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세먼지 감축 응급대책으로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을 지시했다. 30년 이상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3~6월 4개월간 가동 중단을 정례화한다는 것이다. 또 노후 발전소 10기는 임기 내 모두 폐쇄하고, 폐쇄 시기도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미세먼지에 대한 심각성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안그래도 요즘 미세먼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대책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정부에서도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전기차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것이다.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 최근 환경부에서는 급속충전기 180기를 추가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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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전기차 급속충전소. |
급속충전기가 어떤 건지 알아보기 위해 현충원 근처의 급속충전소로 가봤다. 직접 가보니 시설들이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 있었다. 동네 전기자동차 충전기에 비해 화면이 많이 커졌다. 전기자동차 바로 앞에는 충전을 위해 따로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말그대로 급속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자동차의 최대 단점이라 꼽을 수 있는 게 충전 시간. 기존 4~5시간이 소요되던 기존의 완속충전기에 비해 20~30분이면 충전을 끝낼 수 있는 최신설비다. 충전 시간 만으로 게임 끝이다.
모든 시군에서 충전이 가능하다
환경부는 지난달 17일부터 서울 50기, 인천·경기·충청 47기, 영남·강원 29기, 제주·호남 54기 등을 추가 운영한다고 밝혔다. 아래 지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전기차이용자들은 그들의 전기차를 전국 곳곳에서 충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비교적 많이 보급돼 있는 서울과 제주에는 급속충전기가 2기 이상 있는 집중충전소를 각각 4곳에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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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주차시설까지 마련되어 있다. |
이번 급속충전기 추가설치로 모든 시·군에 최소 1기 이상의 급속충전기가 설치돼 전기차의 전국적 운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6월에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수립해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2020년까지 3,000기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운바 있다. 현재까지(2017년 4월 기준) 전국에 설치된 급속충전기는 1,320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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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와 군에 충전소가 설치된다. |
더 넓고 밝아진 화면, 전국 표준의 인터페이스, 편해진 결제
이번에 설치한 급속충전기는 기존 급속충전기의 단점을 개선하여 이용자의 편의를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충전기의 화면이 커지고 밝아졌다. 화면크기가 기존 7인치에서 12.1인치로 확대됐다. 일반 제품군에 비유하면 일반적인 소형 태블릿PC 사이즈에서 대형 태블릿PC 사이즈 수준으로 크기가 커진 것이다.
또한 기존에 어둡다는 지적을 반영해 화면 밝기는 일반 컴퓨터 모니터의 5배 이상 밝은 제품으로 개선했다.
또한, 충전기 제작사 마다 다른 메뉴화면을 표준화해서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그동안 각각의 제작사에서 제작하는 충전기마다 인터페이스가 달라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를 표준화해서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오류 개선 또는 업데이트가 필요할 경우 충전기 통합관리전산망에서 제어가 가능하게 하여 고장이 날 경우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존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많이 반영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기존에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체크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던 것을 모든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된 결제단말기를 설치했다. 이번에 설치한 급속충전기는 6월 말까지 시험운영할 계획이며, 시험운영 기간에 충전기 사용요금은 징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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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소 관련 서비스를 모바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
전기자동차의 대중화를 바라며
충전소 확대 외에도, 정부는 전기자동차의 보급을 위해 다양한 부분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1월말부터 전기자동차 구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통해 구매를 장려하고 있다. 여기에 세제혜택과 급속충전기 사용요금 인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먼지 낀 세상이 그려진다. 심각한 모래 먼지 탓에 곡물이나 과일이 제대로 열리지 못해 식량이 부족해지자, 주인공은 사람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으려 우주로 떠난다. 최근의 미세먼지 문제만 놓고 보면 인터스텔라가 그리는 세상이 아주 딴 세상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뭔가 차근차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먼지 속 뿌연 세상을 보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경민 kimkm93052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