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 평창동계올림픽이 어느덧 13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고조되는 올림픽에 대한 기대처럼,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한 문화올림픽도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평창, 문화를 더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150여 개의 문화, 예술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는 평창문화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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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응원하기 위해 나섰다. |
문화올림픽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 확산과 각국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고 대한민국과 강원도에 대한 긍정적인 문화국가 이미지 구축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그중 ‘때깔나는 소리’라는 주제로 지난 9월 20일~24일 진행된 제16회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있다. 소리로 하나된 세계인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전주로 함께 들어가 보자.
문화올림픽이란?
현재 IOC 문화올림픽은 올림픽 가치를 통해 개최국 및 세계의 사람들을 참여하게 만드는 다양한 문화, 엔터테인먼트, 축제, 체험 활동으로 개최 도시가 올림픽 기간 전부터 올림픽 종료 시까지 올림픽 행사로 전개하는 문화 프로그램과 페스티벌을 통칭한다. 최고의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는 2012 런던올림픽의 경우 4년 전부터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신토불이의 힘! 전통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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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무극 ‘천명’ 공연 장면. |
전북지역의 대표적 민중 궐기인 ‘동학농민운동’이 1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창무극으로 다시 태어났다. 창무극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창과 판소리, 춤, 재담 등을 엮은 일종의 연극을 말하는데, 소리축제에서 펼쳐진 창무극 ‘천명’은 동학농민운동의 과정을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은 전북도립국악원과 정읍시립국악단 단원이 총출동해 출연진만 200여 명이 넘는다. 화려한 연출과 폭발적인 연기력이 돋보였던 ‘천명’은 많은 관객에게 감동과 공감을 주었고, 우리 역사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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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 명창의 강연 |
묵묵하게 한길을 걸어 그 경지에 오른 사람을 우리는 ‘마스터’라고 부른다. 이번 소리축제에선 공연장 속 작은 사랑방을 만들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빠르게 바뀌는 세상 속에서 뚝심을 유지한 명인 명창의 인간적 고민, 예술혼과 삶의 이야기는 전통문화가 점차 희석되고 있는 지금, 더욱 가치있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누군가에겐 방황하는 삶의 등대가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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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에 나선 소리꾼 신진원 씨의 심청가. |
또한, 미래 명인 명창으로서 우리 소리를 이끌어갈 인재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편백 나무숲 속 마련된 공연장에서 펼쳐진 판소리 다섯 마당이다.
다섯 명의 젊은 청춘이 들려주는 농익은 소리는 우리 판소리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듯했다. 관객들은 연신 ‘얼쑤’, ‘좋다’ 등의 추임새를 넣기도 하고, 해먹에 누워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자연과 어우러진 공연장, 추임새를 통해 공연자와 관객이 교감하는 모습은 소리를 통한 소통이란 무엇인지 우리 판소리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
패션 커넥티드 소리(Passion. Connected. 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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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아트’라는 주제로 공연 중인 이탈리아의 ‘에티노 폴리스’. |
이번 소리축제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한 공연장이 마련됐다. 행사기간, 올림픽 기념 특별 공연관인 ‘패션 커넥티드 소리’를 운영하며 세계의 다양한 음악과 한국 전통음악 공연을 선보였다.
젊은 아티스트들이 만나 각국의 음악으로 현대적인 재창조를 이뤄낸 무대부터, 전통 음악끼리의 결합까지. 국적과 언어를 넘어 음악을 통해 교감하는 여러 뮤지션들의 공연은 올림픽이 스포츠를 통해 화합하듯, 음악을 통해 화합하는 모습으로 깊은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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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문화동반자의 공연 모습. |
평창 특별 공연장에서는 아니었지만, ‘패션 커넥티드 소리’에 걸맞은 우정의 무대도 있었다. 바로 국립극장 문화동반자의 무대인데 여러 나라의 고유한 전통음악을 비교 연주하며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국립극장 문화동반자는 국립극장에서 한국음악을 연구하는 외국인 전통 음악가들로 결성된 그룹으로 매해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약 십여 명의 연주자들을 선정해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르완다, 몽골, 미얀마, 방글라데시, 아제르바이잔,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까지 9개국 12명의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 올라 각국의 전통악기, 전통음악의 결합으로 화합의 무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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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때깔 나는 소리축제, 전주세계소리축제. |
이곳에서 만난 알렉스(미국) 씨는 “한국의 소리축제에서 전통음악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이색적인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전북대학교에 다니는 이현우 씨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마치 소리 올림픽을 본듯한 기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소리의 고장, 전주에서 펼쳐진 제16회 세계소리축제. 소리를 매개체로 하나된 열정을 느끼고 전통음악의 고즈넉한 멋스러움부터 현대적 감성에 맞춘 세련된 변신까지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었던 그야말로 참 때깔나고 맛깔나는 축제였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홍정의 hje273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