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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부터 아이는 나무의사가 되고 싶어했다~

식목일에 돌아보는 숲의 중요성과 나무의사 국가자격제도

2017.04.05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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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이면 아이들과 공원을 찾아 다녔다. 내친김에 청진기와 미니 확대경 등이 들어있는 숲 체험세트를 사줬더니 자연히 숲을 찾는 빈도는 잦아졌다.

마침 아이들과 국립수목원에 갈 기회가 생겼다. 자연탐사대원으로 활동하는 아이 덕분이었다. 포천에 위치한 광릉수목원은 넓고 상쾌했다내부가 잣나무로 지어진 시청각실에서 강의를 들은 후 숲 해설가를 따라 도구를 들고 탐사를 하러 나섰다.

설명을 들으니 확실히 초록빛도 같은 색이 아니었다.
설명을 들으니 확실히 초록빛도 같은 색이 아니었다.
 

그동안 무엇을 보았던 걸까. 지금까지 먼발치에서 보던 숲과 달랐다. 숲은 다가갈수록 놀랄 일이 많았다.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니 그동안 놓쳐온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 열매가 하트모양이에요.” 아이가 가리키는 곳에 빨간 열매가 숨어있었다. 숲 해설가는 조심스레 하나씩 따줬다. 이것은 길마나무 열매라고 해요. 하나씩 맛보세요.”

손 안에 쥐어진 열매는 시큼하지만 달콤했다. 애기똥풀을 찾아 즙으로 각자 이름을 써보고 귀화식물 표본을 만들었다. 저마다 조끼에는 ‘생태계교란식물제거작업’이라는 굵직한 이름이 새겨져 책임감을 심어줬다. 얼굴은 빨갛게 익었지만 주어진 임무에 열중하느라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숨겨진 보물, 길마나무 열매를 발견.
숨겨진 보물, 길마나무 열매를 발견.
 

하트모양 길마나무 열매.
하트모양 길마나무 열매.
 

수고하셨어요. 오늘 다른 식물을 살지 못하게 주변을 덮는 귀화식물을 알아봤고요. 여러분들이 노력해줘서 고유종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앞으로도 식물을 사랑하고 돌봐주는 마음을 잃지 마세요.” 프로그램은 끝이 났지만 꽃과 나무를 보느라 모두들 발길을 쉽사리 돌리지 않고 있었다

이 나무는 또 달라.”

아이는 숲 체험세트에서 청진기를 꺼내 나무소리를 듣고 있었다. 나무마다 소리가 다르다고 했다. 지나가던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너 나중에 나무의사가 되겠구나.” 잠깐 멈칫하던 아이가 그런 게 있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필자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 그러면 나무병원도 있어요?” 둘째가 재빨리 물었다. 나무도 아프지 않겠니. 나무가 병이 나면 어디로 가야할까?”  그렇겠네요. 신기하다.”  

하나라도 놓칠까 집중하는 아이들.
하나라도 놓칠까 집중하는 아이들.

나무의사는 나무의 병충해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일을 한다. 진찰기가 아닌 비파괴식 측정기로 진찰을 하고 진료를 한다. 전국에는 여러 나무병원이 있으며 나무의사가 내린 진단과 처방에 따라 예방과 치료만을 수행하는 수목치료기술자도 있다. 

갈수록 이상고온과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은 점점 나빠지지만 여전히 일반 학교, 아파트 등에서는 부적절한 방법으로 농약 등을 살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수목은 진료, 치료와 관련자격이나 진료체계가 규정되지 않아 체계적인 교육과 진료가 미흡했었다 

이에 산림청은 지난 20161227나무의사제도가 신설된 새로운 산림보호법 개정안을 공포했다. 따라서 2018628일 부터 나무의사국가자격제도가 시행된다.

국가자격제도로 전문적인 진단이 가능해지며 청년 중심 신규일자리가 약 4,000개 정도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나무의사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산림청 지정 양성기관에서 일정기간 교육을 이수한 뒤 국가자격 시험을 통과하면 된다.

수목치료기술자는 양성기관 교육이수만으로 가능하다.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 방재일 주무관은 내년 초쯤 되면 구체적 세부사항이 공지될 예정이다. 기존 자격증을 가지고 시행일 이전에 1년 이상 나무병원에 종사하면 시행 후 5년 동안 나무의사 자격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새로 바뀌는 나무의사제도 궁금한 10가지.(출처=산림청)
새로 바뀌는 나무의사제도 궁금한 10가지.(출처=산림청)

나무가 가진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환경은 물론 과실이나 종이, 건축자재 뿐만 아니라 청정에너지인 목재팰릿 등 산림만큼 든든한 것이 있을까. 국내산림은 국토의 64%를 푸르게 채우고 있으며 연 166조 원의 가치를 제공한다.   

나무도 우리처럼 춥다.
나무도 우리처럼 춥다.

병 난 것이 분명해. 아무 소리도 안 들려.” 둘째 아이의 심각한 얼굴이 자못 진지했다.

식목일, 말 그대로 나무를 심는 날이다. 해마다 식목일에는 아이들까지 참여해서 꽃과 나무를 심는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심은 나무를 돌보고 보살피는 데 있다. 시들어 말라죽는 나무가 생길 때마다 마음이 쓰리다우리들과 다르지 않다. 나무도 아프고 아프면 의사가 필요하다.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로 써 본 숲.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로 써 본 숲.

산림청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국민들과 정부 모두의 노력으로 푸르게 가꿔온 것처럼 새로운 제도 등을 통해 계속 푸른빛으로 번져 나가길 기대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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