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이 이렇게 재미있는 거였던가? 너무 재밌는데?! 내년에 또 와야겠다!
한번 크라우드펀딩에 재미를 느낀 사람은 계속 크라우드펀딩을 한다더니 그게 사실인 모양이다. 별 기대 않고 참가했던 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재미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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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 팸플릿. |
크라우드펀딩 대회란 온라인플랫폼을 이용해 일반 다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방식으로 후원형, 기부형, 대출형, 증권형이 있다. 후원형은 후원자들이 모금자의 사업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금전적 보상 이외의 보상을 받는다.
증권형은 엔젤투자 형식으로 자금을 투자하는 형태로 투자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을 보상으로 받는다. 이번 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는 후원형과 증권형으로 나누어 지난 10월 26일, 27일 이틀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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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장. |
올해 처음 진행된 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는 첫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필자도 크라우드펀딩 대회에 대한 호기심, 관광 콘텐츠에 대한 관심으로 참석했다.
우리나라 관광벤처중소기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평균 존속기간이 5년 미만이고 평균 종사자 수가 10명 미만인 기업이 80% 이상이다. 대부분의 벤처 중소기업이 그렇듯 홍보·인력·자금부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와 크라우드펀딩 지원 사업제도를 마련했다. 참가 기업에게는 투자유치 전략 수립 및 IR자료 작성 자문, 투자 유치 교육, 크라우드펀딩 등록 수수료 지원, 대국민 홍보 연계 이벤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에서는 참관객들의 모의투자와 전문가 평가를 통해 순위에 따라 별도의 상금도 수여한다. 크라우드펀딩 관련 자세한 사항은 관광벤처사업 홈페이지(http://www.tourventure.or.kr/)를 참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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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 참여 방법과 행사 개요 및 일정. |
대회의 일반인 참가자들은 모바일로 모의투자를 할 수 있다. 1인당 5백만 원의 사이버머니가 제공됐다. 후원형은 1백만 원 한도, 증권형은 2백만 원 한도 내 투자가 가능하다. 참가기업들의 발표를 들으며 원하는 금액으로 실시간 투자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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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모의투자 페이지와 질의응답 페이지. |
발표를 듣고 투자를 할지를 결정하는데 심사관의 마음으로 사회에 필요한 서비스,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끌 서비스가 될 것인지 따져봤다. 평소라면 “이 기업은 저런 서비스를 하는 구나~” 무심하게 지나쳤을 텐데 당장에 내가 가상으로 투자를 해야 하니 냉정하게 사업성을 따져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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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질문이 뜨고 발표 기업은 그에 대해 답변을 한다. |
이런 생각을 하게 됐던 것은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참석자들은 참가 기업들의 발표를 듣고 궁금한 것은 모바일로 질문할 수 있는데 매 발표가 끝날 때마다 많은 질문들이 등록됐다.
필자도 창업자의 전문성, 해외시장 현황,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질문을 올렸다. 간혹 재미있는 글, 질문들이 올라와 사회자가 읽어줄 때면 대회장에 웃음이 가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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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형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의 투자현황을 보여주는 모습. |
참가기업의 발표와 질의응답이 끝난 후에는 그때까지의 투자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투자한 기업이 1위를 하기를 바라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투자를 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미 투자한 금액을 회수해서 재투자할 수도 있었기에 발표를 마칠 때마다 순위가 바뀌곤 했다. 참가 기업에게 있어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는 실제 크라우드펀딩 전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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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 후원형 수상팀들. |
후원형 모의 크라우드펀딩에 참가한 10개 기업 중 최우수상을 차지한 기업은 ‘커넥터스’의 유모차 나들이 플랫폼 맘비이다. 맘비는 유모차 가족의 나들이를 위한 날씨 정보, 이동시간, 거리, 칼로리 소모량까지 관리해주는 앱서비스로 유모차 이동이 용이한 경로와 유아 편의시설 정보를 알려준다.
우수상은 부산시티패스를 개발 운영하는 ‘패스앤트립’이, 장려상은 역사문화콘텐츠기업인 ‘에이치스토리컨설팅’과 축구 테마 뮤지엄과 스포츠 마케팅을 진행하는 ‘올리브 크리에이티브’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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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을 수상한 ‘커넥터스’ 한수연 대표. |
최우수상을 수상한 커넥터스의 한수연 대표를 인터뷰해봤다.
Q. 사업을 하면서 힘드셨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관광지의 영유아 편의시설, 유모차 보행로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힘들었습니다. 다른 관광지 서비스는 장소 위주지만 맘비는 장소와 장소 사이의 정보가 중요했어요. 아이와 함께, 유모차와 함께 하는 나들이는 일반인이 하는 나들이와는 차원이 다른데 이들을 위한 나들이 정보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수집된 정보를 일일이 다 꼼꼼히 검증해야 했는데 이 일에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Q. 정부나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여자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기 전에는 문화 생활, 여행에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했는데 아이 낳은 후에는 참여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아이와 함께, 유모차와 함께 하는 나들이는 일반인이 하는 나들이와는 차원이 다른데 이들을 위한 나들이 정보는 제한적이거나 너무 부족한 상황입니다. 노키즈존, 맘충 논란이 생기는 것도 이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관광지를 개발할 때 유아 편의시설을 확보하고, 가족 중심으로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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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장. |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 이튿날인 증권형 대회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가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재미있고 긴장감있게 대회가 진행됐다. 몇 번의 1위 변동 끝에 증권형에서는 요트스테이를 개발하고 운영 중인 ‘요트탈래’가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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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 증권형 수상팀들. |
최우수상은 장애인·노약자 등 관광 소외계층을 위한 관광환경 및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두리함께’가 수상했으며 우수상은 모바일 택스리펀 플랫폼 서비스를 기반으로 자유 여행객 대상 O2O 여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엠비즈플래닛’이, 장려상은 여행기간 내 의류를 대여해주는 ‘웨어트립(WEARTRIP)’과 스트레스 치유캠프,팀워크빌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홍캠프’가 수상했다.
발표를 들으면서 관광콘텐츠와 관광 상품의 다양성, 확장성에 놀라게 됐다. 내년에도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가 열린다면 참석해 관광벤처중소기업을 알아가고 응원하고 싶다. 이번 대회를 통해 홍보와 자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벤처중소기업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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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을 수상한 ‘요트탈래’ 김건우 대표. |
대상을 수상한 ‘요트탈래’의 김건우 대표는 “정부와 지자체가 관광벤처에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요트산업의 경우 하드웨어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쪽으로도 지원을 해줬으면 합니다.”는 말을 전했다. 맘비와 요트탈래의 바람대로 관광벤처 중소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해 갈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더 나은 사업 환경을 조성해주기를 희망해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하얀 rococoblosso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