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무턱대고 돈을 쓰던 제게 어머니는 이런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돈은 적당히 쓰고, 은행에 저금해야지. 그래야 나중에 집도 사고 자동차도 살 수 있단다.” 정확한 연도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서 오락실 게임을 즐겨하던 때니 2006~2007년 쯤 같네요.
은행 이자율이 얼마나 된다고, 과연 집과 자동차를 살 수 있을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몇 십년 전에는 가능한 얘기였죠. 이자율이 20%대에 이른 적도 있다고 하니까요.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다릅니다. 얼마 전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3개월 연속 1.25%로 동결했다고 하죠? 기준금리가 1.25%라는 건 이미 초저금리 사회로 들어왔다는 뜻입니다. 기준금리라는 게 시중은행이 한국은행에 돈을 빌릴 때 내는 이자율이니, 예적금 금리도 덩달아 떨어진다는 의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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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있는 한 시중은행의 모습. |
그러면 우리 청년들은 정기적금 들면서 목돈을 마련해야 집도 사고 자동차도 사고 할텐데, 참 답답합니다. 제1금융권의 2년 정기적금 평균 이자율은 약 2%대 초반입니다. 그나마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2.5%까지 올라갈 수 있겠네요.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다는 저축은행도 우대금리까지 다 붙여야 3.1%입니다.
한번 가상으로 월 12만5,000원씩 2년 동안 총 300만 원을 적금했다고 칩시다. 현 시중은행에서 가장 높게 치는 이자율이 3.1%니까, 그 이자율로 포털에서 제공하는 이자 계산기를 두드려 봅니다. 9만6,000원 정도 나오네요. 적어도 몇 십만 원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와르르 무너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 마법과 같은 신기한 적금이 있습니다. 매달 12만5,000원씩, 즉 1년에 150만 원씩 2년에 300만 원을 저축하면, 2년 뒤 적금을 해약할 때 1,200만 원으로 불려주는 적금인데요. 다들 알고 계시나요?
제가 이렇게 말을 하면 대부분 “세상에 그런 적금이 어딨냐?” 라고 말합니다. 그 적금 여기 있습니다. 단리 이자율만 300% 대인 적금. 이자만 2년에 900만 원인데요. 믿기지 않으시죠? 저도 믿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적금 분명히 존재합니다! 바로 ‘청년내일채움공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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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내일채움공제의 공과금 납입 체계. |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 근로자의 장기근속을 위하여 고용노동부와 중소기업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데요. 청년 근로자와 사업주 및 정부가 공동으로 적립한 공제금에 복리이자를 더하여 2년 이상 장기 재직한 근로자에게 성과보상금 형태로 1,200만원을 주는 일종의 적금입니다.
청년 근로자가 매월 12만5,000원 씩 24개월 동안 총 300만 원을 내면, 정부에서 2년 간 600만 원, 기업에서 2년간 300만 원을 출자하는 형식으로 1,200만 원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근로자와 정부, 기업이 ‘손에 손잡고’ 1천만 원이 넘는 목돈을 형성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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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내일채움공제에 참여가 가능한 청년과 기업을 정리한 표. |
정부는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기업은 우수인력을 고용하며 유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데요. 청년 근로자는 실질적 경력과 함께, 미래 설계에 잘 활용될 수 있는 목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 청년 근로자 같은 경우에 2년 만기 후 중소기업청의 내일채움공제로 전환이 가능해 장기적인 목돈 마련이 가능합니다.
2017년 3월 기준으로 기업 7,000여 곳, 청년 근로자 1만4,000여 명이 청년내일채움공제의 혜택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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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내일채움공제에 참여할 경우, 청년과 기업이 각각 받게되는 혜택들. |
게다가 이번 추경안에는 정부가 900만 원, 기업이 최대 400만 원을 내서 최대 1,600만 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는 상태입니다. 혜택을 받는 인원도 5만 명에서 6만 명으로, 1만 명 늘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 모두 청년내일채움공제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청년취업인턴제, 청년취업성공패키지, 일학습병행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한 경우 등 가입 조건들이 있으니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http://www.work.go.kr/young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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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내일채움공제 정부지원 프로세스. |
이보다 좋은 이자율은 전 세계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중은행의 2년 만기적금 이자율은 청년내일채움공제에 비한다면 새발의 피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새 정부에서도 청년 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니, 청년내일채움공제가 더 확대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자유로운사고, 냉철한 분석, 공정한보도! 대진대 학보사인 대진대신문사 편집장 조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