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 달 보름이나 흘렀습니다.
지난 11월 1일 성화가 처음 국내에 도착했을 때, 저는 성화를 보러 아침부터 인천으로 달렸거든요. 그때 처음 만났던 성화 불꽃이 그동안 전국을 돌고 돌아 제 곁으로 왔다 하지 뭡니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는 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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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환호 속, 더 뜨거운 성화가 드디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이 열기 그대로라면 성화봉송 주자는 쉬지 않고 바로 평창까지도 내달릴 기세입니다. |
지난 1월 15일 오후 5시가 넘자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앞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역사적 유물과 미래가 겸비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성화 안치행사가 열리니 더욱 감격스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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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그 순간 당신은 누구와 어디에 계시겠습니까? 국립중앙박물관 차량에서 발견한 올림픽 래핑. |
부푼 마음은 비단 국민만이 아닙니다. 진정 평창동계올림픽은 국제대회라는 말이 실감났는데요. 바로 이 자리에서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독 외국인이 많이 보이고 행사 역시 영어 통역과 함께 이뤄졌거든요.
바로 제 옆에서도 다국적 목소리가 들리는데요. 즐거움이 가득해 보이는 제 옆에 계신 분은 어디서 오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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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Joe)와 친구들이 보내는 응원. |
뉴욕 출신인 조(Joe)는 미시건 출신인 친구와 함께 성화봉송 시간에 맞춰 왔다고 하네요. 기쁨에 들떠 주자를 기다리다 목이 이만큼 늘어났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습니다. 자아 침착하게~ 조, 한 말씀 해주시겠어요!
“한국에 온 지, 7년 6개월이 됐는데 이런 큰 행사가 열리니 즐거워요. 오늘 당연히 성화봉송 주자들 뛰는 거 보려고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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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 온 세라 가족이 보내는 응원. |
아직 한국에 온 지 1년 6개월 정도 된 세라 가족은 아들, 딸, 남편까지 함께 총출동했습니다. 외국에서 성화를 맞는 느낌은 또 색다를 거 같은데요!
“저희는 하와이에서 왔는데요. 하와이는 이렇게 춥지 않아 동계올림픽이 더욱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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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즐과 친구들이 보내는 응원. |
성화를 기다리며 나눠준 응원 도구로 재미있게 놀고 있는 아이들 모습이 보입니다. 노는 도중 방해가 될지 모르지만, 잠깐 짧은 소감을 물어보겠습니다. 아이들답게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수줍어하지만… 그래도 한마디만 해줄래요?
“전 버지니아에서 온 헤이즐(Hazel)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모인 파티 같아서 재미있어요. 성화봉송 주자가 뛰는 걸 보게 돼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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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사야마 씨와 나라, 하라 두 딸, 그의 친구들이 보내는 응원. |
현재 동부 이촌동에 산다는 사야마 씨도 두 아이 나라, 하라 양, 친구들과 함께 응원을 보러 왔어요. “3년 전에 와카야마에서 한국으로 왔는데요. 오늘은 한국서 만난 사이타마 현 친구 아이들과 함께 응원하러 나왔어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기원해요. 경기를 직접 보고 싶고 평창올림픽을 응원합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무대에서도 함성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무슨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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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을 맞추는 재미도 함께 주었던 활력있던 공연. |
박물관 호수마당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크리에이터 그룹 ‘무버’가 동계올림픽 15가지 종목들을 현대적이고 역동적으로 풀어냈습니다. 또한 비보잉 퍼포먼스와 인터렉티브 퍼포먼스, 국악 프로젝트 판소리 춘향가등이 차례차례 이어지자, 처음과 좀 달라진 모습이 보였는데요.
단지 어두워졌기 때문일까요? 국민과 외국인이 구분이 가질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찍고 기쁜 함성을 지르는 마음은 전 세계를 넘어 똑같기 때문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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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처럼 성화가 들어왔다. |
그때 갑자기 환호가 터지며 가운데서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마지막 주자인 가수 태진아 씨가 성화와 함께 등장합니다. 저는 제일 먼저 성화봉과 불꽃에 시선이 딱 꽂히네요. ‘전국 여행 잘하고 왔어?‘ 반가운 마음에 까딱하면 달려가 인사할 뻔했지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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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를 임시 성화대에 안치하고 있다. |
성화 불꽃은 임시 성화대에 안치되자 더욱 힘차게 타올랐습니다. 평소 웅장하고 조용한 박물관에 넘실거리는 불꽃이 하늘로 치솟자, 관중들 사이에서는 또다시 열렬한 환호가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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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랑은 이제 귀엽고 친근함을 넘어 든든합니다. |
서울은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5대 테마 중 문화부문을 맡았는데요. 이날 성화봉송 또한 전 세계에 서울의 관광지와 매력을 알리는 데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서울 봉송 3일차인 15일은 잠실 야구장 – 남산 – LAND ROVER – 가로수길 – 국립중앙박물관까지 23.5km 거리를 뛰었습니다. 이 날 스파이더 구간은 (차량 진입이 불가해 주자들만 뛰는 구간)은 남산케이블 카였습니다.
봉송 주자 역시 각 분야에서 나섰습니다. 나승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을 비롯해 설민석, 황영조, 손미나, 이수현(악동뮤지션), 차승원, 팝핀현준, 태진아 씨 등이 참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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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더 좋은 여행을 하고 평창에서 만나기로 암묵적인 약속을 해본다. |
오늘 하루는 잠을 설칠 듯합니다. 집 근처에서 성화가 머문다고 생각하니, 한없이 설레서 잠이 올 것 같지 않네요. 16일까지 서울을 녹인 성화는 18일부터 경기도로 갑니다. 경기도에 계신 분들 잘 부탁 드립니다~ 성화를 보내기 아쉽냐고 물으신다면, 확실히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곧 우린 평창 에서 다시 만날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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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나온 모두 하나된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
이제 20여 일,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월 9일이면 두근거리는 그 뚜껑이 열립니다. 그 안에는 지금껏 우리가 품어온 열정과 모두가 하나 된 마음이 가득 담겨 있으리라 믿습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