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에 따라 12월 23일부터 담뱃갑 앞뒷면에 흡연 경고그림 표기가 의무화됐다. 흡연 경고그림은 정부가 흡연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림 10여종을 선정해 담뱃갑 면적의 30%를 차지하도록 했다.
이는 정부가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자 시행한 정책으로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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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생산된 담뱃갑에는 경고그림이 담뱃갑 면적의 30%를 차지한다.(사진=KTV) |
흡연 경고그림 도입의 경우에는 도입 전부터 찬성과 반대 논란에 휩싸였다. 도입 찬성측에서는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고 더불어 간접흡연으로 인한 문제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만큼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2001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미국, 브라질, 태국, 호주 등 많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경고그림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도입 반대측은 개인의 자유의사에 의해 담배를 구입하는 만큼 개인의 자유의사를 존중해줘야 하기에 혐오감을 줄 수 있는 그림을 도입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고그림은 섬뜩한 이미지로 흡연자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그림을 같이 보는 사람들에게도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도입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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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연속 담배 판매량이 줄어들었다.(사진=보건복지부 보도자료) |
그렇지만 국민의 건강을 위해 정부는 흡연 경고그림을 도입했고, 3개월이 지난 지금 흡연 경고그림은 흡연자들의 흡연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월 담배 판매량은 2억4천만 갑으로 1년 전보다 14% 정도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감소추세는 지난해 12월 담배갑 경고그림 부착 의무화 정책 이후 3개월 연속으로 나타나고 있다.
흡연 경고그림의 효과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흡연 경고그림을 가장 먼저 도입한 캐나다의 경우에는 2000년까지 약 30%에 가까운 흡연율이 2015년 15%까지 줄어들었다. 브라질의 경우 흡연 경고그림 도입으로 10% 정도의 흡연율을 낮추는 효과를 얻어냈다.
경고그림 도입 초기 흡연자들이 경고그림이 없는 담배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처럼 흡연 경고그림은 흡연율을 낮추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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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부스에 사람이 가득했던 과거와 달리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다. |
흡연율이 줄어든 것은 흡연 경고그림과 더불어 담뱃값 인상을 통해 흡연자들로 하여금 담배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늘리고 시각적 효과를 통해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학생 최모 군은 “흡연 경고그림이 도입된 이후에 담배를 볼 때마다 그림 속 인물이 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흡연을 줄이고자 노력하게 된다.”며 경고그림이 흡연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모 군은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경고그림이 도입되니 담배를 피울 때마다 괜히 잘못한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드는 느낌이 들어 가급적 담배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경고문구만 있을 때보다 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시각적으로 느끼고 흡연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지난해 12월, 2만6천여 명이던 금연클리닉 등록자 수가 올해 1월에는 5만1천여 명으로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금연을 하겠다고 결심한 흡연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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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클리닉은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금연 성공률을 높여준다. |
정부에서는 흡연 경고그림을 통한 흡연율 감소와 더불어 지방자치단체, 학교, 보건소 등과 협력을 통해 금연클리닉을 적극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와 보건소에서는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에 방문하면 니코틴 의존도 테스트부터 시작해서 금연보조제, 약물요법 지원 등 다양한 금연 정책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보건소 역시 지역 대학교들과 연계해 찾아가는 금연클리닉을 운영하는 등 흡연율을 낮추고 국민의 건강은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금연클리닉의 경우에는 1회성 금연 상담 혹은 금연보조제 지급이 아니라 6주 이상의 꾸준한 상담과 더불어 금단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요령 등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금연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금연클리닉의 꾸준한 관리는 금연 초기 올 수 있는 금단현상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속적인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금연 성공률이 더 높다.
하지만 일부 편의점에서는 다른 고객들에게 혐오감을 준다며 그림이 그려져 있는 부분을 밑으로 해서 담배를 판매하고 있으며, 일부 흡연자들도 스티커로 그림을 가리거나 담배 케이스를 구매해서 경고그림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일부 젊은층에서는 흡연 경고그림을 수집품으로 모으는 등 경고그림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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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에 인쇄되어 나오는 흡연 경고그림. 흡연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
그렇지만 흡연 경고그림이 흡연자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흡연의 피해를 알려주는 좋은 제도인 것은 분명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보윤 씨는 “손님들이 담배를 구매할 때 가급적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은 담배를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흡연자들에게 큰 경각심을 준다는 것은 금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금연 정책이 있어도 흡연자들의 의지와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이다. 흡연 경고그림의 도입 취지는 흡연자 본인도 그림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줘 금연을 유도하는 것이다. 결국 흡연자 본인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생각하고 흡연은 자신의 건강 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 친구를 함께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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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담배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할 때이다.(사진=공익광고협의회) |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망자 수보다 약 10배 가량 많다. 오늘 하루도 담배를 입에 문 당신! 흡연 경고그림을 통해 담배의 불편한 진실과도 마주하지 않았는가?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민중 1226alswn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