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 가는 곳, 만나는 사람은 거의 정해져 있다. 그 틀을 깰 수 있는 건 여행뿐이다. 정서적 환기가 필요한 순간이라면, 떠나는 거다. 짐을 싸고, 정해진 길에서 살짝만 벗어나면 그만이다. 행복해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여행은 설레임을 쫓는 일이다. 짐을 싸는 순간 마주한 세상의 중심엔 선명한 ‘봄’이 있다. 망설임 없이 떠나 가슴을 채워보자. 일탈의 짜릿함에서 얻은 추억으로 한동안 고고하게 버틸 수 있을 거다. 고민하는 사이, 기어코 봄은 사라진다. 마침 4월 29일부터 5월 14일까지 봄 여행주간이다.<편집자 주>
날이 풀리면서 꽃들이 활짝 피어났다. 마침 5월 초에 연휴가 겹치면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봄나들이 계획을 세운다. 필자 역시 이번 연휴에 놀러갈 만한 곳을 찾느라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나들이 계획을 세우던 중 중소기업청 전통시장 축제 소식을 보게됐다. 봄 축제가 열리는 시장을 상상해 보니,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시장 곳곳의 흥겨운 축제를 즐기는 것도 좋은 봄나들이 계획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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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4.29~5.14)가 시작됐다.(출처=중소기업청) |
요즘 전통시장을 살리려는 분위기에 시장들이 리모델링되고 어느 시장의 경우는 그 지역에 가면 꼭 가봐야 할 여행지가 되기도 했다. 시장을 살리려는 노력 아래 많은 청년상인들이 유입되며 색다른 아이디어와 인테리어로 무장한 시장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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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송정역시장은 리모델링과 아이디어로 지역의 명물이 되었다. |
하지만 필자가 사는 근처의 말바우시장은 그저 오랜 시간의 역사를 간직한 말 그대로의 전통시장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말바우 시장은 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어머니와 시장을 돌아다니면 발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활기찼었다. 통학길이 그쪽이다 보니 장날이면 오히려 사람들을 피해 돌아갈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말바우시장은 장날에도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곳이 되어버렸다. 그런 곳에서 전국적인 봄 축제 행사가 열린다니, 새삼 다시 활기가 돋는 시장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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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집 주변에 오래된 시장인 말바우시장이다. |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이번 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는 4월 29일~5월14일까지 전통시장 200여 곳에서 참여하는 그야말로 전국적인 봄축제이다. 이번 축제는 봄과 여행, 관광, 축제 체험을 접목하여 시장을 활성화하고 매력을 높이고자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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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열리는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 지도.(출처=중소기업청) |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는 ‘떠나요 봄여행, 즐겨요 봄시장’이라는 슬로건으로 전통시장의 특색과 테마를 살린 문화공연, 체험행사, 경품이벤트, 특가판매 등을 진행한다.
이러한 시장의 매력을 알리면서 상인단체(전국상인엽합회 등)의 주도하에 전통시장의 카드결제와 영수증 발급, 가격표시와 품질 및 교환, 고객신뢰(위생, 청결, 친절)의 3대 불편사항을 혁신하자는 운동도 병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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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찾는 사람이 줄어든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봄내음 축제가 기획됐다. |
봄내음 축제의 중심이 될 전국의 16개 거점시장에서는 시장별 특성을 반영한 포토존 설치, 솜사탕 무료 제공과 함께 차별화된 행사와 이벤트로 축제분위기를 이끌고 일반시장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거점별로 차별화된 이벤트로는 서울 남대문시장의 백투더 남대문시장 체험행사와 부산 초량전통시장의 야시장과 함께하는 응답하라 DJ공연, 대구 서문시장의 야시장 원나잇 푸드 트립(trip)과 광주 말바우 시장의 난장거리 퍼포먼스, 만원의 행복행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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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장별로 여러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출처=중소기업청) |
서울의 남대문시장 체험행사에서는 한복 퍼포먼스(골목별 시대극, 한복길놀이) 및 환대 퍼레이드, 소규모 거리공연(4인조 스피닝, 마임, 스윙걸스, 종이컵인형극, 서커스 등)이 진행된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기도 한 강원 정선아리랑시장에서는 향토 공예품 만들기 체험행사 등과 함께 정선아리랑 공연이 진행되기도 하니, 강원도의 정취를 느끼러 정선아리랑 시장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부산 초량전통시장에서는 부산의 대표적 명물이라 할 수 있는 시장 내 어묵 핵점포(초량어묵, 영진어묵)과 함께하는 무료시식행사와 더불어 즉석 라이브 공연, 방문객 사연 들려주기 등 초량전통시장 야시장과 함께하는 응답하라 DJ공연 문화행사가 열린다.
자세한 행사 정보는 축제 전용사이트인 ‘시장 愛’(www.sijangae.or.kr), ‘전통시장 통통’(www.sijangtong.or.kr), ‘북적북적 시장이야기’(blog.naver.com/marketagency)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볼거리가 가득한 행사 프로그램 외에도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게 SNS와 연계한 전통시장 보물찾기와 로보카 폴리 캐릭터를 활용한 스탬프 투어 등을 마련하였다.
전통시장 보물찾기의 경우 다중이용시설 인근에 숨겨진 경품권을 SNS 플랫폼에 공개하는 힌트를 활용하여 찾으면 경품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계획이어서, 전통시장을 방문하면 봄내음 축제도 즐기고 양손 가득 경품을 타가는 일거양득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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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방문 인증샷 이벤트도 추진하고 있다.(출처=중소기업청) |
이러한 전통시장의 봄내음 축제는 국내외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에 활력소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의 테마가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정부와 지자체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필자 역시 나날이 사람이 줄어들고 생기를 잃어가는 시장의 모습에 안타까워했던 만큼 이번 봄내음 축제를 통해 전통시장이 장날마다 축제처럼 북적북적하게 발전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류태종 rtg02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