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캠페인이 한창이다. ‘온실가스’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지칭한다. ‘기후변화’의 주범이다. 한반도 기온은 지난 30년 동안 세계 평균보다 높은 1.23℃ 상승했다. 지구온난화는 폭염과 가뭄, 생태계 파괴 등 기후변화를 몰고왔다.
온실가스 줄이기는 이제 글로벌 과제다. 지난해 ‘신기후체제’를 출범시킨 파리협정은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7%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
이에 정부, 기업,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인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국민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온실가스 줄이기 일환인 온실가스진단·컨설팅을 가정, 학교, 상가를 대상으로 무료 실시하고 있다. 지난 24일 온실가스진단 현장을 직접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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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들이 진단에 앞서 가전기기 현황과 에너지 사용에 대해 체크하고 있다. |
경기도 과천시 부림2길 한 단독주택에 온실가스진단 컨설턴트들이 방문했다. 이들은 4인 가족이 사는 30여평 주택의 에너지 사용량을 살피기 위해 보일러,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기기 현황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체크했다.
다음은 가전기기를 대상으로 에너지 낭비요소가 없는지 본격적인 진단이 이뤄졌다. 집주인 박미순(54) 씨와 세탁기는 일주일에 몇 번 돌리는지, 세탁방법은 어떤지 구체적인 대화가 오갔다. 컨설턴트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세탁물 양, 헹굼 횟수, 탈수시간, 세제 양 등 세세한 정보를 조언했다.
전기레인지 일종인 인덕션은 쓰지 않을 경우 번거롭더라도 콘센트를 뽑아야 한다. 대기전력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멀티탭 콘센트도 전기를 절약하는 방법이다. 전기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 꺼두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는 컨설턴트의 조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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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들이 집주인과 함께 가전기기 사용습관을 점검하며 대화하고 있다. |
오래 된 에어컨에 대해서는 교체를 고려해보라는 진단을 받았다. 5등급 소비전력으로 에너지 효율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요즘엔 1등급 에어컨이 대부분이다.
박 씨는 전기밥솥은 쓰지 않고 있다. 밥맛이 없고 전기를 많이 먹는다는 이유였다. 컨설턴트들도 전기밭솥은 취사기능보다 보온기능 시간이 길어 새어나가는 전력소비가 매우 많은 기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박 씨는 지난해도 진단을 받았다. 진단 후 조명기구를 LED로 모두 교체했다.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다는 조언에 따른 것이다. 올해 또 신청한 것은 자신의 절약습관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 7월과 지난해 7월 전기요금을 비교한 결과 559kwh 에서 470kwh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요금도 20% 이상 절약했다.
고유미(46) 컨설턴트는 “전체적으로 박 씨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가전기기의 콘센트가 꽂혀진 상태였지만 박 씨는 대부분 절전 멀티탭을 사용해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등 전기절약이 몸에 배어 있었다.
함께 동행한 김정옥(50) 컨설턴트는 “에너지 절약은 작은 실천에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콘센트 뽑기 생활과 LED 조명을 권장했다. 또한 에어컨은 바깥 온도와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가동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과감히 콘센트를 뽑아 대기전력을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기 외에 ‘물이용부담금’ 인상에 따른 물 아끼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설거지물, 욕실물과 빗물 활용, 절수샤워기 사용, 냉수와 온수 밸런스 유지 등은 자칫 놓치기 쉽지만 습관이 되면 에너지 절약에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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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순 씨는 온실가스진단이 번거롭더라도 에너지절약 습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박 씨는 “온실가스 진단이 번거롭다 생각할 지 모르지만 정기적으로 컨설턴트와 연락하면서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면서 가족 모두가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는 편”이라 말했다.
온실가스 진단 이후 3개월마다 사후관리된다. 에너지사용량을 모니터해 결과를 안내하고 절약한 에너지에 따른 ‘탄소포인트제’를 운영하고 있다. 탄소포인트제는 전기, 수도, 도시가스 등 사용량 절감에 따른 탄소포인트를 발급하고 인센티브도 제공하는 제도이다. 인센티브는 지자체마다 조금씩 상이하지만 종량제 봉투 등 대부분 현물로 주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은 ‘전기절약 생활습관’이 관건이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에 따르면 가정은 대기전력을 줄이고, 학교는 방과 후와 방학기간만이라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전기를 많이 쓰는 상가는 영업하지 않을 때는 전기를 차단하고 고효율 조명으로 교체하는 것이 장기적인 전기절약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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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옥(왼쪽), 고유미 컨설턴트는 온실가스 줄이기 시작은 멀티탭과 고효율 조명 사용에 있다고 말했다. |
한편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온실가스 진단은 48,872개 사업장이 참여했다. 이중 20,466개 사업장(42%)이 총 2,477,252kgCO2를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1개 사업장이 121kgCO2를 감축한 것이다.
2017년에는 20,43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진단이 진행되고 있다. 감축성과는 연말에 집계될 예정이다. 현재 전국에서 1,600명의 컨설턴트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가정, 학교, 상가를 대상으로 현재 전국 17개 광역시도 지역네트워크에서 온실가스진단 신청을 받고 있다. 진단과 컨설팅 절차는 간단하다. 신청한 후 방문일정을 협의하면 일정에 따라 방문해 진단이 실시된다. 신청자는 에너지 소비실태를 알기 위한 전기, 가스, 수도 등 요금 고지서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모성지 그린리더팀장은 “온실가스는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통해 얼마든지 줄일 수 있으며, 이는 가족의 건강과 안전은 물론 미래의 행복도 지키는 길”이라며 온실가스진단 참여를 독려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온실가스진단·컨설팅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베이비붐세대의 활기찬 인생이모작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