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더웠냐는 듯 기분좋은 바람이 부는 화요일 저녁 7시 59분. 모든 사람들의 눈이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젊은 예술가들의 미디어예술 ‘평창, 문화를 더하다-청년작가 미디어예술 서울편’이 열리는 서울역 고가 보행길 옆 서울스퀘어 건물 외벽이다. 모두가 숨죽이고 시계를 보다 환호하며 사진 찍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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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옆 서울스퀘어 빌딩에서 ‘평창, 문화를 더하다-청년작가 미디어예술 서울편’이 열리고 있다. |
이번 청년작가 미디어예술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2018 평창문화올림픽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차동훈, 뮌(김민선&최문선), 최찬숙, 진달래·박우혁, 김장오 등 청년 예술가 5개 팀이 참여한다.
서울스퀘어 외벽에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된 미디어아트를 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낸다는 취지다.
2017년 8월 29일부터 2018년 3월까지 작품이 상영된다. 상영시간은 하절기와 동절기에 따라 다른데 하절기는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동절기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매 정각부터 10분간 3작품씩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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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주자는 차동훈 작가의 ‘코러스(Chorus)’다. |
제일 먼저 차동훈 작가의 ‘코러스(Chorus)’가 상영이 됐다. 보드를 타는 선수, 스케이트를 타는 선수, 봅슬레이를 타는 선수 등이 부드럽게 움직이며 점점 앞으로 나온다.
작가는 수많은 선수들이 모여 승부를 겨루며 하나가 되는 올림픽 정신을 이번 작품에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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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 팀의 ‘릴레이(Relay)’ 작품으로 각 방에 있는 선수들의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
그 다음 뮌(김민선&최문선) 팀의 ‘리플레이(Relay)’. 방 하나하나에 여러 선수들이 각자의 종목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실루엣으로 담았다.
뮌 팀은 각각의 방에서 선수들이 겪는 경기에 대한 좌절과 극복, 경쟁과 우정을 실루엣으로 표현해 평창동계올림픽의 생동감을 전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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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주자로 최찬숙 작가의 ‘토포테이션(Topotation)’이 상영됐다. |
세번째 주자는 최찬숙 작가의 ‘토포테이션(Topotation)’이다. 필자는 이 작가의 표현 방식이 매우 독특하다고 느꼈는데 처음 시작할 때 알 수 없는 숫자들이 나온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그 숫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위치를 나타낸 위도와 경도다. 최찬숙 작가는 동양철학을 알고리즘화해서 동서양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픽안에서 화합의 장을 이룬다는 메시지를 작품 안에 표현했다.
작품의 속뜻을 바로 알아채기가 어렵지만 실제 보면 무수히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것 같아 필자는 이 작품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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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주자는 진달래&박우혁 작가의 ‘런, 런, 런(RUN, RUN, RUN)’이다. |
네번째 주자는 진달래&박우혁 작가의 ‘런, 런, 런(RUN, RUN, RUN)’이다. 바운스(BOUNCE), 스타트(START), 스핀(SPIN), 런(RUN), 점프(JUMP) 등의 단어가 차례로 나오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글자와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함께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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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오 작가의 ‘모멘트(Moment)’를 마지막으로 다섯 팀의 미디어에술전이 끝난다. |
마지막으로 김장오 작가의 ‘모멘트(Moment)’가 나오는데 점, 선, 면으로 이뤄진 기하학적인 도형들이 모여 선수들이 실제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했다.
파란색의 도형들이 빠르게 모이고 흩어지면서 나타내는 모습은 마치 얼음조각들이 날아다니는 모습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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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예술전을 감상하는 조철령 씨와 친구들. |
친구들과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왔다는 조철령(54) 씨는 서울스퀘어 외벽에서 나오는 미디어아트를 보고 놀라워했다. “이게 뭐요? 이런 건 처음보는데? 평창 홍보하는 거요?” 라고 말하며 신기한 듯 연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촬영을 했다.
서울스퀘어 외벽에 수놓은 미디어아트를 보기위해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산책 나온 외국인부터 엄마 손 잡고 기차를 타려고 역으로 향하던 어린이들까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서울스퀘어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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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인이 미디어아트를 촬영하고 있다. |
어떤 사람들은 ‘문화올림픽’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 올림픽은 단순히 선수들이 메달을 따는 대회가 아니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그 나라의 문화를 전세계인들이 보고 듣고 즐기게 하는 축제의 장이다. 또한 각 나라 사람들이 모여 인류애를 느끼며 화합을 이루는 장이기도 하다.
“올림픽과 예술은 서로 다르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애에 있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정신에 깃들여 있는 인간애가 예술에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이 ‘문화올림픽’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평창, 문화를 더하다-청년작가 미디어예술 서울편’에 참여한 차동훈 작가가 이번 작품의 취지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차동훈 작가의 말처럼 지금 열리고 있는 ‘평창문화올림픽’은 앞으로 열릴 ‘평창동계올림픽’과 한 배를 타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