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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 해수욕장을 버스커의 성지로~

문화가 있는 날 지역특화프로그램 포항 ‘영일대 문화로 너울지다’

2017.03.31 정책기자 신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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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을 따라 서로 앞다투어 ‘원조’ 간판을 내붙인 횟집들, 해수욕장 앞 산책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그 뒤로 펼쳐지는 바다는 어릴 때부터 포항에서 자라온 내게 친숙한 풍경이다.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꾸며진 버스킹 무대에서 요요 공연을 하는 학생, ‘여수 밤바다’ 노래를 부르는 아저씨,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추는 댄스팀의 화려한 몸놀림은 아직은 꽤나 쌀쌀한 3월 저녁에도 여러 사람들 속에 끼어 한참 구경을 하게 된다.

이리저리 바쁜 일상 속에서도 밥 먹고 한 번, 주말에 쉬면서 한 번, 생각보다 자주 찾아지는 영일대 해수욕장 산책길을 따라 이뤄지는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들이 ‘영일대 문화로 너울지다’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가 있는 날 지역특화프로그램 중 하나로 선정됐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보디 페인팅을 하고 춤을 추는 버스킹의 한 장면.(출처=포항문화재단)
보디 페인팅을 하고 춤을 추는 버스킹의 한 장면.(출처=포항문화재단)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가 있는 날 지역특화프로그램 사업은 국내 곳곳의 문화예술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전국 각지 문화예술단체나 문화기획자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울산 동구의 ‘해오름 울산, 대왕암 문화놀이터’ 프로그램, 강원 강릉의 ‘명주, 수요일엔 빨간 리본’ 프로그램, 전북 부안의 ‘휘목미술관과 떠나는 미술동화 예술 여행’ 등  다양한 지역의 문화를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선정돼 각지의 특색을 독특한 체험 기회와 공연으로 보여준다.

경북에선 유일하게 포항문화재단의 ‘영일대 문화로 너울지다’가 1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역 특화 프로그램 사업에 선정됐다.

이미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포항 곳곳에서는 ‘영상으로 만나는 클래식(대잠홀)’, ‘차향이 있는 작은 음악회(중앙아트홀)’, ‘인문학 in Pohang(시립도서관)’ 등 많은 문화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다. 

평소에도 이렇게 자연스럽고 즐겁게 진행되던 문화 프로그램에 살을 붙여 공연과 체험, 전시 등 지금까지 주로 실내에서 펼쳐졌던 행사들을 올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 달별 테마를 정해 영일대 바닷가로 끌어낸다는 것이 ‘영일대 문화로 너울지다’의 취지다.

3월 매마수를 맞아 열린 ‘인문학 in Pohang’에서 나태주 시인의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출처=포항시립도서관)
3월 매마수를 맞아 열린 ‘인문학 in Pohang’에서 나태주 시인의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출처=포항시립도서관)

먼저 5월 가정의 달은 사회적 이슈인 저출산 문제와 가족간의 세대 갈등, 학교 폭력 문제 등을 다룬다. 저출산이 가지고 오는 사회적 변화와 이슈들, 그 이슈들의 현실적인 해결과정을 임산부 체험과 같은 배려문화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으며, 가족과 세대 간 갈등 등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논할 수 있는 토크콘서트와 공연도 준비돼 있다.

또한 6월에는 영일대 해수욕장을 버스커의 성지로 만들 ‘버스커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흔히 거리에서 노래하는 버스커들을 쉽게 떠올리지만, 공연의 장르에 따라 존(Zone)을 나누어 거리공연의 범위를 더 풍부하게 할 계획이다.  

7월은 생활문화 축제로, 일반 시민들이 주체가 된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으며, 8월은 인문학이 있는 달로 설정해 인문학 이야기, 문화 산책, 문학 여행이라는 주제로 ‘힐링’ 위주의 행사가 준비된다.

9월에는 가을을 맞아 세미뮤지컬 공연과 재즈, 낭만 댄스 위주의 행사가 주를 이루며,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할 10월은 클래식 공연을 테마로 해 포항 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의 공연이 피날레를 장식할 계획이다.

직업적이거나 전문적이지 않은, 취미나 여가로 문화 활동을 즐긴다는 의미를 가진 생활문화를 테마로 한 7월, 그리고 가족 구성원 간 소통을 소소한 문화 활동을 통해 늘리자는 5월이 일반 시민들도 문화를 가볍게 즐길 기회를 늘릴 것 같아 기대가 크다.

3월 19일 한동대학교 밴드 동아리 미르가 버스킹 무대를 꾸미며 사람들과 소통했다.(출처=한동대학교 밴드 동아리 미르)
3월 19일 한동대학교 밴드 동아리 미르가 버스킹 무대를 꾸미며 사람들과 소통했다.(출처=한동대학교 밴드 동아리 미르)

‘영일대 문화로 너울지다’ 프로그램은 주로 공연장에서 만났던 문화예술의 공간적 한계를 벗어나 주거 단지와 상업 단지가 밀집된 도심 속 야외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장점이 있다.

문선욱 포항문화재단 생활문화 팀장은 “‘문화’라는 말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문화’를 ‘문화예술’이라는 말로 국한시키는 범주를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보고 싶어요.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자체부터가 문화이고, 연령대별, 직업별, 지역별로 문화가 존재하기에 우리 주변의 문화를 돌아보고 서로를 이해해 보려는 하나의 기회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라며 음식 문화, 가족 문화, 입시 문화, 사회 문화 등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이슈를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문화 프로그램보다 비교적 자유롭고, 체험과 토크콘서트 등 쌍방의 열린 소통이 이뤄진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띄었다. 문선욱 팀장은 ‘문화가 있는 날’의 핵심이 누구나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라며, “무언가를 감상해야지, 무언가를 얻어가야지, 하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가족분들과, 혹은 연인끼리, 친구끼리 ‘문화가 있는 날’을 즐겼으면 한다.”며 큰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는 이번 프로그램의 특색을 강조했다.

아름다운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야경을 따라 걸어본다.(출처=포항시청 홈페이지)
아름다운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야경을 따라 걸어본다.(출처=포항시청 홈페이지)

모두가 각자의 목표와 책임을 안고 살고 있는 현재, 달마다 마음 놓고 거창한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가고 무거운 사회 문제를 다루는 토크 콘서트에서 장시간 열띤 토론을 펼치자고 하기엔 우리의 일상이 때론 지나치게 바쁠 때가 많다.

하지만 이런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감칠맛 나는 짧은 힐링과 가족끼리 시원하게 웃고 놀 수 있는 여가를 꿈꾸는 사람들은 많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말고 내 옆의 직장 동료와, 집에 계시는 부모님과, 그리고 우리 주변의 ‘나’ 자신들을 위해 밥 먹고 한 번, 주말에 쉬면서 한 번, 포항 영일대가 문화로 너울지는 순간을 함께해 보는 것은 또 어떨까!

짭쪼름한 바다내음과 반짝이는 포스코의 야경과 함께라면 이것이 바로 금상첨화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신서연 backto14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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