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8주년 삼일절을 맞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우리의 독립을 전 세계에 선언했던 3·1만세운동의 정신을 기억하고 자유와 평화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서대문, 1919 그날의 함성’ 행사가 지난 3월 1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개최됐다.
서대문형무소는 일제가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 이후 만든 시설로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투옥 감금됐던 감옥이다.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하다 체포된 유관순 열사도 갖은 고문으로 옥사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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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노래를 부르는 서대문역사어린이합창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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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부터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사람들의 긴행렬. |
높게 둘러쳐진 붉은 벽돌담 너머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니 마음부터 달라진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했던 너무나 많은 분들의 아픔과 죽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제의 침략이 가속화되면서 이에 항거하는 의병전쟁과 애국계몽운동 등 국권운동이 전국에서 거세게 일어나자, 일제는 한국민 탄압을 위해 1908년 경성감옥을 신축했다. 이후 1912년 서대문감옥으로 이름이 바뀌고, 1987년 그 기능을 상실한 뒤에는 서대문형무소역사공원으로 조성됐다. 1998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개관되면서 독립 정신을 기리는 역사적 현장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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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전시실의 모습 |
행사가 개최된 3월 1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찾아온 어린이들로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역사관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최소 30분을 기다려야만 했다.
1층과 2층, 지하로 이어지는 전시관은 서대문형무소의 역사, 이곳에서 복역했던 독립투사들의 모습과 육성 증언 동영상, 취조와 고문, 옥중생활 모습들과 형벌방 등을 재현해놓고 있어 당시의 희생을 오롯이 느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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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확인하는 어린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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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체험부스 활동 모습. |
야외에서도 풍성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 안성 3·1운동기념관 등 각 지역의 독립운동 관련 기념관 5곳이 참여한 체험프로그램으로 태극기 만세 가방 만들기, 삼일절 손수건 만들기, 윤봉길의사 모빌 만들기, 무궁화 꽃 만들기 등이 진행됐다.
각 부스마다 아이들로 북적이는 모습이다. 그런가하면 3·1만세운동으로 희생된 선열들을 향한 묵념의 시간도 가져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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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들에게 묵념하는 어린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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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선언문 낭독. |
그렇게 역사관과 체험부스에서 다양항 모습으로 삼일절을 기리던 사람들은 11시 본 행사가 시작되면서 메인무대를 꽉 채웠다.
참여객들의 태극기 물결이 일렁이는 가운데 시작된 본 행사는 창작집단 탈무드의 3·1만세운동 재현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서대문역사어린이합창단의 삼일절 노래 합창, 독립선언서 낭독, 대동놀이, 독립문까지의 3·1만세운동 거리행진 등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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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만세 퍼포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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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전 3·1만세운동을 재현한 거리행진. |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시작된 거리행진은 유관순, 안창호, 한용운, 김구 등 독립운동가들의 대형 초상화와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던 독립운동가 500여 명의 이름이 새겨진 캘리그래피 현수막과 함께 연신 만세를 외치는 사람들의 행렬로 이어졌다.
행진 중간중간 연극인들이 재현하는 당시의 만세운동과 퍼포먼스로 98년 역사의 아픔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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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3·1만세운동 재현 모습. |
서대문형무소에서 출발해 독립의 상징이 되고있는 독립문까지 이어진 행진은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퍼졌던 1919년 그날의 함성과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며,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될 역사임을 확인시켜줬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던 건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이라는 마음에 가슴 한 켠이 뭉클해졌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민숙 dayee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