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가 6월 1일부터 4일까지 배곧생명공원에서 열렸다. 거대한 빌딩이 숲을 이루고있는 배곧신도시에 아파트와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게 농사를 짓는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제6회 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는 생명의 씨앗을 심고 가꾸고, 생명의 소중함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함께 했다.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것이 가능할까? 그리고 도시에서의 농업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직접 배곧생명공원으로 찾아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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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배곧생명공원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 |
개막식에서 사회를 맡은 김병찬 아나운서는 “자연은 벽이 없습니다. 오히려 자연을 선택하고 이용하고 잔디를 밟아주고 나무와 꽃을 만져줄 때 자연은 더욱 좋아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자연이 되는 것이겠지요. 도시농업은 그렇게 시작합니다. 농업은 도시와 농촌이 따로 없습니다. 우리의 삶의 터전이 바로 농업의 환경입니다. 우리는 농업의 일부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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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 흙님, 비님, 바람님, 도시농부님과 아이들의 염원이 담긴 대화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제 6회 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에서는 내빈의 소개도 독특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꼬마농부들인 아이들과 내빈이 서로 소망을 이야기 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깜짝 퍼포먼스였다.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은 인사말에서 “농업과 도시가 함께한 도시농업을 통해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데 시흥시민들이 적극 협조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업은 더 이상 먹거리만을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다. 식물을 가꾸면 주위 환경이 푸르게 되어 좋은 공기를 줄 뿐만 아니라, 땅을 일구는 일을 통해 노동의 기쁨을 알게 해준다. 또 건강한 먹거리를 통해 가족을 건강하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과학체험학습장이 되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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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장을 설명해주는 도슨트. |
도시농업은 도시재생의 의미도 있다. 시흥시 배곧신도시는 다른 도시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렇게 새로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살아가야하기 때문에 이웃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고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서로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이 매립지와도 같은 땅을 같이 일구고 구슬땀을 흘리며 진정한 이웃이 되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도시농업인 것이다. 예로부터 농업활동은 여럿이 어울려서 함께 품앗이도 하고 어려울 때 서로 돕고 나누며 이웃사촌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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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짚풀냄새를 맡을수 있는 짚풀놀이터, 미로찾기. |
“도시농업은 대한민국의 미래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단순하게 채소를 가꾸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아이들의 인성을 키우고 가족의 건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도시농업의 가치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시흥시 홍보영상 속에서 한 시민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개인텃밭, 옥상텃밭, 아파트 텃밭, 학교텃밭, 주민텃밭, 나눔텃밭 등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활성화시켜서 시민들과 함께 시흥시 도시농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도시농업! 건강한 삶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박람회에서는 농작물음악제, 원데이클래스, 건강한 레시피(식음료체험), 딸기인절미, 허브차, 재활용으로 만든 정원, 짚풀 놀이터, 아이디어정원 공모전 전시, 곤충체험관, 기획전시, 귀농귀촌상담까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물론, 도시농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공유되고 있었다. 드넓은 벌판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바뀌었고 많은 시민들이 함께 흙냄새 풀냄새를 맡고 생명의 푸르름을 만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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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도시농업박람회 개막식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
가장 관심이 있었던 건 역시나 시흥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서 가꾼 텃밭을 보는 것이었다. 시흥시 텃밭은 3무농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검은 비닐 대신에 볏짚을 이용해 땅심을 돋구고, 비료와 농약을 주지 않고 해충을 예방하기 위해 페퍼민트, 스피아민트, 메리골드 같은 허브를 밭 둘레에 심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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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텃밭은 함께 가꾸어서 이웃들과 필요한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 나눠갈 수 있다. |
텃밭나라에는 계단식 논도 있고 수련도 볼 수 있었다. 초등학교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가꾸었다는 학교 텃밭에는 수업 과정에 나오는 다양한 작물을 모두 심어서 아이들로 하여금 직접 체험하고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약초텃밭에는 작약(함박꽃), 눈개승마도 있었다. 천혜향, 구아바, 블루베리 등 과일을 심은 과일텃밭, 무청이 연하고 맛있어서 인기가 있는 게걸무, 순 우리종자인 구억배추 등 토종종자텃밭, 아마란스 고수 등 우리나라에서 잘 볼 수 없었던 동남아지역의 식물들을 심은 다문화텃밭 등도 볼 수 있었다. 밭 외곽으로는 넝쿨박을 심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보리와 밀, 수레국화랑 양귀비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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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곧중학교 1학년 오른쪽부터 김나경, 이민영, 정서빈, 최명지, 강성은 학생. |
배곧중학교 1학년 김나경, 이민영, 정서빈, 최명지, 강성은 학생은 체험거리가 다양해서 좋았다고 했다. “도시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것을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아요.”, “허브를 키우고 싶어요. 로즈마리가 좋아요.”, “식물은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것 같아요. 산소도 주고 미세먼지도 없앤다고 들었어요.” 라며 마치 떼창을 하듯이 깔깔거리며 이야기를 들려줬다.
원데이 클래스 부스에서는 미니꽃다발만들기, 보리메밀 싹튀우기 체험, 볏짚으로 새끼꼬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들이 있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관심을 가지고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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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생태공동체 박셀바 수녀와 체험부스를 운영중인 봉사자 분들. |
그중에서 ‘유용식물로 효소만들기’ 체험부스에서 성가생태공동체 박셀바 수녀를 만나 잡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수녀님의 말에 따르면 식물은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약이 되는 것인데 쑥, 망초, 쇠비름, 쇠뜨기, 익모초, 아카시아, 명아주 등 야생초를 섭취하는 것은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효소를 먹는 것과 같다고 한다.
야생초는 자신을 둘러싼 자연 환경과 늘 부딪치며 살아간다. 비바람에 시달리고 추위에 더위, 가뭄과 장마를 견디어 내야 하는 치열한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바로 그 생명력이 사람에게도 약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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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외곽으로 펼쳐진 수레국화와 양귀비 꽃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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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거닐며 농부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 |
식물의 다양한 이야기와 지금까지 몰랐던 자연의 세계는 그야말로 아이들에게, 또 일반인들에게 색다른 풍경으로 휴식이 되어주고, 자연의 풍성함을 나눠주고 있었다. 도시 속에서 즐기는 텃밭의 싱그러움은 그 어느 수목원 못지 않은 느낌이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효임 mien1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