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이냐, 건물이냐~ 저는 유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사 유물이 발견된 곳에는 건물을 짓지 못하게 해서 역사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게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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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제안하는 초등학교 3학년 황찬우 군 모습.(출처=청와대 대국민 보고회 영상 캡쳐) |
초등학교 3학년 황찬우 군의 당돌한 질의에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의 얼굴에 놀라운듯 흐뭇한 미소가 가득했다.
지난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기념 ‘대한민국 대한국민’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회 모습 중 하나다. 이날 질문을 한 황찬우 군은 필자의 아들이다. 어떻게 아들이 청와대 영빈관까지 가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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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진행된 광화문1번가 모습. |
새 정부 5년 동안의 비전과 정책들을 국민들이 맘껏 제안하고 토론할 수 있게 하는 정책제안 플랫폼, 즉 현대판 신문고라고도 볼 수 있는 광화문1번가는 지난 5월 25일~7월 12일까지 약 50일간 운영됐다.
필자는 국민과의 소통 약속을 지키기 위한 광화문1번가에 관심이 많았다. 과연 국민들이 얼마나 제안을 할까, 그 제안들은 제대로 검토가 될까, 정책에 반영이 되기는 하는 걸까, 궁금함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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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마이크가 진행되는 모습. |
광화문1번가의 프로그램은 국민의 생각을 듣는 국민마이크, 국민의 정책을 사는 열린포럼, 국민이 만드는 대통령의 서재가 있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일원으로 토요일 오후 시작되는 국민마이크에 취재를 갈 기회가 생겨, 마침 토요일이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광화문 현장으로 출동했다.
취재를 하느라 아이가 제안서를 써 낸다는 얘기만 듣고 앞쪽에서 준비장면과 무대 사진 찍기에 바빴다. 초등학생의 제안을 제대로 검토할까 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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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국민마이크 무대에서 정책을 제안하는 아들의 모습. |
역사와 유물을 무척 사랑하는 필자의 아들은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정책으로 제안할 기회가 있다는 것에 반가워하며 제안서를 받아서 작성했다. 초등학생의 제안이라 검토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축구하다 다쳐서 기브스한 손으로 국민마이크를 거머쥐게 됐다. 진지하게 자신의 의견을 제안할 수 있었다는 뿌듯함을 가졌던 날이었다.
그리고선 한 동안 잊고 지내다 얼마 전 청와대로부터 대국민 보고회에 참석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정말 깜짝 놀랐다. 보이스피싱으로 알았으니 말 다했다. 아이는 청와대 영빈관이 외국 귀빈들을 맞는 곳이라며 무척 신나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지난 20일 청와대를 방문했다. 청와대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보안 검색대가 있어 마치 공항처럼 다른 세계로의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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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아들의 다정한 모습. |
두근두근, 드디어 생방송 시작~ 데이브레이크의 ‘꽃길만 걷게해 줄게’ 라는 신나는 곡으로 무대는 시작됐다. 생방송으로 방송이 되고 또 장관께 질문을 하는 상황임에도, 아들은 침착하게 질문을 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장관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으면서, 아마 아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소통의 기억’을 아로새겼을 터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보고회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청와대 수석과 각 부처 장관, 국민인수위원 280여 명이 참석했다. 1부는 국민인수위원과 장관 등의 질의 응답으로 진행됐고, 2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말에 이어 일자리·사회안전망과 저출산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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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1번가 50일간의 기록을 영상물로 보고 있다. |
영상을 통해 광화문1번가를 이용한 국민인수위원은 총 6만7,869명이며, 접수된 국민 제안은 접수 종료 시까지 온·오프라인을 합해 모두 18만705건이라는 통계 결과도 보았다.
국민인수위원회에 접수된 제안 가운데 101건을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출했고 그 중 99건이 100대 국정과제에 반영됐다는 결과 보고까지 받았으니 적어도 국민과의 소통이 작동되기 시작한듯해 마음이 놓였다.
이날 현장 분위기도 꽃길만 걷게 해주겠다는 데이브레이크의 가사처럼 앞으로 국민과 함께 소통할 의지가 보이는 문재인 정부의 다양한 시도가 반가웠다. 더불어 더욱 적극적으로 나라를 나라답게 하는데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겠다는 열정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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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보고회 현장.(출처=청와대) |
실제로 국민마이크에 참석했던 필자는 정말 억울한 사람, 사연도 많구나 느꼈었다. 이런 억울한 사연을 들어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자체로도 조금은 위로가 될 것 같았다.
초등학생도 자신의 생각을 제안할 수 있는 나라! 어린아이부터 남녀노소, 각계각층 어느 누구든 국민의 소리라면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조성희 purejo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