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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서 도깨비 소환~

[와! 여름이다 ⑦] 드라마 촬영지 찾아 혼자 떠난 강릉, 태백 여행

2017.08.03 정책기자 남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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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4월 즈음이었던 것 같다필자와 필자의 대학동기들, 갑작스레 20대의 고민이라는 걸 하기 시작했고, 그 고민들은 하나 둘 우리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연애, 인간관계, 학점, 취업. 우리는 그렇게 술잔을 고민으로 가득 채워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입을 열었다. 

나는 있지. 혼자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 국내든 해외든. 가서 나만의 시간을 좀 즐겨보고 싶어.”

그 말에 우리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혼자하는 여행에 대한 의견을 하나 둘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듣고 있던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이건 어때? 각자 각자의 여행하다가 722일 오후 2시에 정동진역에서 만나는 거야.”

‘혼자하는 여행’의 시작이었다. 그들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함도 있었고, 흘러가는 대로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그곳에서 나만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렇게 필자는 고등학교 시절, 화려한 20대롤 꿈꾸며 생각해둔 여행지, 강릉으로 향했다 

간단한 짐만 챙겨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신나게 강릉 한 장이요!”를 외치고 표를 끊은 뒤 강릉으로 가는 심야버스에 몸을 실었다. 필자가 살고있는 부산에서 강릉까지는 6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들었기에 맘놓고 잠을 청하다보니 어느 덧 강릉에 도착해있었다. 강릉에 내리자 강릉 특유의 바다 내음이 필자를 반겼다 

안목해변의 모래사장 위에 앉아 바닷바람을 맡고 있다보면 어느새 더위가 훅 날아가는 기분이다.
안목해변의 모래사장 위에 앉아 바닷바람을 맡고 있다보면 어느새 더위가 훅 날아가는 기분이다.
 

필자의 첫 목적지는 안목해변이었다. 예약한 숙소가 그 곳에 있기도 했거니와 고등학교 시절 재밌게 봤던 ‘아홉수 소년이라는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이 뛰놀던 그 로맨틱한 해변이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맡기고 주변 해변을 거닐었다. 그냥 의자에 앉아 한참동안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고, 바다에 발을 담가보기도 하고, 혼자였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물론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왔다면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 카메라 타이머를 맞추고 모래사장을 뛰어다닐 일도 없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또한 혼자하는 여행의 재미였다 

도깨비 촬영지인
‘도깨비’ 촬영지인 주문진항에서 아주 잠시나마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했다. 사진은 ‘도깨비’ 드라마 장면 합성.


다음 여정지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한 주문진항이었다
. 드라마 도깨비를 재탕, 삼탕까지 했던 필자였기에 반드시 가봐야 하는 필수 코스이기도 했다.

‘도깨비’ 촬영지에 들려 도깨비(공유)를 소환한 지은탁에 빙의해, 사진 속에서나마 도깨비를 소환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방파제 위에 앉아 바닷 바람을 느껴보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강릉에서 우연히 만난 물회는 필자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강릉에서 우연히 만난 물회는 필자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던가실컷 돌아다녔더니 어느덧 점심 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다. ‘바닷가하면 회, 강릉하면 물회!’ 라는 생각에 무작정 주변에 있는 물회 집으로 들어갔다. 혼자이기에 어떻게 메뉴를 시켜야할지, ‘혼밥족도 들어가도 되는지, 이래저래 눈치볼 것도 생각할 것도 많았지만 요즘은 혼자서 여행오는 사람 되게 많아요~ 그러니까 신경쓰지 말고 맛있게 먹어요~” 라는 친절한 사장님의 말에 마음놓고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평생 잊지 못할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필자는 다음 여정지인 묵호등대로 가기 위해 정동진역에 도착했다. 정동진역에서 묵호역으로 가는 기차를 끊은 뒤 정동진역에 앉아 아무 생각없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기차를 기다렸다. 이 또한 마냥 좋고 마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한국의
‘한국의 산토리니’ 묵호등대에서 본 바다의 경치는 대한민국 최고의 경치라고 단언할 수 있다.
  

기차를 타고 약 15분 정도 걸려 묵호역에 도착했다. 생각해둔 목적지인 묵호등대와, 논골담길에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 탔다묵호등대로 향하는 대중교통이 몇 안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도착한 묵호등대와 논곰담길의 모습을 보고 떠오른 한 단어는 한국의 산토리니였다. 탁트인 푸른 바다와 예쁜 카페, 그리고 형형색색 칠해진 알록달록한 마을.

단언컨대 필자가 국내여행에서 본 그 어떤 전망대, 전경 중 단연 최고였다. ‘아홉수 소년’, ‘찬란한 유산’, ‘상속자들등 많은 드라마 감독들이 왜 이곳을 촬영지로 선택했는지 한 번에 알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강릉의 안목해변 카페거리. 그 곳에서는 낭만이 있었다.
강릉의 안목해변 카페거리. 그곳에는 낭만이 있었다.
   

22일 이튿날에는 비가 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노래를 틀어놓고 창문 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그렇게 하루를 시작했다. 평소였으면 짜증났을 비도 여행지에서 만나니 낭만이었고 즐거움이었다. 

비가 그친 뒤 체크아웃을 하고 필자는 바로 앞 카페거리에 자리를 잡았다. 안목해변 카페거리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분위기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필자 또한 카페에 음료를 시켜놓고 창밖의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파도를 바라보며 아무런 생각 없이 보내는 시간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매일 바쁜 일상 속에서 내가 해야할 일들과 상황 등 너무 많은 생각들을 하고 살다가 이렇게 아무런 걱정없이 마냥 앉아있는 것. 그것 자체로 마냥 행복했다 

혼자하는 여행 중에도 가끔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혼자하는 여행 중에도 가끔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강릉 중앙시장에 잠시 들러 강릉의 맛으로 유명한 닭강정과 감자전을 먹으며 배를 든든히 채우고 필자의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정동진역에 도착했다.

정동진역에서 각자 여행을 한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정동진을 여행했다. 정동진 해변에서 물놀이도 하고, 썬크루즈 조각공원에서 사진도 찍으며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그리고 우리의 추억을 쌓아갔다. 

태백 구와우마을의 해바라기 축제는 오는 8월 13일까지 계속된다.
태백 구와우마을의 해바라기 축제는 오는 8월 13일까지 계속된다.
 

친구들과 헤어진 뒤 필자는 또 다시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했다. 정동진역에서 태백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고 바다와 산을 친구 삼아 마지막 여정지 태백 구와우마을로 향했다.

한창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고 있는 구와우마을의 해바라기는 더욱 고개를 들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구와우마을의 입장료는 성인기준 5,000원으로 오는 8월 13일까지 계속된다.

비가 조금 내리기는 했지만 그래서 더 설?던 여행지였다. 어쩌면 비가 만든 그 적막감이 기대림의 숭배라는 꽃말을 가진 해바라기의 모습과 맞아 떨여져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구와우마을 안에 위치한 작은 카페에 앉아 입장객에게 무료로 주는 커피를 마시며 그 분위기에 한껏 취해있다보니 어느덧 필자의 여행은 끝이 났다.

요즘 혼자하는 여행이 20대들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런 문화가 유행하기 시작하는 이유도 취업난 등 너무 많은 인생의 과제들이 20대를 옭아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은 일상의 고민들을 던져버리고 오직 나만을 위해 어디론가로 훌쩍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그동안 챙기지 못한 인연들을 챙기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바다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그리고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아무런 생각없이 하루를 보내보는 것. 그런 별 계획없는 오직 나만을 위한 여행들이 다시 달려나갈 힘을, 그리고 지루한 일상에 선물을 선사해 줄 것이다. 




남가희
정책기자단|남가희ghgyu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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