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1일~7일은 대한민국 양성평등주간이다. 여성과 남성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제정된 이 주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는 양성평등을 바라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이에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의 남녀 두 기자가 여성가족부가 주최한 2017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 참석했다. 양성평등 퍼포먼스와 공모전, 성평등 보이스 발족 등 같은 양성평등 행사를 바라보는 두 기자의 생각을 들어봄으로써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17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 가다
“성평등이 여성을 위한 가치다? 이제 그만 편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정한 성평등이 이뤄져야 남성들 역시 더욱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지난 7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는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주관한 ‘2017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이 열렸다. 진정한 성평등을 꿈꾸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450여 명의 사람들이 모인 기념식 현장에서 양성평등에 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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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식전공연, 부스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
행사장에는 양성평등 공모전에서 수상한 포스터들이 전시돼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자신의 성평등 지수를 체크하고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서약을 할 수 있는 부스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었다.
또한 행사의 진행을 실제 부부관계인 두 아나운서가 맡아 그 의미를 더했고, 식전행사로 진행된 공연에서는 팝페라 듀오인 스윗트리(SweeTree)가 남녀의 아름다운 하모니로 참석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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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전하는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 |
양성평등주간기념식이 시작되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은 “성평등은 인권의 핵심가치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많아지고 여성들의 역할이 다양해졌다고 해서 진정한 성평등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 이제는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노력해 직장과 사회 그리고 가정에서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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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훈장동백장을 받은 여성긴급전화 1366 경북센터 양수옥 센터장. |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가 양성평등에 기여한 이들에게 국민훈장동백장과 국민훈장목련장 등을 시상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얼마 전 여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이 남학생을 역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국가고시와 군 장교, 의학, 문화예술, 공무원 등 이미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도약은 눈부시다.”며 “하지만 이는 여성들의 노력으로 그들의 활동 무대가 넓어졌을 뿐, 아직 많은 부분에서 여성들은 차별을 받고 있다. 우리는 취직, 결혼, 출산, 경력단절 등 대한민국의 양성평등을 저해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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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을 위해 펼쳐갈 노력을 설명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
또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에 우리 정부는 대통령직속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 남성의 육아휴직을 활성화하고,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지원과 진정한 성평등을 위한 실천약속을 이행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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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사회, 회사에서의 성평등 실천약속 퍼포먼스. |
이낙연 국무총리의 연설이 끝나고 성평등 실천약속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정부와 기업, 여성과 남성이 함께하는 성평등 실천약속은 ▲ 성평등한 직장 문화, 나부터 우리부터 ▲ 일, 생활 균형을 실천하는 사회로 ▲ 집안일 함께 하고 함께 쉬고 ▲ 엄마육아에서 부모육아로 ▲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로의 다섯 가지로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실천사항들을 담고 있었다. 성평등 실천약속 퍼포먼스를 끝으로 1부 행사가 마무리됐다.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 남자들이 나섰다, 성평등 보이스 인터뷰
2부에서는 기타 유공자들에 대한 포상과 성평등 보이스의 출범식이 진행됐다. 1부의 다양한 공연과 전시, 퍼포먼스도 인상 깊었지만 남성의 입장으로 본 이번 기념식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성평등 보이스 출범’에 있었다.
성평등 보이스는 성평등 확산을 위해 남성들도 실질적 주체로 활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선도그룹이다. 성평등 보이스의 의미는 목소리를 뜻하는 Voice와 남자들을 뜻하는 Boys의 중의적 의미다. 공공기관, 학계, 기업, 언론, 방송, 문화,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성평등과 폭력예방 등에 관심이 높은 45명의 남성들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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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보이스의 약속을 낭독한 배우 권해효 씨. |
성평등 보이스는 남성으로 살아오며 개인적으로 겪었던 경험들과 성평등에 대해 가졌던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며, 다양한 매체와 채널을 통해 진정한 성평등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하게 된다.
또한 성평등을 위한 다양한 실천약속을 이행하며 남성들이 성평등 문화에 가졌던 편견을 무너뜨리고 남성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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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보이스의 의미와 앞으로의 활동을 설명하는 김형준 단장. |
성평등 보이스 김형준 단장은 “남성들이 성평등에 대해 착각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성평등이 이미 이뤄졌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는 성평등은 여성들을 위한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마지막은 성평등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라며 “우리 성평등 보이스는 오늘 발족식을 기점으로 각자가 활약하는 분야에서 남성들이 앞장서서 성평등을 위해 노력해야함을 알리고, 직접 이를 실천함으로써 더 많은 남성들이 성평등에 대해 올바른 관심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바꿔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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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보이스에 동참한 SBS 공채 개그맨 황영진 씨. |
김형준 단장의 말처럼 성평등 보이스에는 각계각층의 유명인사와 능력자들 뿐 아니라 양성평등, 아빠육아, 성폭력 방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한 남성들이 많았다.
SBS 공채 7기 개그맨으로 ‘웃찾사’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 황영진 씨는 “개그맨 최초로 성희롱 예방 강사로 활동을 해왔다. 해당 강사 활동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 성차별이 존재하는지 알았고, 나도 모르게 성차별적인 생각과 사고방식에 빠져있는 스스로를 보며 놀라기도 했다.”며 “성평등은 우리가 평생해야하는 양치질과 같다고 생각한다. 모두를 위해 당연히 습관화돼야할 양치질처럼 진정한 성평등이 당연한 일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강연과 방송활동으로 성평등 실천약속을 이행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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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을 위한 남성들의 목소리가 전해지길 바라본다. |
포털사이트에서 아빠육아 관련 포스트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박현규(박쿤) 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를 매일 작성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아빠가 만드는 이유식 관련 책을 출간했고, 조만간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놀이책도 발간하고 싶다.”며 “아직 많은 여성들이 육아에 있어 남성들을 믿지 못하고, 남성들도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빠들도 육아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려가고 싶다. 성평등은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선물과 같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 어머니가 성차별에 상처받지 않도록 이제 남자들이 하나하나 실천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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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인터뷰에 임한 배우 권해효 씨. |
마지막으로 성평등 보이스의 행동대장 역할을 수행할 배우 권해효 씨는 “호주제 폐지,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와 위안부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사회운동을 펼쳐왔다. 성평등은 여성과 남성을 넘어 모두의 일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관심을 가지고 단순히 외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 실천이 중요함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성평등 보이스로서 성평등을 위한 생활 속 실천의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성평등, 아는 것보다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성평등이란 여성과 남성의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것으로 인한 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남녀의 지위나 권한, 그리고 서로 간의 관계에서 평등함을 말하며 학교나 회사뿐 아니라 가정과 개인간의 관계에서도 모두 평등이 이뤄진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성평등 현황’에 대해 물어보면 의외로 많은 남성들이 이제 ‘여성이 상위인 시대’가 아니냐는 오해를 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분명 우리나라의 여성의 삶과 교육, 사회진출이 과거에 비해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변화를 바라보며 평등이 실현된다고 생각한 오해일 뿐, 아직 우리사회에는 고용 전반부터 가정생활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참여를 가로막는 차별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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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참여한 성평등 지수 측정 및 서약. |
이런 문제들에 비춰볼 때, 여성가족부 2017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을 취재한 남성 기자의 생각을 함축하는 한 단어는 바로 ‘실천’이다. 행사장에 마련된 부스 프로그램을 통해 성평등 지수 100점을 맞았을 때, 한 진행 요원이 ‘잘 아는 것보다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보다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던 일이 떠오른다.
성평등 보이스에 참여한 많은 이들을 인터뷰 했을 때 느꼈던 점 역시 ‘실천의 중요성’이었다. 이들은 이미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서 성평등을 위한 노력과 실천을 하고 있었다. 여성을 위하는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해 성평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당히 말하는 그들 앞에서 느낀 바 역시 ‘성평등을 위해 작은 노력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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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을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씨. |
끝으로 행사가 끝난 후 인터뷰 할 수 있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씨의 답변에서 느낀 것 역시 ‘실천의 중요성’이었다. 정샘물 씨는 “여성이 주가 되는 전문직에 종사하다보니 성차별을 많이 느끼며 살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3년 전 여성가족부 멘토로 활동하면서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성차별의 벽에 막혀 좌절하는지 알게 됐다.”며 “아카데미에서 경력단절 여성들을 교육하며 느낀 점은 여성들은 스스로의 능력을 기르고 자존감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남성들은 스스로를 위한 핵심가치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성평등을 위해 함께 노력해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자신을 돌아보면 내 주변의 소중한 이들을 위해 성평등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정작 제대로 실천을 하고 목소리를 냈던 적이 없었다. 이번 기념식은 이론에만 머물렀던 스스로를 반성하고 양성평등을 위한 실천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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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보이스의 실천을 기대한다. |
양성평등은 인권을 위한 핵심가치이자, 일과 삶의 양립을 통한 진정한 행복을 위해 가는 첫 걸음이다. 여성을 위한 일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하는 일이다.
이번 기념식과 성평등 보이스의 출범을 바탕으로 머지않은 미래, 대한민국이 진정한 양성평등 국가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남혁진 apollon_nhj@hanmail.net
대한민국 정책현장을 누비는 열정 가득한 정책기자입니다.
다양한 정부부처 기자단 경험과 장관상 5회 수상의 경험을 살려
더욱 생생하고 정확한 정책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