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에 맞춰, 봄 여행주간이 29일부터 5월 14일까지 이어진다. 특히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계절. 전국적으로 정말 다채로운 관광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 좋은 계절, 봄 여행 떠나면서 느껴볼 수 있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관광 경쟁력’.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7년 세계경제포럼 관광 경쟁력 평가 결과 우리나라의 종합순위는 조사대상 136개 나라 중 19위를 기록해 2015년보다 10단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관광산업은 기세등등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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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구시장에서 펼쳐지는 공연 프로그램. |
지난 2007년부터 격년으로 진행되는 세계경제포럼 ‘관광 경쟁력’ 평가는 전 세계의 여행·관광 경쟁력을 4대 분야, 14개 항목으로 구분해 점수 및 등수를 매기고 있다.
구체적인 지표를 살펴보면 여러 분야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우선, 우리나라는 2007년 42위를 시작으로 2009년 31위, 2011년 32위, 2013년 25위, 2015년에는 29위를 각각 기록해 매년 20~30위권을 맴돌았다. 이 가운데 관광정책·기반 조성이 82위에서 47위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인프라도 40위에서 27위로, 환경조성 분야도 28위에서 24위로 각각 올랐다.
하지만 관광정책 우선순위(63위), 가격 경쟁력(88위) 등은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정부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여행지 내 합리적 가격 책정이 필요해 보인다.
■ 수요자 맞춤형·부가 서비스 등 돋보여
이번 평가에서 세계 3위 내 최상위권은 전통적 관광대국인 스페인과 프랑스, 독일이 뽑혔다. 모두 유럽국가로 유서깊은 건물과 다채로운 여행 프로그램이 많은 나라들이다.
눈여겨볼 점은 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일본은 9위에서 4위로, 중국은 17위에서 15위로 상승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아시아 3대’ 국가의 위용이 관광 경쟁력 평가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500만 명을 돌파했다. 관광산업은 이제 우리 경제를 책임지는 한 축이 된 셈이다.
관광산업이 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필자는 수요자 중심의 여행 프로그램, 관광지 내 부가서비스 등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가을과 겨울 전국 일주를 통해 본 우리나라의 관광 시설과 서비스는 부족한 면이 없었다.
1) 볼거리·체험거리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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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내 체험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는 여행객들. |
최근 여행 트랜드는 현지 문화와 삶을 체험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영국판 허핑턴포스트가 실시한 2017년 여행 트랜드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현지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한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우리나라 관광지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 많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은 채 사진을 찍거나 머드 축제에서 진흙을 뒤집어 쓴 일 등이 그렇다. 필자의 경우 지난 가을 경남 진주에 있는 진주성을 다녀왔다.
진주성은 문화쳬육관광부가 매년 선정하는 국내 대표 관광지 100곳 중 하나다. 이곳에는 임진왜란 당시 운명을 달리한 민·관·군 7만여 명의 서슬 퍼런 역사가 숨쉬고 있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이들의 피와 땀,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유물이 자리해 있고, 한편에선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진주성 뿐만 아니라 대구의 근대골목, 서울 경복궁, 춘천 김유정 문학촌 등도 지역의 특색과 정서를 재연한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모두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함께 참여하고, 현지 문화를 몸으로 익히는데 방점을 뒀다.
2) 편안한 여행길 돕는 공공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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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수공원 내 공공자전거. |
드넓은 여행지에 가면 걷기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그렇다고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없다. 이러한 불편사항을 간파한 세종시와 공주시는 공공자전거 서비스를 운영해 여행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행정도시로 급부상한 세종시에는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교육부, 국민안전처 등 중앙부처 40여 곳이 터를 잡았다. 덕분에 명소도 많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 세종호수공원과 역대 대통령의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통령기록관, 세종대왕의 지혜가 숨겨진 세종국립도서관 등이 그곳이다. 주변에는 공공자전거 부스가 설치돼 일정 요금만 내면 누구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공주시도 이 같은 서비스를 운영해 여행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공산성의 반경 5km이내에는 무령왕릉, 곰나루관광단지, 공주한옥마을이 있는데 주변에 무료 자전거 설치대가 있다. 여행객은 자전거 투어로 백제시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이 밖에 편리한 대중교통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수서고속철도를 개통해 진정한 ‘전국 반나절’시대를 맞았다. 기존 KTX보다 10% 내외의 저렴한 비용에다 시간도 단축돼 여행객들의 마음을 더욱 들뜨게 만들었다. 고속철도를 통해 지역 간 관광산업의 협업체계도 기대해볼만 하다.
관광산업은 '굴뚝 없는 공장'이라 불린다. 대규모 산업단지도 좋지만 기존에 잘 가꿔진 관광지를 수요자 중심으로 탈바꿈 시킨다면 더욱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관광 대국이 된만큼 앞으로도 입체적인 정책과 제도, 프로그램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최종환 jhlove24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