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쪽으로 오세요~ 한 줄로 걸어야지요~ 하나~ 둘~”
벌써 작년 일이다. 비 오는 날 창문 너머로 들리는 아이들의 재잘재잘 소리에 창밖을 보니, 연두색 조끼를 입은 워킹스쿨버스지도사의 반가운 인사와 함께 노오란 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고 등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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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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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스쿨(어린이통학) 정류장 표지판. |
동네 초등학교로 가는 길에 ‘워킹스쿨(어린이통학) 정류장’ 노란색 표지판이 보인다. 아이들은 워킹스쿨버스 지도사를 정류장 표지판 아래나, 집 앞에서 기다리다 ‘피리부는 사나이’란 동화책 속 이야기처럼 워킹스쿨버스에 합류한다. 아침에 가끔씩 보는 풍경인데,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도 즐거운 동네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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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스쿨버스는 안전지도사가 안전하게 걸어서 등하교를 시켜주는 제도다. |
워킹스쿨버스라니깐, 혹시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 것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는데, 교통안전지도사가 아이들을 안전하게 등하교 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지정된 워킹스쿨 정류장에서 약속된 시간에 만나 함께 등교하고, 하교 시엔 정해진 시간에 교문에서 만나서 집으로 간다.
앞장서서 걷는 지도사 어머니의 안내를 받으며 따라가는데, 아이들은 아침마다 골목에서 만나는 풍경에 연신 고개를 두리번거린다. 학교 가는 길은 매일 아침 반복되지만 호기심 왕성한 아이들은 궁금한 것이 많다. 오늘 아침에도 골목길에서는 워킹스쿨버스를 타고 가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봄소식처럼 즐겁게 들려왔다.
내가 사는 부천시 동네는 원도심지역이라서 유난히 인도가 부족하고 좁은 길에 차량 운행까지 이어져 보행도로가 불편하다. 워킹스쿨지도사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아이들과 차량이 뒤엉켜서 옆에서 보면 여간 아슬아슬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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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하교길의 안전이 걱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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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정문 앞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지도하는 모습. |
아이들의 등굣길 안전이 못 미더운 학부모들이 학교 정문까지 데려다 주느라 교문 앞은 혼잡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워킹스쿨버스 제도가 생기고는 아침마다 워킹스쿨버스 지도사 선생님과 또래의 친구들은 쾌적하게 교문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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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등하교길 안전이 학부모들에겐 언제나 걱정이다. |
그러나 워킹스쿨버스가 전국 초등학교에서 시행이 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저 멀리 사는 지인은 초등학교 입학한 아들과 함께 아침마다 초등학교에 등교한다는 푸념을 했다. 그 동네는 워킹스쿨버스가 없다고 한다.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이 학부모들에겐 언제나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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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는 워킹스쿨 사업을 2011년부터 시행해서 현재는 47개 초등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
내가 사는 부천시는 워킹스쿨 사업을 2011년부터 시행해서 현재는 47개 초등학교가 참여중이다. 2015년에 어린이 안전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할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다니 매우 반갑다.
워킹스쿨버스는 매년 학교에 입학 또는 개학 후에 워킹스쿨버스 담당 선생님이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청서를 배부하는데 그 때 신청하면 된다고 한다.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무료로 이용하는 제도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등하굣길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워킹스쿨버스 제도가 수년 간 정착되면서 예전 보다 아이들의 안전사고가 크게 감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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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스쿨버스 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목영희 씨. |
부천시에서 오랫동안 워킹스쿨버스 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목영희 씨는 “1~2학년 친구들이 본인들 용돈으로 선물을 사서 예쁘게 포장까지 해 전해줄 때는 워킹스쿨 지도사 보람이 느껴집니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학원 또는 체육시설에서 운영하는 15인승 이하 통학 버스에 보호자를 의무적으로 함께 타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지난 1월 29일부터 모든 어린이 통학 버스에 적용되고 있다.
13세 미만 어린이 통학 차량의 안전기준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2015년 1월 29일 시행됐지만 학원가 등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영세규모(15인승 이하) 학원·체육시설 차량은 2년 간의 유예기간을 줬다.
유예기간 종료로 앞으로 어린이 통학 버스를 운행하려면 동승 보호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규정을 위반하면 2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미래의 주역, 우리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는 안전사회를 기대해 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혜옥 zzarasa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