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코앞이다. 연휴가 길어 고향 가는 길이 어느 때보다 가벼운 느낌이다. 긴 휴가를 받은 듯 나들이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한 직장인들도 많다. 그러나 마음이 들뜰수록 지켜야 할 일이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안전이다. 언제 어디서 발생될지 모르는 각종 재해와 사고는 생명과 재산을 앗아갈 수 있다.
명절 때 필자가 겪은 일들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한 것들이다. 항상 조심하고 주위를 돌아봐야하는 건 안전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벌 쏘임·예초기 사용에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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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거나 벌초할 땐 항상 벌을 조심해야 한다. |
작년 이맘 때 필자는 벌초를 하러 갔다. 9월 중순이었지만 한여름 같은 날씨에 몸은 순간 땀으로 범벅이 됐다. 이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벌이다. 작업하기 전 큰 아버지 조차 ‘벌조심하라’고 당부했을 정도다.
어릴적 벌이 쏘인 경험이 있어 그 말만 들어도 아찔했다.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고, 민무늬 남방을 걸친 후 예초기를 잡았다. 전문가들은 벌에 쏘이면 해당 부위가 아프고 붓게 된다고 한다. 물론 벌에 독이 없다면 붓는 것에서 끝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순간 쇼크에 빠져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의식불명이나 호흡곤란, 복통 등이 심할 경우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작업을 할 때는 벌에게 눈에 띄지 않는 게 좋다. 옷에 향수를 뿌리거나, 진한 화장, 알록달록한 색깔 등은 벌을 유인할 수 있어 미리 피해야 한다. 벌이 사람에 접근할 경우 몸을 숙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만일 벌에 쏘였을 때는 플라스틱 카드 등으로 밀어 벌침을 제거해야 한다. 또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찬물에 찜질을 한 다음 해당 부위에 연고를 발라주면 좋다. 증상이 심할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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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초기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사진=KTV) |
이 밖에 예초기 사용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예초기 사고는 363건, 특히 추석을 앞둔 8~9월에 집중됐다고 한다. 사고는 대부분 빠르게 회전하는 칼날에 피부가 찢어지거나 베이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예초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우선 수풀 속에 칼날에 닿아 튕겨나 갈 이물질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에는 말벌과 뱀의 활동이 왕성해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때다.
응급진료 병원 파악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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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도 응급진료를 하고 있는 경북대학교 병원. |
한 번은 사촌 동생이 응급실에 실려 간 일도 있었다. 차례를 지낸 후 밥을 먹다 생선(조기) 뼈가 목에 걸린 것이다.
동생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주위 친척들은 별일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당사자는 매우 당황스러워했다. 가족들은 ‘물을 먹어라’, ‘밥 한 숱을 삼켜라’고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날카로운 뼈가 몸속으로 들어간 것일까. 동생은 배가 아프다며 복통을 호소했다. 그때서야 필자는 사촌동생과 병원에 가기로 했다.
인근에 있는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휴일에도 진료한다는 걸 알고 있었던 탓에 고민 없이 택한 곳이다. 다행히 간호사 두 분과 전문의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행히 진료는 몇 분 만에 끝났다. 하마터면 뼈가 몸속으로 들어가 큰 상처를 입을 뻔한 순간이었다.
일련의 사건을 겪은 후 항상 안전에 주의할 것,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평소 응급실 연락처와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정부, 추석연휴 안전관리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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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안전정책조정회의 참석자들이 추석연휴 안전관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행정안전부) |
사실 언론보도에서 보듯 명절 기간에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사람들의 이동이 많고, 들뜬 기분에 안전에 소홀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사고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항상 주위를 살펴보고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건 당연하다.
이에 정부는 보다 안전한 추석연휴를 만들기 위해 ‘범정부 안전관리’ 대책을 추진한다. 세부대책을 살펴보면, 생활 속 안전을 강화한다는 측면이 눈에 띈다.
우선 행정안전부는 상황관리를 높이기 위해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중심으로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한다. 전국 소방·해경·경찰관서의 사전예방·출동태세를 강화하는 등 특별경계근무가 대표적이다. 이는 사건사고를 제보 받는 즉시 실무자를 출동시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한 상황인력 보강도 이뤄진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주요 고속도로에 암행순찰차 20여 대와 무인비행선 4대를 투입해 교통사고 예방에 주력하기로 했다. 그간 끊이지 않았던 명절 기간 고속도로 교통사고가 줄어들길 기대한다.
연휴기간 진료 공백 방지를 위한 응급진료 대책상황실도 운영한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체계를 위해 24시간 응급의료기관 416곳, 공공·민간 의료기관, 휴일지킴이 약국을 운영할 계획이다.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네트워크를 다져 상호 정보 공유를 통해 발 빠른 대처를 한다는 방안이다.
특히 정부는 교통사고와 감염병, 산업재해, 화재 등 주요 4대 분야 안전사고를 분류해 국무총리실과 중앙안전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재난안전과제들을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직접 안전문제를 콘트롤 한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다가오는 추석연휴는 최대 10일로 어느 때 보다 길다. ‘가을 휴가’를 받은 만큼 마음도 들뜨다. 이럴 때일수록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일상에서 사소하게 여겼던 부분은 없었는지 고민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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