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들어서면서 날이 많이 따뜻해졌다. 온기를 받아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을 보면 4월의 초입에 자리한 식목일이 떠오른다.
식목일 하면 사람들은 나무 심는 날을 먼저 생각하게 마련이다. 이제는 공휴일이 아닌 탓에 식목일에 나무를 심으러 가기도 쉽지 않아졌지만 국가적으로도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 등을 하며 식목일을 크게 기념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냥 단순히 나무 심자는 취지의 날임에도 우리는 왜 식목일을 기억하고 꼭 나무 한 그루라도 심으려고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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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우거진 산림. |
식목일은 날짜의 제정 유래부터가 남다르다. 4월 5일은 신라가 당나라의 세력을 한반도로부터 몰아내고, 삼국통일의 성업을 완수한 677년 2월 25일에 해당되는 날이며, 조선 성종이 세자·문무백관과 함께 동대문밖의 선농단에 나아가 몸소 제를 지낸 뒤 적전(籍田)을 친경(親耕)한 날인 1493년 3월 10일에 해당되는 날이다.
게다가 계절적으로 청명(淸明)을 전후하여 나무 심기에 가장 좋은 시기였기 때문에 1949년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을 제정하며 이 날을 식목일로 지정했다.
그 뒤 1960년에 식목일을 공휴일에서 폐지하였으나 1961년에 식목의 중요성이 다시 대두되며 공휴일로 부활됐다.
이후 2006년 공휴일로는 폐지되었으나 여전히 국가기념일로 중요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렇듯 시기적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날을 식목일로 지정했고 정부는 이 날을 전후하여 1개월 동안을 ‘국민식수기간’으로 설정해 애림사상을 키우고 경제적인 산지자원화를 도모하고 있다.
식목일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산림자원의 기능과 효과를 먼저 알아야 한다. 산림과 숲이 수행하는 기능은 무궁무진하다. 단순히 산소의 정화기능과 물을 머금는 기능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자원과 환경적인 자원, 또 문화적인 자원, 이것을 넘어 삼림욕과 같은 국민들이 건강과 삶의 질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바로 산림과 숲이다.
기본적으로 숲은 1ha당 연간 탄산가스 16t을 흡수하고, 12t의 산소를 방출한다. 한 사람이 하루에 0.75kg의 산소를 필요로 하므로 1ha의 숲은 하루에 44명이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해 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숲은 약 180억 톤의 물을 저장하는 녹색 댐의 역할을 하며 물을 맑게 걸러주는 필터 역할도 도맡아 하고 있다. 게다가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잡아주어 산사태를 방지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경제적으로 따진다면 연간 수십조 원의 가치를 가진다고 한다.
이밖에도 산림청에 따르면 숲에서 나오는 임산물의 총 생산액은 한 8조3천억 원 정도가 된다고 한다. 게다가 삼림욕과 등산 등의 문화적 자원까지 포함한다면 산림의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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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자원에 대한 설명.(출처=산림청) |
이렇듯 식목일은 소중한 산림과 숲을 보존하고 가꾸기 위해 제정된 날이지만 이 때가 가장 산림이 쉽게 훼손되는 기간이기도 하다.
산림청에 따르면 날이 풀리는 이맘 때 쯤엔 소나무재선충병 등의 병충해가 창궐해 나무를 죽이고 건조해진 날씨와 바람이 많이 부는 탓에 쉽게 산불이 일어난다.
산림청에 따르면 매년 400여 건의 산불이 발생해서 약 축구장 700개 정도 되는 면적의 숲이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한다고 한다. 불과 얼마 전, 구룡마을에서 일어난 화재만 보더라도 작은 불씨가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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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발생 현황과 면적.(출처=산림청) |
식목일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날이라기보다 산림을 가꾸고 숲을 보존하는 날인만큼, 나무를 심을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생활 속에서 나무를 보존하고 산불을 예방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식목일을 충실하게 보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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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발생한 큰 산불의 현황.(출처=산림청) |
먼저 산불은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산불로 번지거나, 쓰레기를 소각하다가 산불로 번지는 일이 가장 빈번하다. 또 숲에 들어가서 음식을 해먹거나 담배를 피다가 산불로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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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을 발생시키는 원인.(출처=산림청) |
이러한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행 전에 입산통제, 등산로 폐쇄 여부를 확인하고 산불 위험이 높은 통제지역에는 산행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입산 시는 성냥, 담배 등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않으며 취사를 하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는 허용된 지역에서만 실시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불씨를 다루어야 할 경우 반드시 간이 소화 장비를 갖추고 불씨가 튀거나 남는 불씨가 없는지 확인한다. 산림과 연접된 지역에서 소각해야 할 경우 해당관서에 사전 허가를 받아야하며, 불씨가 산림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 조치를 하고 소각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불 원인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 경우 즉시 경찰 혹은 산림관서 등에 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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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은 초기진화가 중요하다.(출처=산림청) |
또 산행 중 산불을 발견했을 경우 119, 산림관서, 경찰서로 신고해 초기진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초기의 작은 산불을 진화하고자 할 경우 외투를 사용하여 두드리거나 덮어서 진화할 수 있으며 산불은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확산되므로 바람 방향을 감안하여 산불의 진행경로에서 벗어나도록 한다.
만약 불길에 휩싸일 경우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주위를 확인하여 화세가 약한 곳으로 신속히 대피해야 하며 대피장소는 타버린 연료지대, 저지대, 연료가 없는 지역, 도로, 바위 뒤 등으로 한다.
대피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때에는 낙엽, 나뭇가지 등 연료가 적은 곳을 골라 연소물질을 긁어낸 후 얼굴 등을 가리고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있어야 한다. 산불의 불길보다 연기에 질식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주택가로 산불이 확산될 경우에는 불씨가 집안이나 집으로 옮겨 붙지 못하도록 문과 창문을 닫고, 집 주위에 물을 뿌려주고, 폭발성과 인화성이 높은 가스통 등은 제거한 뒤 주민대피령이 발령되면 공무원의 지시에 따라서 침착하게 신속히 대피하되 대피장소는 산림에서 멀리 떨어진 논. 밭, 학교 등 공터로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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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운영하고 있는 산불위험예보시스템.(출처=산불위험예보시스템 캡처) |
산림청은 현재 산불위험예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산불 신고는 급하다면 119로 전화하는 것이 좋지만 약간 지연될 수 있다. 산림청은 이러한 지연을 막기 위해 산불 발생 초기 국민들이 산불 신고를 쉽고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산불신고’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앱에서 ‘사진촬영신고’를 누르면 산불 현장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간단히 신고할 수 있고 산불의 규모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산불 초기진화에 효과적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산불전화신고’가 있어 이 버튼을 누르면 수신자 부담으로 가장 가까운 산림관서 산불상황실로 연결되며 빠르게 산불 신고를 할 수 있다.
산불은 초기진화가 가장 중요한 만큼 이러한 산불신고 앱을 통한 빠른 대응이 산림자원과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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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산불신고 앱.(출처=산림청) |
봄철에 나무를 괴롭히는 것으로 병충해를 빼놓을 수 없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리면 수분과 영양분이 잎으로 가지 못하기 때문에 잎이 말라 죽으면서 바로 죽어버린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제주도와 영남 지방,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피해가 크게 확산됐었다. 2005년에 소나무재선충병 방재 특별법을 제정해서 범정부적인 노력을 통해서 피해를 감소시켰지만, 이상기온이나 감염된 소나무의 무단이동 등 여러 원인으로 2013년 이후에 또 피해가 커지고 있다.
다행이 지금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아직 안심을 하기엔 이르다고 한다. 만약 잎이 마르고 시들한 소나무들이 보인다면 산림청(1588-3249)신고를 통해 병충해의 박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식목일은 우리나라의 산림자원을 아끼고 사랑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지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산불 발생 시 행동요령과 신고절차, 산불신고 앱 등을 이용해 의미 있는 식목일을 보냈으면 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류태종 rtg02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