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부터 창업의 문들 두들기며 당당하게 도전한 만 22세 청년창업가가 있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해봤다. 본인의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를 아이템으로 ‘황팀장의 버킷리스트’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초 버킷리스트 유튜버’라는 타이틀도 달았다.
창업을 준비하고 싶지만 여러 요인들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 아마 황팀장 이야기를 들으면,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 들지도 모른다.
1
 |
‘황팀장의 버킷리스트’를 운영하는 황팀장, 황채영 씨. |
Q.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건국대학교 의생명화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며, 유튜브 ‘황팀장의 버킷리스트’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황채영이라고 합니다.
현재 ‘국내 최초 버킷리스트 유튜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사람과 시간을 담을 수 있는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발명을 했습니다. 발명을 하며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발명을 계기로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웠고, 대학생이 되어서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며 기술, 서비스 등 분야를 가리지지 않고 팀원들과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아이템에 대한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고등학생 시절 발명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
Q. 언제부터 창업을 꿈꿨고, 또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A. 7년 전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적 이야기를 먼저 해야될 것 같아요. 전 고등학생 때 반에서 한 명쯤 있을 만한 조용한 학생이었습니다.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에서는 매년 교내 발명대회를 시행했는데, 운 좋게도 2년 연속으로 수상을 하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과학 선생님께서 제게 발명대회(현 장영실발명창업대전)를 추천해 주셨어요.
첫 발명대회 출전이었음에도 수상까지 하게 됐는데,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알려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렇게 발명을 통해 제 자신이 무언가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느끼게 됐구요.
발명에 푹 빠져 지속적으로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하지만 혼자 진행하면서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현실화에 대한 어려움에 부딪쳤습니다. 그래서 창업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
2014 이공계창업꿈나무 지원사업에 선정됐던 ‘태양광 충전 폰케이스’ 아이템. |
Q. 그 동안 어떤 창업 아이템을 갖고 창업활동을 했나요?
A. 고등학생 때 발명했던 아이템들과 창업경진대회 참가만 했던 아이템을 제외하고, 크게 2가지 아이템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한 2014 이공계창업꿈나무 지원사업에 선정됐던 ‘태양광 충전 폰케이스’ 아이템입니다.
기존 태양광 충전 제품이 충전 선을 결합해 충전하는 형태라면, 제 아이템은 충전 선을 케이스에 내장해, 케이스 장착 시 바로 충전되는 일체형 결합형태의 태양광 충전 제품입니다.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시제품 제작까지 완료했고, 당시에 사업화 과정까지 진행을 하진 못했지만 지원사업에 대한 개념과 제품화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2015년 과일 배달 서비스 ‘한끼과일’이라는 사업입니다. 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과일을 주문하면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 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 어떤 스타트업 대표의 강연을 들었는데, 그 강연을 듣고 주변 환경과 상황을 고려해 아이디어를 떠올려 곧바로 ‘한끼과일’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Q. 창업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A. 고등학생 땐 혼자 발명 활동을 하면서 아이디어의 현실화에 대한 어려움에 많이 부딪쳤어요. 그렇게 아이템 개발에 대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대학생이 되어 창업동아리에 들어가 혼자가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팀을 만나게 되면서 꿈에 가까워졌던 것 같습니다.
팀과 함께 2014 이공계창업꿈나무 지원사업에 선정이 되면서, 함께한다면 작은 아이디어 하나도 제대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면서 저희 사무실도 생기고, 많은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수증 처리부터 각종 서류작업과 알지 못하는 재무 용어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아이템 개발까지 항상 화기애애할 것 같았던 팀원들도 불협화음이 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그 당시에는 제 그릇으로 담기 힘든 것들에 지쳐버렸었던 것 같아요. 아이디어를 제품화시키긴 했지만, 성공의 끝이 행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성공과 행복은 다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1).jpg) |
2015년, 과일 배달 서비스 ‘한끼과일’을 판매 및 홍보하는 모습. |
지원사업을 했을 때와 달리, 2015년 ‘한끼과일’을 하면서는 피식 웃음이 나올 만큼 재밌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어느 날은 사무실에 필요한 기자재가 있지 않을까 쓰레기장을 뒤져보기도 하고, 자취방에 있는 냉장고를 사무실로 가져 오려다 원룸 주인 아주머니께 혼도 나고, 학교의 모든 화장실 칸을 열어가면서 전단지를 붙이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한끼과일’에 대해 객관적인 결과를 말한다면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기만 했고, 투자한 노력과 시간에 비해 변변한 결과를 얻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시간에도 ‘한끼과일’ 생각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고 처음 발명을 만났을 때의 순간처럼 푹 빠져버렸거든요.
창업을 통해서 ‘과정’의 행복과 성공과 실패에 대한 기준이 무엇인지,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됐습니다.
.jpg) |
휴학기간, 중소기업청 기자단과 창조경제타운 기자단 활동을 하며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과 인터뷰를 통해 소통했다. |
Q. 창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그 동안 어떤 활동을 했나요?
A. 고등학생 때는 발명 활동을 하면서 아이디어 도출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대학생이 되고서 창업동아리를 통해 아이디어 도출뿐만 아니라, 창업경진대회 및 정부지원사업에 어떻게 참여해야 되는지 배웠고, 경영 관련 지식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제가 하고 싶은 일들로 채우고 싶었고, 제 꿈에 대해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 1년 동안 휴학을 하였습니다. 휴학 기간 동안에 창업과 관련된 대외활동으로 중소기업청 기자단과 창조경제타운 기자단을 하였습니다.
기자단 활동으로 여러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고, 그들의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창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행복해 한다는 공통점도 발견하였습니다.
 |
각종 경진대회 및 공모전 등에서의 수상 실적. |
Q. 그 동안 수상실적은?
A.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1년에 ‘제4회 전국학생 발명 벤처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하였고, 대학생 때는 경기지방중소기업청 ‘10만 원 창업하기’ 사업, 중소기업청 ‘이공계창업꿈나무’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아이템 개발을 진행하였습니다.
2015 창업 문화 로드쇼 창업지락 ‘충청권 학생 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2015년도 제4회 KU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미래여성 기업인 아이디어 공모 경진대회 장려상 등 창업경진대회도 참여하여 수상을 하였습니다.
휴학하는 기간에 영상 콘텐츠 제작을 시작하고 현재 아이템을 진행하면서, 방향을 전환해 영상 공모전 위주로 참여를 했습니다. ‘2016 KOREA 360VR CREATOR 챌린지’ LG유플러스상을 수상하면서 제품이 아닌 콘텐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KBS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관한 ‘2016 소셜크리에이터 리그’에서 1인 창작자 우수상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
‘청소년푸른성장대상’ 여성가족부 장관상 수상. |
오랜 시간 동안 창업 활동과 성과를 내면서 그 동안의 활동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아 ‘청소년푸른성장대상’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건국대학교 개교기념일 행사에서 모범 학생으로 선정돼 ‘목련상’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오랜 시간 창업 활동을 해왔고 많은 대회를 참여했기 때문에, 그만큼 수상의 기회가 많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히려 현실에 만족하며 안주하기 싫어서 수상한 기억을 잊어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상경험이 저를 설명하는 쉬운 방법일 수 있기 때문에 홍보의 방법으로써는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제 자신을 자만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스스로를 항상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Q. 창업하면서 어떤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A. 저는 ‘왜(why)’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내가 창업을 하고 싶은 것일까, 내가 지금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개개인마다 원하는 바가 다르고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창업이 꿈인 분들이라고 해도 이 ‘왜(why)’에 대한 답은 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내 마음 속에 있는 이유를 알면, 나를 알게 되는 과정을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가면서 창업이든 그 무엇이든 본인에게 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유를 확실히 알고 있다면 어떠한 문제에 부딪치더라도, 잠시 흔들리는 상황이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jpg) |
유튜브 ‘황팀장의 버킷리스트’ 영상 캡쳐. |
Q. 현재는 어떤 창업 아이템으로 창업 준비를 하고 있나요?
A. 원래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을 썼지만, 이젠 ‘영상’이라는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작년에 휴학을 한 후 유튜브를 통해 ‘황팀장의 버킷리스트(https://www.youtube.com/channel/UC6rXs8G5NGyb-znR2JgwZ5A)’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장르의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저의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제 꿈에 대해 흔들린 적은 없었지만 항상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고 접고 몇 년 동안 그렇게 반복하면서, ‘내가 진짜 어떤 아이템을 하고 싶은 거지?’ 고민을 계속 해왔습니다.
휴학을 하고 나서부터 ‘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제가 어떠한 사람인지 글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써왔고, 나의 생활 패턴부터 시작하여 일상의 모든 것에 대해 문서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그 동안의 시간을 기록한 문서를 다시 읽어보니 저를 알게 되었고, 그 속에서 답을 찾았어요. 이미 제가 답을 알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미 저는 몇 년 전부터 저만의 아이템이 있었으며 지금까지 계속 창업을 해왔고, 바로 제 아이템은 ‘버킷리스트’라는 답을 찾았습니다. 제 꿈의 목록이 곧 저의 아이템이자, 저의 콘텐츠였습니다.
그래서 버킷리스트를 통해 ‘버킷리스터’라는 저만의 직업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저의 버킷리스트를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앞으로 그것을 제품화를 시키고, 더 나아가 플랫폼도 만드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저의 이야기를 정리한 책을 출판할 계획도 있습니다.
.jpg) |
인터뷰 모습. |
Q.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조언이나 도움 되는 말씀 부탁드릴게요.
A. 제가 생각하기엔 본인이 ‘할 수밖에 없는 것’에 주목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본인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이며, 내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선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유튜브를 운영하며 저만의 직업을 만들고 깨달은 점은, 저에게 중요한 것은 소속감이나 물질적인 것이 아닌 ‘주인의식’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거였습니다. 결국에 저는 창업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더라고요.
창업을 꿈꾸는 분들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정말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에 주목한다면, 본인의 방향을 알 수 있는 힌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최근에 창업관련 경진대회에 나가셨거나, 준비하시는 것 있나요?
A. 현재는 창업경진대회보단 크리에이터 관련 활동을 위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산업진흥원(SBA)에서 주관하는 2017년 서울시-SBA 1인미디어 창작그룹 ‘크리에이티브 포스’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어 내년 초까지 기업과 연계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앞으로 콘텐츠 관련 프로그램과 영상공모전을 계속 참여할 계획이고, 창업경진대회도 지속적으로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여성창업경진대회에 출전할 계획이어서 현재 서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새 정부에 바라는 창업정책은?
A. 창업에 대한 전체 구성원들의 긍정적 인식이 중요한데 어릴 때부터 창업에 대하여 친근하게 생각하고 다가갈 수 있도록 초등학교 교육과정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까지 창업에 관련된 활동과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생님, 부모님 각자에게도 창업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유기적이며 체계적인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포즈를 취하고 있는 황팀장. |
Q. 최종 꿈은?
A. 제가 창업을 통해 결과보단 ‘과정’, 성공보단 ‘행복’이라는 가치관과 방향을 배우게 된 것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한 분의 팬 분께 편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이 제가 만든 영상을 보고 본인도 목표를 가지고 꿈을 꾸게 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편지였어요. 저는 이 편지를 읽으면서 감동을 받았고 그 분께 답장을 작성하면서 제가 모르고 있던 제일 중요한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저를 발견해주신 고등학교 시절 과학 선생님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는 걸 말이죠.
그 과학 선생님이 저에게 발명대회를 알려주지 않으셨다면,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셨다면, 지금의 저와 크게 다른 사람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다른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에게 발명을 시작할 수 있게 알려주신 선생님처럼, 저도 다른 이들에게 ‘시작’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현재 콘텐츠를 만들고 창업을 하고 있지만, 저는 사람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해성 dignznlwmdi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