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제3회 2018 평창 패럴림픽 데이’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미리 즐겨라, 느껴라 열정의 패럴림픽!’을 주제로 다양한 부스체험과 홍보 행사 등을 통해 앞으로 1년여 남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행됐다.
 |
제3회 2018 평창 패럴림픽 데이가 개최된 강릉 컬링센터 앞. |
패럴림픽 데이는 패럴림픽 정신 확산과 장애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서 창안해 2003년부터 시작된 특별 행사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서울 광화문과 2016년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제1, 2회 행사가 각각 진행됐으며, 2018 평창패럴림픽대회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효과를 거뒀다.
 |
패럴림픽 데이의 한국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연아 선수가 초청인사로 소개돼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동계패럴림픽은 앞서 진행되는 동계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이 적었다. 한계를 뛰어넘는 열정을 가지고 세계적인 무대에 올라온 패럴림픽 선수들에게도 대중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패럴림픽 시작과 종목 등 수십 년간의 노력으로 이어져온 이야기에 대하여 한번 알아보자.
‘패럴림픽’은 선천적 요인이나 불의의 사고와 같은 후천적 요인으로 신체적, 지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운동선수로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이다. 패럴림픽은 ‘함께’ ‘나란히’ 라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 ‘para’가 어원인 ‘Parallel’과 ‘Olympic’이 결합된 용어로 나란히 함께하는 올림픽 대회를 뜻한다.
패럴림픽은 70년 전부터 시작됐다. 1948년 루트비히 구트만 박사는 스토크 맨더빌 병원에 척추손상센터를 만들고 2차 세계대전의 피해로 하반신이 마비된 군인들을 치료했다. 효과적인 재활방법을 고민하다 스포츠를 선택했는데, 재활을 받는 군인들이 운동을 하면서 성격도 쾌활해지고 사회성, 협동심이 높아지는 것을 보게 됐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구트만 박사는 2차 세계대전에서 척수 부상을 입은 참전 용사를 위해 올림픽 대회와 같은 경기를 열었고 이것이 패럴림픽의 시초가 됐다. 이후로 1960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제1회 하계패럴림픽이 열렸고, 1976년 스웨덴 오른스퀄드빅에서 제1회 동계패럴림픽이 개최됐다.
 |
제1회 동계패럴림픽대회 모습.(출처=IPC 홈페이지) |
현재는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에서 패럴림픽 대회와 패럴림픽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IPC에서는 공정한 경기를 위해 장애기능 등급 분류시스템을 도입하여 참가 자격을 제한, 관리하고 있다. 각 종목에 따라 필요한 능력이 다르고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해도 똑같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목별로 등급을 나누고 있다.
2016년에 앞서 개최된 리우패럴림픽대회와 내년에 개최될 평창패럴림픽대회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종목들이 다양하다. 먼저 하계패럴림픽에서는 19개 종목이 있으며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골볼과 보치아가 있다. 동계패럴림픽은 하계에 비해 종목은 6개로 적지만 인기가 급부상한 종목들이 대다수다. 그 중 대표적으로 휠체어컬링이 근래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제3회 패럴림픽 데이가 개최된 강릉 컬링센터 앞에 설치된 보치아 체험장에서 행사 참여자들이 안내에 따라 체험을 하고 있다. |
하계패럴림픽의 대표 종목인 ‘보치아’ 는 뇌성마비 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을 위한 대표적인 장애인 스포츠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공 던지기 경기에서 유래된 보치아는 표적이 되는 잭볼에 공을 가깝게 던지는 팀이 이기는 경기이다. 주심 주관 아래 투구 구역을 정한 뒤 표적구를 향해 공을 먼저 투구한다. 자신의 공이 상대방의 공보다 표적구에 더 가까이 있는 경우에 득점이 인정되며, 엔드가 모두 끝난 후 각 엔드에서 획득한 점수를 모두 합하여 총 득점이 많은 쪽이 승자가 된다.
 |
제3회 패럴림픽 데이 행사와 연계하여 이어진 ‘2017 세계휠체어컬링선수권대회’에서 휠체어컬링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상대팀 미국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
동계패럴림픽의 대표 종목으로는 휠체어컬링이 있다. 휠체어컬링은 동계스포츠 인기 종목인 ‘컬링’을 장애인들이 즐길 수 있도록 정비하여 만든 스포츠이다.
기존의 컬링과 가장 큰 차이는 휠체어를 타고서 손 대신 보조기구인 익스텐더 큐로 스톤을 투구하고빗자루 질을 하는 스위퍼가 없다는 점이다. 투구 시 팀원 중 1명은 휠체어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표적판(하우스)으로 스톤을 밀어 보낸 후 어느 팀이 과녁 중심에 더 가까이 위치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필자는 현장에서 휠체어컬링 경기를 보며 이 종목이 왜 ‘얼음 위에 체스’ 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기본 기술 및 체력이 충분히 뒷받침 된 상태에서 상대팀과 불꽃 튀기는 작전 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상대팀의 스톤을 밀어냈을 때는 환호를 지르고 스톤이 과녁에 못미칠 때는 아쉬워하며 자신도 모르게 경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묘미가 있었다.
 |
제3회 패럴림픽 데이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유동훈 제2차관이 축사 연설을 하고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유동훈 제2차관은 축사 연설로 “2018 평창패럴림픽은 선수와 관람객 모두가 불편 없이 대회에 참여하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목표로 한다. 이에 장애인들이 대회 시설과 식당, 화장실 등 다양한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1년 남은 평창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모아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각광받지 못했던 패럴림픽. 이번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을 통해 패럴림픽 선수들에게도 관심과 응원을 보냈으면 한다. 또한 선수들의 열정을 보며 평소에 가지고 있던 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신우철 tlsdncjf564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