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은 ‘사회적기업의 날’이다. 사회문제를 혁신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시행된 지 올해로 꼭 10주년이 됐다. 이에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은 ‘사회적기업의 날’을 맞아 그동안 사회적기업이 어떻게 성장해왔으며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주거, 먹거리 등 사회문제 해결을 포함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사회적기업의 중요성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함께 살아갈 방안들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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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
지난 7월 1일은 사회적기업의 날이었다. 뿐만 아니라 2017년은 2007년 7월 1일 처음으로 시행된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0년간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회적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지난 10년 간 사회적기업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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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의 개념. |
2017년 5월 기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총 1,741곳이며 총 고용인원은 3만8,146명이다.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처음 시행된 2007년 55개에 불과했던 사회적기업은 10년을 맞은 지금 약 30배 가량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용인원 역시 2007년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 중 61.3%인 2만3,399명은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고령자와 같은 취약계층이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회적기업 성과 분석’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은 2015년 한 해 동안 1조9,677억 원, 즉 한 기업당 2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사회적기업의 3년 생존율은 91.8%로 일반 기업의 3년 생존율인 38.2%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회적기업은 지난 10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정부의 지원 정책이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회적기업 육성법을 갖추고 있다. 중앙정부에서는 1,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자해 사회적기업을 돕고 있다. 그리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라는 기관을 설립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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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사회적기업들. |
일자리창출을 비롯한 여러 사회적기업의 성과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기업의 발전에도 역시 여러 한계점이 뒤따랐다.
정부가 사회적기업 발전을 위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사회적기업 정부 인증제’가 오히려 사회적기업의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조직 형태, 사회적 목적 실현, 유급근로자 고용,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이윤의 사회적 목적 재투자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사회적기업으로 시작하는 기업들이 이러한 조건들을 다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자격 요건이 강화됨에 따라 사회적기업에서 추구하는 다양성이나 혁신성이 제한을 받게 되어 사회적기업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 사회적기업의 한계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종사자들이 바라본 사회적기업의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사회적기업의 모습은 어떨까? 사회적기업 초창기부터 활동했던 사회적기업과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사회적기업들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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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학생들에게 공부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공신닷컴. |
공신닷컴은 대학생들이 멘토로 활동하며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멘토링이나 강의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공신닷컴의 강의 수익은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사업에 사용되며 대한민국의 교육 불평등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강성태 대표는 다양한 강연과 책 집필을 통해 공신닷컴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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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적기업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공신닷컴 강성태 대표. |
공신닷컴 강성태 대표는 “2006년 처음으로 공신닷컴을 만들었는데 벌써 10년이 지났다.”며 “사회적기업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공신닷컴을 운영해오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정부에게 바라는 점은 “좋은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좋은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 정부에서 인건비 지원이나 좋은 인력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10년은 사회적기업의 내실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여러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데 힘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실적을 내고 운영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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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장학사업장에서 제조하는 건강즙 브랜드 ‘건강대첩’. |
취업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장애학생들의 장학금 재원 마련을 위해 출범한 장애인장학사업장은 2013년 화장지 제조로 시작해 현재는 ‘건강대첩’이라는 브랜드의 건강즙을 제조하고 있다.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100% 취업 취약계층으로 김재필 대표는 취약계층 고용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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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취약계층 고용창출을 위해 힘쓰고 있는 장애인장학사업장 김재필 대표. |
김재필 대표는 “2010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총 13회에 걸쳐 형편이 어려운 장애학생 102명에게 4,525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며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우리 회사에 취직해 인력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것이 목표” 라고 말했다.
“건강대첩은 유명 브랜드 건강즙에 절대 뒤처지지 않는 최고의 품질로 재구매율이 80%에 이른다.”며 “사회적기업에서 제조하는 상품도 믿을만하니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채널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사회적 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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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교육컨설팅에서 제작한 보드게임 ‘낯선 이의 투자’. |
가치교육컨설팅은 교육 사회적기업이다.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게임형 워크숍과 보드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최근에는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이르는 용어)와 관련된 보드게임인 ‘낯선 이의 투자’를 제작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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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가치교육컨설팅. |
가치교육컨설팅 안상호 대표는 “정부에서 사회적기업 육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그로 인해 나 역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에서 제일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다.”라며 “실질적으로 일을 할 사람들을 구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좀 더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 라고 말했다.
앞으로 10년 뒤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모습에 대한 질문에는 “사회적기업이 특별하지 않은 당연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답했다. 안상호 대표는 “지금은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 뭔가 일반 기업과는 좀 다르다고 느껴지는 경향이 많은데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적기업이라는 것 자체가 기업을 시작하고 운영하는데 있어 당연한 요소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라며 미래의 사회적기업 모습을 그렸다.
사회적기업의 발전은 공익추구와 경제 발전,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지난 10년간 사회적기업이 계속해서 발전해온 것처럼 앞으로의 10년 역시 사회적기업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아름 armful3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