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마지막 주 ‘문화가 있는 날’. 광주광역시 양림동 양림오거리 커뮤니티센터 광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오후 4시 40분부터 6시까지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 3월 문화가 있는 날에는 ‘청춘마이크’라는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었다. 2016년부터 시작돼 아직은 생소한 프로그램. 프로그램 이름처럼 총 152개 팀의 청년 문화예술인을 만날 수 있는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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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문화관광재단 관계자의 사회로 시작된 공연. |
‘청춘마이크’는 전문 문화예술인을 꿈꾸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실시해 지원자를 선발하고, 공연 기회와 소정의 공연비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총 235개 팀이 1,008회의 공연을 전국 각지에서 펼친 바 있다. 올해도 신규 예술가를 선정하기 위해 3월 한 달간 전국 6개 지역에서 오디션이 실시되었으며, 이번 공모에서는 작년의 두 배에 가까운 총 887개 팀이 지원해 평균 6.1:1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 42팀, 충청권 25팀, 경상권 40팀, 전라권 25팀, 강원권 12팀, 제주권 8팀, 지난해 우수팀 14개 팀을 포함해 총 152개 팀을 선발했다. 지난 3월 22일 권역별 발대식을 갖고 3월 문화가 있는 날 첫 공연이 있었다.
평일 오후 공연이라 관람객이 많진 않았지만, 공연을 즐기는 열기로 광장이 가득 채워졌다.
공연이 끝난 후 청춘 마이크에 도전하고 있는 ‘그란디(Grandee)’ 팀과 인터뷰를 했다. 그란디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여성 2인조 인디밴드로 조재희(어쿠스틱 기타) 씨와 변영주(멜로디언) 씨가 멤버이다. 솔직한 가사와 성숙미 넘치는 보컬이 독특하다. 연주 실력 또한 탄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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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디 공연 모습. |
그란디는 “매니저도 없고 열악한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장비지원까지 해준다 하고 정기적인 공연 기회까지 생겨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란디는 “여자 둘이 하는 그룹인데 뽕짝 리듬이라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자신들만의 매력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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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씨의 청춘마이크 공연 모습 |
통기타 보컬 이진우 씨의 공연은 시원하게 쏟아지는 포크록이 인상적이었다. 때로는 따뜻하게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원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것이 폭력일 수 있다고 생각해 버스킹을 안했는데, 지인 소개로 이번 ’청춘마이크’에 처음 지원하게 됐다. 아티스트를 인정하지 않는 현실에서 청춘마이크는 제약 없이 마음껏 하라고 해서 너무 좋다. 공연 형식이나 공연료에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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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씨 공연 모습. |
‘청춘마이크’에서는 국악, 클래식, 대중음악, 무용, 마술, 묘기 등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만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 문화예술가들이 활동한다. 청년 문화예술가들이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되는 사업이다. ‘2017 청춘마이크’ 사업은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주관단체를 선정했으며, 청년문화예술인의 지원 문턱을 낮췄다.
4월 26일(수) ‘문화가 있는 날’에도 28개 장소에서 88팀의 청춘마이크 공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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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 인청, 강원, 대구, 부산, 울산, 경주 공연 일정. |
서울 공연 중 익스트림크루의 공연이 흥미롭다. 한국 춤의 흥과 멋의 매력을 전통무용과 전통소리를 현재에 맞게 창의적으로 해석했다고 한다.
창성동 131은 경상남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교방계통 ‘한방춤’을 각색한 무용극이라고 한다. 마리오네트 장난감 인형으로 공연을 펼치는 극단 사계절도 눈길이 간다.
강원도팀 중 모던다락방은 기존 공연의 틀을 벗어나서 관객과 함께하는 토크 기반의 콘서트라고 한다. 대구 으노팀은 국악에 탈춤과 비보이를 접목시켰다고 한다.
부산팀의 더 해프닝 쇼는 서커스와 저글링을, 울산 유애포는 1인 싱어송라이터의 공연을 펼친다고 한다. 경주 전통예술원 놀제이는 찰리채플린과 스트릿 댄스가 만나 선보이는 유쾌한 댄스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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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목포, 군산, 익산, 대전, 청주, 제주 공연 일정. |
광주팀의 소리치다는 세가지 색깔의 창작소리극을, 목포 노라팀은 제주의 토속민요까지 들려준다고 한다. 군산 아따팀은 미디어와 전통음악의 만남을, 익산 소울헌터즈는 한국의 사계를 다양한 춤으로 펼친다고 한다.
대전의 브로큰(broken)팀은 안톤 체홉의 청혼을 뮤지컬로 창작해 보여주며, 청주 토옥팀은 춘향이가 죽은 후 이몽룡이 과거 시험에 합격한 후 이야기를 창작했다고 한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삶을 음악으로 표현해주는 디어아일랜드팀은 제주국제공항에서 공연을 펼친다. 제주 여행에서 디어아일랜드 팀을 만날 수 있다면 행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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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마이크 공연에 푹 빠진 관객들. |
청춘마이크 공연 일정은 ‘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www.culture.go.kr/wday)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서경 amaw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