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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조차 시가 된 ‘길 위의 인문학’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만나는 인문학, ‘길 위의 인문학’ 수강기

2017.06.15 정책기자 전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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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을 지내면서 생활의 물질적인 풍족함에 비례해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는 풍족함이 덜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런 기분에 공허하다 느껴질 때, 삶에 잔잔한 시 한 수 어떠실까요?

함축적으로 많은 글을 담고 있는 시는 짧은 글이지만 의미를 가득 담고 있습니다. 그런 시 한 수를 오늘 길 위에 발 딛는 누구나 짓고 들을 수 있게, 더불어 제가 비록 주머니는 가벼워도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비법과 함께 알려드리겠습니다.

올림픽공원 지(知)샘터도서관
올림픽공원 지(知)샘터도서관.

문화가 있는 삶을 모토로 하는 ‘길 위의 인문학’은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도서관에서 인문학적 가치를 담은 주제로 강연과 탐방을 추진하는 인문학 프로그램이랍니다.

쉽고 친근하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주최하고 (사)한국도서관협회(회장 곽동철)가 주관하는 사업입니다.

‘길 위의 인문학’은 기존의 강사 중심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참여자가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토론과 조사 발표 탐방으로 지역 인문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고요.

제가 관심을 가진 올림픽공원 지(知)샘터도서관의 프로그램은 시인과 함께 삶의 현장을 찾아 시(詩)를 느끼고 써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시인과 함께 시를 찾아 나서다’라는 주제로 강연 6회, 탐방 3회, 후속모임 1회 등 총 10회에 걸쳐 신현림, 오인태, 김주대 시인으로 부터 깊이 있고 흥미로운 강연과 탐방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더욱이 이 알찬 강좌가 무료라는 사실.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 강의장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 강의장.
 
김주대 시인 짧은 시로 긴이야기를 하다.
김주대 시인, 짧은 시로 긴이야기를 하다.

평소 문인화로 유명한 페북 스타 김주대 시인이 1강의 문을 열어줬습니다. 짧은 시로 긴 이야기를 하는 김주대 시인의 그림과 글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

연륜 있는 수강생들의 삶이 시라고 말씀해 주시던 김주대 시인
연륜 있는 수강생들의 삶 자체가 시라고 말해준 김주대 시인.

밤 깊어가는 올림픽공원이 시로 가득 차는 느낌입니다. 도심 속 아름다운 자연에서 시로 삶의 여유를 선물 받는 느낌입니다.

몸이 있는 모든 것은 말을 하고, 그 말 모든 것이 시가 되고 있음에 제 몸의 언어가 궁금해지기도 했고
제 언어가 닿는 모든 곳에 시가 생기고 있다니, 뭔가 조심스러워 지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시가 주는 풍족감에 강의 후  돌아가는 제 발걸음조차도 시가 된듯 하였습니다.
 
그 주 토요일에 이어진 3강, 명작의 공간 서촌 탐방시간.

명작의 공간-서촌 탐방
명작의 공간, 서촌 탐방.


서촌 마을 해설을 해준 신현림 시인.
서촌 마을 해설을 해준 신현림 시인.

 
경복궁 서문(영추문) 안 커다란 은행나무에서 시작된 서촌 탐방은 보안여관을 지납니다.

시 전문지 ‘시인부락(詩人部落)’ 창간호. 편집인 겸 발행인은 21세의 젊은 시인 서정주였는데요. 판권에 적힌 그의 주소가 서울 통의동 보안여관. 당시 서정주는 여관에 머물며 시를 쓰고 있었답니다. 가난한 시인의 이야기가 들리는 듯한 느낌은 왜일까요.

보안여관
보안여관.

골목을 따라가자니 일제강점기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끈 독립운동가 신익희 선생의 고택이 나옵니다. 잠긴 문 안으로 보이는 마당이 세월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독립운동가 신익희 선생님의 고택
독립운동가 신익희 선생의 고택.

분위기가 많이 바뀐 활기찬 청와대 사랑채를 지나 걸출한 문인들을 배출한 서촌에 자리 잡은 통인시장은 전통시장임에도 유명한 관광명소임을 보여줍니다.

통인시장을 지나 별을 노래한 종로구 누상동의 윤동주 하숙집터를 지나 수성동 계곡까지의 길들은 차마 다 이름을 부르지 못한 많은 문인들의 공간이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 터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 터.

시인과 함께 시를 찾아나선 그 길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인문학이 어떤 고착된 형태로 있는 것보다는 이렇게 길 위에서, 그리고 시인들과 함께 내 발로 형태한다는 것에 공감과 다양함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을 통해 도서관의 역할을 지역민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정립하고,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다양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는데, 감히 그런 자리 였다고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가 희망자는 ‘길 위의 인문학’ 누리집(http://www.libraryonroad.kr)에서 일정별, 지역별 프로그램 정보를 확인한 후, 자신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선택해 해당 도서관을 통해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고 하니 관심있게 지켜보면 좋을 듯합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전은미 vicpi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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