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얘기다. 아무리 그럴싸한 계획이라도 낯선 기차역은 막막했다. 그순간 믿음직한 장소가 있으니 바로 관광안내소다. 이번 휴가 역시 다르지 않았다. 기차역 플랫폼을 나오며 마주한 관광안내소가 몹시 반가웠다.
현지 어르신인 듯 보이는 분이었다. 기분 좋은 친절에 마음이 푸근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 지방 곳곳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지역 어른들의 일자리로 관광안내는 참으로 멋진 일이라고 말이다.
5060세대. 말 그대로 50~60대 세대를 이르는 말이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1954년 이후에 출생한 세대로, 전쟁 직후의 베이비 붐 세대이기도 하다. 5060세대는 정치적으로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새마을운동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한국의 경제 성장을 주도한 근대화 세대다.(네이버 대중문화사전 참조)
하지만 5060세대들은 고용정책 대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고도성장의 주역이자 부모부양을 하는 마지막 세대라 불리는 세대임에도 말이다. 신중년의 고단한 노후를 위해 정부가 나섰다.
정부는 5060세대를 ‘신중년’이라 규정하고, 인생 3모작 기반구축 계획을 신설했다. 1단계 경력설계부터 2단계 직업훈련, 창업교육, 귀농 등 경로별 준비를 통해 3단계 취업, 창업, 귀농·귀촌, 사후관리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드디어 중년의 미래를 위한 정부가 탄생한 거다.
1
 |
정부가 지난 8일 5060세대를 위한 ‘신중년 인생 3모작 기반구축 계획’을 발표했다.(출처=고용노동부) |
신중년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64세까지였던 실업급여를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로 확대했다. 50~60대 중장년이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취업과 창업 훈련을 받으면 월 최대 11만6,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65세 이상 69세 이하 신규 고용자에 대한 실업급여는 단계적으로 적용·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신중년이 취업성공패키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중위소득 100%를 초과하는 가구의 중장년은 재취업·창업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또한, 사회적으로 신중년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신중년 적합직무를 개발하고, 적합직무에 신중년을 고용하는 사업주에게는 1년간 월 60만 원 수준의 고용창출장려금도 지급한다고 밝혔다.
퇴직 후 신중년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재취업이다. 하지만, 고령자 고용을 꺼리는 환경에서 재취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때문에 퇴직 전에 이·전직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직업능력진단프로그램을 개발해 제도화하고 진단결과를 토대로 훈련프로그램을 매칭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커리어 컨설팅 프로그램을 구축할 방침이다.
.jpg) |
정부는 신중년 인생3모작 패키지와 관련, 1단계 경력설계부터 2단계 직업훈련, 창업교육, 귀농 등 경로별 준비, 3단계 취업, 창업, 귀농·귀촌, 사후관리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출처=고용노동부) |
치킨집 창업이 붐이었던 적이 있었다. 정년이 있어도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재취업은 거의 불가능 했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50대가 퇴직 후 재취업을 할 수 없다면, 창업만이 길이었다. 퇴직금에 있는 돈을 죄다 모아 창업을 시작하는 거다.
하지만 71%가 5년을 넘기지 못했다. 준비 없는 창업과 과열경쟁 속에서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10명 중 8명이 6개월 이하의 짧은 기간 동안 준비하고, 10명 중 5명이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과열경쟁분야로 창업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과밀, 생계형 창업은 지양하도록 정보제공 기능을 강화한다. 지역별 창업·폐업률, 업종별 매출액과 업체 수 등을 분석해 창업기상도 등을 구축할 방침이다. 주된 일자리 퇴직자의 제조업 기반 기술 및 경험과 청년의 ICT신기술 및 아이디어를 연계하는 세대융합형 창업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창업 다음으로 선택하는 것은 귀농·귀어·귀촌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정보부족과 기존 주민과의 갈등으로 정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귀농·귀촌 통합정보제공 시스템을 구축해 지원 정책, 빈집 정보, 농지 및 재배품목, 교육정보, 멘토링 등 귀농에 필요한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신중년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기반도 마련한다. 현재 봉사활동 참여율은 50대가 14.6%, 60대 이상이 7.8%로 낮고 활동영역도 복지기관이나 종교단체에 편중됐지만 활동의 질은 높다. 봉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1365 자원봉사포털’ 내 자원봉사 수요·공급 매칭 효율화 등을 통해 봉사 시스템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jpg) |
관계부처는 신중년의 재취업을 위해 인프라를 통합 연계해 재취업과 창업, 귀촌 등을 위한 심리상담, 생애경력설계, 직업훈련, 취업알선 등 맞춤형 지원을 할 방침이다.(출처=고용노동부) |
5060세대는 전체 인구의 1/4, 생산가능인구의 1/3을 차지한다. 자녀교육으로 인한 지출과 부모 부양으로 경제적 부담이 높은 시기다. 만약 원치 않는 퇴직을 하게 된다면, 노후걱정 따위 할 틈 없이 현실을 걱정해야 한다. 창업으로 인한 빚, 사업실패, 이혼 등을 감당하지 못한 40, 50대의 자살률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100세 시대다. 5060세대의 절망은 새롭게 꿈꿀 수 없었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번 정책과 함께 할 신중년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한다. 이는 우리세대가 바로잡아야 할 2030의 미래이기도 하다. 격변기를 견뎌내며 치열한 삶을 이어온 그들의 삶이 이제는 편안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