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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단녀, 나무와 만나다

나무처럼 성장하는 경력단절여성 협동조합, ‘우드포유’ 현장 취재기

2017.06.08 정책기자 남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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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과 출산이라는 인생 과업을 겪으며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2년에 가까운 경력단절로 막막하던 찰나,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다녔던 서대문 여성인력 개발센터에서 Eco-DIY 인테리어 전문가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고, 해당 과정을 이수하면서 새로운 인생의 막을 올리게 됐다.”

경력단절여성들이 스스로 자립하기엔 아직 장애물이 많다.
경력단절여성들이 스스로 자립하기엔 아직 장애물이 많다.


최근 청년 실업과 함께 대두되는 일자리 관련 문제가 바로 ‘경력단절여성’이다. 경력단절여성이란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업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이들은 스스로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재취업 혹은 사회 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스스로 나아가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스스로 나아가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정원(52, 주부) 씨는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학업이나 취업 등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성장한 요즘 다시 일하고 싶지만 경력이 너무 오래 단절되어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력단절여성, 나무에 주목하다

경력단절여성들이 설립한 목공 협동조합, 우드포유
경력단절여성들이 설립한 목공 협동조합, 우드포유.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여성인력 개발센터에서 만난 경력단절 여성들이 창립한 협동조합 ‘우드포유(Wood4U)’가 이목을 끌고 있다. 우드포유 협동조합은 경력단절여성들이 모여 만든 목공협동조합으로 자연 그리고 나무이야기라는 슬로건 아래 친환경 소가구, 소품을 만들고 있다.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스스로의 길을 걷는 우드포유 구성원들.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스스로의 길을 걷는 우드포유 구성원들.
 

우드포유 구성원들을 만나기 위해 서대문에 위치한 공방을 찾았다. 아직 자체 공방이 마련되지 않아 공방을 공유하고 있었지만 제품을 만드는 구성원들의 눈빛에는 진지함이 떠올랐다. 이날도 주문이 들어온 도마와 목공예 소품 등을 만드느라 분주하기 이를 데 없었다.  

우드포유의 다양한 목재 소품들.
우드포유의 다양한 목재 소품들.
 

현재 우드포유의 주 생산품목은 캄포로렐도마(네모, 손잡이 모양), 월넛도마, 오크도마, 메이플도마 등 통원목으로 만든 도마와 맞춤주문 소가구다. 2017년 서대문구 공유촉진사업 및 서울여성공예소전 입선 등 굵직한 경력을 가진 여성 작가들이 모여 온, 오프라인 판매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모든 구성원이 300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한 전문가들이다.
모든 구성원이 300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한 전문가들이다.


우드포유 류가영 대표이사는 “2016년 5월부터 8월까지 서대문 여성인력개발센터 eco-DIY 인테리어 전문가 과정 300시간을 수료한 구성원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게 됐다. 처음에는 거창한 사업이라기 보다는 목공예가 좋고, 사람이 좋아 함께하자고 뜻을 모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진지한 눈빛으로 제품들을 살피는 우드포유 구성원들
진지한 눈빛으로 제품들을 살피는 우드포유 구성원들.
 

또한 그는 “현재 6명이 일하고 있다. 조합을 설립한지 3개월째라 대단한 매출액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3개월만에 달성한 수익이라고 하기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정, 성실, 정성을 다해 제품을 만드는 우드포유의 류가영 대표
열정, 성실, 정성을 다해 제품을 만드는 우드포유의 류가영 대표.
 

우드포유는 친환경 재료로 미적인 부분과 실용적인 부분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매칭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블로그를 통한 홍보만을 진행함에도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아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경력단절여성들이기 이전에 아이들의 엄마라는 마인드로 아이들과 가족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좋은 재료로 목공예 제품을 만들고 있다.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만들어지는 우드포유의 제품들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만들어지는 우드포유의 제품들.
 

또한 300시간 이상을 노력한 전문가의 자세로 가구 주문이 들어오면 고객에게 제품 상세 도면을 제공하고, 고객의 니즈에 따라 유연하게 디자인과 사이즈, 재질을 변경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추가적으로 납기일 엄수와 함께 손편지로 나무의 특성, 사용법 등을 작성해 제품을 발송하는 것도 우드포유만의 특징이다.

열정과 노력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우드포유 구성원들
열정과 노력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우드포유 구성원들의 손길.


우드포유 류가영 대표는 “조합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 경력단절을 겪었던 분들이라 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대단하다. 엄마의 마음과 전문가의 능력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력단절여성 고용, 환경문제까지 고려하는 우드포유

우드 리폼, 업사이클링 등 우드포유의 긍정적 역할에는 끝이 없다
우드 리폼, 업사이클링 등 우드포유의 긍정적 역할에는 끝이 없다.
 

공방에서의 취재를 마치고 며칠 후, 우드포유의 구성원들이 가장 즐겁게 임한다는 DIY 체험프로그램 현장에 다시 한 번 방문했다. 이날 현장에는 많은 가족들이 모여 아이들을 위한 목재 007상자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즐기고 있었다.

아이들을 도와 목공예 작업을 진행하는 우드포유 구성원
아이들을 도와 목공예 작업을 진행하는 우드포유 구성원.
 

우드포유는 협동조합이자 사회적기업으로서 목재 리폼과 업사이클링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해 가족단위, 여성, 아이들에게 목공예의 매력과 목재 업사이클링의 중요성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  

진지하게 목재 007 박스를 만드는 아버지와 딸
진지하게 목재 007상자를 만드는 아버지와 딸.
 

공방에서의 진지한 모습과는 다르게 이날 우드포유의 구성원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엄마와 같은 인자한 미소로 많은 가족들을 지도하고 소통하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류가영 대표는 “이런 체험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 매우 좋다. 가족들 특히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목재로 소품을 만들면서 가족간의 유대도 강해지고, 목재 리폼과 업사이클링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지하게 우드포유의 DIY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
진지하게 우드포유의 DIY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
 

이렇듯 우드포유는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취미를 넘어 인생의 터닝포인트 역할을 하고 있다. 수익 창출과 더불어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고용 창출도 진행하고 있으며 목재에 대한 리폼, 업사이클링을 통한 공유 경제, 환경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 걸음씩 나아가는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는 우드포유 구성원들
한 걸음씩 나아가는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는 우드포유 구성원들.
 

류가영 대표는 “회사 구성원 중 생계를 위해 수입이 보다 안정적인 일을 해야하는 이가 있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모두의 합의 하에 해당 구성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작은 시작이지만 이렇게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고용 창출의 첫 발걸음이 되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방에서와는 달리 인자한 엄마의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공방에서와는 달리 인자한 엄마의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실제로 우드포유에서 일하고 있는 구성원 중 상당수가 우드표유에서 일하는 순간을 즐기고 행복해하고 있었다. 아직 남편이나 가족들의 우려섞인 시선과 가사와 일을 겸해야하는 어려움이 남아있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좋은 사람들과 노력하는 순간이 즐겁다’고 우드포유 구성원들은 말한다.

많은 가족들이 우드포유의 프로그램을 즐겼다
많은 가족들이 우드포유의 프로그램을 즐겼다.
 

경력단절여성. 아직은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단어다. 하지만 가족과 자녀를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가사에 전념했던 여성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 이제는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머지 않은 미래 경력단절여성이란 단어가 사라지고 보다 편리하고 당연하게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길을 개척해갈 수 있길 바라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남혁진 apollon_nh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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