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했던가. 매년 7월은 재산세 납부의 달로 바쁜데 하필 이렇게 바쁠 때 일이 터졌다.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경찰서에 가서 운전면허증 갱신 발급 신청을 하고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아 재산세 납부를 위해 은행에 방문하는 등 하루 종일 행정업무만 보는데 시간이 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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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행정업무를 보기 위해서 해당부서를 각각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
예약을 하지 않아 대기시간만 족히 1시간 30분이 걸렸다. 직장 업무 때문에 휴가를 쓸 수 없어 잠깐 나갔다 온다는 것이 오후를 통으로 날렸으니 상사에게 혼나는 건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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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이렇게 직장때문에 혹은 사정상 행정업무를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행정안전부는 ‘정부24’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달 26일, 서울역에서 ‘손 끝으로 만나는 정부24’라는 슬로건 아래 행사가 진행됐다. 정부24(www.gov.kr) 사이트에선 다양한 분야의 정부 서비스 7만건을 주제별로 모아 나이, 성별, 지역 등에 맞게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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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6일, 서울역에서 ‘정부24’ 개통식이 열렸다.(출처=행정안전부) |
필자는 ‘정부24’를 이용하면서 분야별로 서비스들을 묶어 정리해 각기 다른 행정업무를 볼 수 있도록 배치돼 있는 것이 좋았다. 전에는 지자체 업무를 볼 때 각 시청이나 군청 사이트를 일일히 찾아야 했다. 그러나 ‘정부24’에선 ‘나만의 혜택 찾기’를 통해 지역을 선택하면 그 지역 지자체 업무 서비스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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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24’는 분야별 묶음 정리가 잘 돼있다.(출처=‘정부24’ 홈페이지) |
특히 해당기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정부24에서 바로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는 ‘바로 받는 서비스’가 있는데 현재는 22종의 정보를 신청할 수 있지만 2017년말엔 107종, 2019년에는 282종으로 계속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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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바로 받는 서비스’는 22종만 제공하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 107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
자동차 등록을 위해 시청 민원실을 방문한 김제종(48) 씨는 “인터넷으로 자동차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고요? 허참, 난 그것도 모르고 기한 늦을까봐 택시타고 왔는데…” 라고 말하며 흐르는 땀을 닦았다. 힘들게 해당 지자체를 방문하지 않고 ‘정부24’ 클릭 한번에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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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은행에 자동차 등록 비용을 내고 있다. |
필자가 오늘 하루 접한 행정서비스는 건강검진 신청, 운전면허증 갱신, 재산세 납부 등 3가지였다.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기 위해서 병원, 경찰서, 은행 등을 가야하는데 여기에 걸린 시간은 개인정보사항 작성 및 접수에 1시간, 대기시간 1시간 30분, 검진시간 1시간(병원에서 검사시간), 각각 차로 이동시간 30분, 총 4시간이었다.
만약 ‘정부24’에서 신청을 하면 재산세는 위택스에서 납부하고 운전면허증 갱신은 신청 후 10일 정도 지나 경찰서로 찾아가면 되니까 당일 가야할 곳은 병원, 한 곳만 가면 된다.
개인정보 작성시간은 15분, 미리 신청을 했으니 대기시간은 10분 안팎, 검진시간 1시간, 병원 방문시 차로 15분 등 총 1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일일이 방문해서 신청하는 것보다 필자의 입장에선 최대 2시간 20분을 절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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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에 들렀다 운전면허 갱신을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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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24’를 통해 행정업무를 보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
삶에 여유를 갖고 천천히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라고 하지만 바쁜 현대인이 어디 그럴 틈이 있겠는가. 1분 1초라도 아껴 차라리 그 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써야지. 그래서 정부는 바쁜 국민을 위해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행정서비스를 한 곳에 볼 수 있게 ‘정부24’를 만든 것이다.
물론 많은 보수 작업이 필요하다. 아직 각기 다른 서비스가 연동되지 않아 각 사이트로 넘어가면 로그인을 다시 해야한다. 그래서 행정안전부는 3년간 행정서비스 282종을 ‘정부24’에 연계해 2020년부턴 정부 주요 서비스를 바로 ‘정부24’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계속 구축 중이다.
올해는 전자정부 50주년을 맞이한 해다. 대한민국의 전자정부는 1967년 인구조사를 위해 최초의 컴퓨터 보급을 시작으로 현재는 모바일에서도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 과거 달려온 50년보다 미래의 50년이 더 궁금한 대한민국 전자정부의 모습을 앞으로 ‘정부24’가 보여 줄 것이다. 국민의 생활을 한층 더 어유롭게 만들어 줄 ‘정부24’를 통해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