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疏通) :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경청(傾聽) : 귀를 기울여 듣다
공감(共感) :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
<출처=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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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크게 통하는 사람’으로 정의한 부분이 인상적이다.(출처=청와대 페이스북) |
소통과 경청, 그리고 공감.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청량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 개념들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마음처럼 물 흐르듯 쉽게 되지 않는다.
하물며 국가와 국민 간 소통과 경청, 그리고 국가의 정책에 국민이 공감하는 거대한 흐름은 어떻겠는가? 감당하기 무척 어려운 일일 것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국가가 모든 국민들의 생각을 수렴할 수는 없다. 다만, 국가가 먼저 솔선수범(率先垂範)하여 국민들에게 진심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양해를 구하고, 소통의 자세를 계속 내비친다면 국민들은 자신의 생각이 국가와 다소 다를지라도 소통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것이다. 그것도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과 교감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은 마음의 안식을 느낄 것이다.
촛불혁명으로 성립된 문재인 정부. 8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국민과의 스킨십’을 적극 실천해 왔다. 그야말로 이전 정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의 연속이었다.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등 주요 인선을 국민에게 직접 발표하거나 청와대 경내를 견학하는 관람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모습, 대통령 내외 양옆에 주인공 시민을 앉게한 배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과 6월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몸소 국민을 보듬어주는 모습 등 문 대통령의 거침없는 소통 행보는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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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게 될 청와대 국민소통플랫폼.(출처=청와대 페이스북) |
소통의 정점은 취임 100일을 맞이한 8월 17일에 집중됐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각본 없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전 대통령 기자회견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
이런 완전개방형 기자회견은 어떤 질문이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정 전반에 대해 정확하게 통찰하고 있어야 한다. 심지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도 기자회견 처음에 “대통령은 어떤 질문이 나올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대통령님 긴장되시죠?” 라고 말해 대통령이 크게 웃는 훈훈한 모습도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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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소통플랫폼 메인 화면. 사진 가운데 돋보기를 누르면 바로 영상을 볼 수 있다.(출처=국민소통플랫폼) |
그리고 다소 무겁고 멀게만 느껴졌던 청와대 누리집(홈페이지)이 완전히 개편됐다. 이름은 국민소통플랫폼. 청와대 누리집이 소통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청와대는 국민소통플랫폼을 구축하기 전부터 각종 홍보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다. 청와대의 수석들이 등장해 국민소통플랫폼의 개편 소식을 친근하게 알렸고, 문 대통령도 영상에 나와 대통령 내외가 돌보는 반려동물 근황과 같은 소소한 이야기를 하며 국민소통플랫폼 오픈을 함게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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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화면의 큼지막한 사진이 눈을 사로잡는다.(출처=국민소통플랫폼) |
필자는 평소에도 정보를 얻기 위해 청와대 누리집에 자주 방문했었다. 과연 8월 17일에 청와대 누리집이 어떻게 바뀌는지 무척 궁금했다. 오픈 첫 날, 바로 국민소통플랫폼에 접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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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통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영상 앞부분을 캡쳐했다.(출처=국민소통플랫폼) |
국민소통플랫폼에 들어가니 메인 화면부터가 눈에 띄었다. 대통령의 큼지막한 사진이 있고 텍스트는 최소화된 모습이었다. 가독성이 매우 높았다.
기존 누리집은 대통령에 대한 여러 항목들이 있고 그걸 누르면 사진보다 텍스트가 주를 이뤄 한눈에 정보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는데 개편된 국민소통플랫폼은 마치 영화관 스크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국민소통플랫폼을 방문해 다양한 정보를 간편하게 얻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메인 화면 가운데에 뜨던 ‘대한민국 청와대’ 마크가 보이지 않았다. 물론, 다른 콘텐츠를 누르면 그 부분이 나타났지만 이 부분조차도 소통에 방점을 둔 조치가 아니었나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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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및 정부의 활동내용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출처=국민소통플랫폼) |
국민소통플랫폼에는 최신 사진들이 다양하게 나열돼 있었다. 마우스를 갖다대면 큼지막한 글씨로 제목 및 사진이 찍힌 연월일이 나왔다.
기존에는 텍스트화된 항목을 클릭해 해당 내용에 접근하는 방식이었는데, 개편된 누리집에서는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카테고리에 맞는 사진들이 나와 요즘 대통령과 영부인, 정부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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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방 콘텐츠의 모습. 한 참석자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표정이 인자해 보인다.(출처=국민소통플랫폼) |
‘국민소통광장 토론방’도 개설됐다. 아직 올라온 글은 없지만(8월 17일 기준), 여기서 다양한 주제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건전한 토론분위기를 위해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잘 적용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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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통플랫폼에서는 국민청원도 가능하다.(출처=국민소통플랫폼) |
‘국민청원 및 제안’도 국민들의 소통과 참여를 유도하는 콘텐츠로 보여진다. 국민청원이 일정 수 이상의 추천을 받고 적절하다 판단되면 해당 정책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당국자(장관, 대통령 수석비서관)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코너도 ‘소통과 참여의 극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최대한 많은 국민들에게 귀를 열고 거기에서 그치거나 형식적인 답변에 머물지 않고 책임있는 고위공직자의 답변까지 들을 수 있다면 ‘국민소통의 요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행보가 담긴 부분도 흐뭇하게 살펴봤다. 국민소통플랫폼 가장 아랫부분엔 대통령 집무실에 있다는 ‘일자리 상황판’이 그래픽으로 쉽게 나타나 있었다. 이밖에도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검색 서비스가 사용하기 쉽게 개편됐다.
청와대 국민소통플랫폼은 ‘디지털 소통’ 에 최적화된 모습이다. 요즘엔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할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손쉽게 표명할 수 있다. 이제는 국민소통플랫폼의 ‘효자동 사진관’에 본인이 찍은 대통령 또는 청와대 사진을 올릴 수 있고, 내 생각을 보다 쉽게 청와대에 청원할 수 있으며 어떤 국정사안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거나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바야흐로 국민소통플랫폼이 진정한 디지털 소통의 첫걸음을 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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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통플랫폼 오픈 예고편 영상 캡쳐사진.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청와대 사람들이 오픈을 축하하고 있다.(출처=청와대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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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퍼스트캣 찡찡이의 근황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출처=청와대 페이스북) |
아무쪼록 청와대 국민소통플랫폼이 명칭에 걸맞는 역할을 충실히 해 주었으면 한다. 개편 못지않게 유지와 지속성도 중요하므로 ‘소통, 경청, 공감’ 키워드가 잘 녹아든 운영이 이뤄졌으면 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잘 반영해 활발한 소통의 기운이 누리집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에 골고루 스며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 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전 형입니다. 외교, 통일, 그리고 제 전공인 한국어교육에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기사를 통해 유익한 정책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