픽에 항상 우리의 메달 주종목인 쇼트트랙만 챙겨보던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 눈길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경기가 내년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내년 평창에서 펼쳐질 슬라이딩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우리 선수들이 스스로 만족하는 최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열심히 응원해 주는 일, 그것이 우리의 몫인 듯하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진윤지 ardentmith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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