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봉송 82일차인 지난 21일, 드디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화가 강원도에 도착한다는 소식에 서울시 구로구에 사는 초등학생 황 군의 마음은 두근두근~ 이미 강원도 철원군에 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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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크기의 성화봉을 들고 인증샷 찍는 황 군. |
주말 성화봉송을 보러 가자고 아빠를 조르기 시작한 황 군~! 얼마 전 여의도 성화봉송을 보러 가기로 했으나 엄마의 감기몸살로 참석을 못한 황 군은 무척 아쉬워했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황 군은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이야말로 길이 남을 역사의 현장이기 때문에 꼭 강원도에 도착한 성화를 보러 가야 한다며 아빠의 쉬는 날을 앞두고 계속된 설득과 애교작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세까지 들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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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군의 성화봉송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
맘 약한 아빠는 황 군의 설득에 넘어간 듯하지만, 사실 속마음으론 스포츠를 즐기는 황 군의 아빠가 더 가고 싶었을 터. 결국 강원도 여행을 빙자한 초등 3학년 황 군의 겨울방학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체험을 위해 온 가족 출동. 사실 제일 움직이기 싫어하는 질풍노도 초등 6학년 황 군의 누나는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섰지만 강원도에 도착하자 성화봉송 주자를 따라잡기 위한 경로 찾기의 일등공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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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선 경계석이 있는 철원군. |
아침에 출발하여 낮 12시쯤 되어서야 강원도에 도착한 초등생 황 군의 가족이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된 것은 바로 38선! 아, 철원은 38선을 넘어야 하는 곳이구나~
황 군은 6.25 전쟁 이후 대한민국 영토가 된 철원에 대해 이야기하며 역사 속 감회에 젖어든다. 그만큼 평화의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곳이 철원이라며 설명하던 황 군은 급히 본래 목적인 성화봉송 장소 따라잡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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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군 태봉대교. |
유튜브에 강한 황 군의 누나는 성화봉송 라이브 방송을 재빠르게 찾고 실시간 채팅방을 본다. 채팅 내용을 보고 누나가 찾은 지역을 황 군의 아빠는 내비게이션에 찍었다. 그곳은 태봉대교였다. 그러나 이미 도착했을 때는 행사장을 정리 중이었다.
부스 정리 중인 스태프에게 물어보니 이미 성화봉송 주자는 지나갔다는 것~ 아, 다음 장소인 고석정으로 따라갔으나… 방금 전에 끝나고 식사 중이라는 또 다른 분의 말에 급실망했다. 그러나 곧 황 군의 가족도 얼른 점심을 먹고 따라붙어야겠다 다시 결의를 다지며 다음 장소가 가까운 철원군 이평사거리 쪽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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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평사거리에서 성화봉송 주자를 기다리며 깃발을 흔드는 초등생 남매. |
식사를 하면서도 초등 3학년 황 군은 매의 눈으로 이평사거리 쪽을 주시하며 동태를 살피러 나갔다 오기도 했다. 황 군과 누나의 예민한 태도에 센스 있고 친절한 음식점 사장님이 식사 도중 이제 성화가 지나갈 것 같다고 언질을 주었다. 아직 다 먹지도 않은 밥은 아빠에게 맡긴 채 황 군은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을 들고 뛰쳐나갔다. 황 군의 누나도 뒤따라 나가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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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프리젠팅 파트너사인 코카콜라의 퍼포먼스 차량. |
이평사거리에서 농악대가 신명나는 공연을 펼쳤고, 가슴 벅찬 2018 평창동계올림픽 주제가와 음악들이 계속 흘러 나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프리젠팅 파트너사에서 나눠주는 응원 깃발과 도구들을 받아 흔들며 그 흥을 주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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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의 이평사거리를 지나가는 성화봉송 주자 모습. |
성화봉송 파트너사의 화려한 음악과 차량과는 달리, 길에서 만난 성화봉송 주자는 멈추지 않고 금세 황군 앞을 지나갔다. 성화봉송 주자가 교체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임을 알게 됐다. 이후에는 이 경험으로 성화봉송 주자가 바뀌는 지점을 찾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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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종합운동장 앞에서 후고구려인들의 모습으로 분장한 행렬. |
이평사거리 쪽 식당을 나와 다음 성화봉송 경로를 찾은 황 군의 누나는 아예 성화봉송 다음 구간의 출발점에 가서 미리 기다리자는 묘안을 냈다.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성화봉송 주자 따라잡기 프로젝트~^^ 우리의 매복 장소는 바로 철원종합운동장~
철원종합운동장 앞에서 늦은 오후의 칼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함에도 꿋꿋하게 성화를 기다린다. 갑자기 등장하는 삼족오 깃발의 말을 탄 고구려 군사들~ 의아해하는 누나에게 황 군은 후고구려의 도읍지가 바로 철원이었음을 짚어주면서 말들이 길에 응가를 하지는 않을까 오지랖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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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철원군수가 철원종합운동장에서 시작되는 구간의 성화봉송 불씨를 옮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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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번 성화봉송 주자가 철원종합운동장 앞에서 성화봉송을 시작하는 모습. |
철원종합운동장 앞에서 성화에 불을 환하게 붙인 외국인 성화봉송 주자는 환하게 웃으며 엄지 척~ 했고 뒤에 자리 잡은 후고구려의 후예들이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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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번 성화봉송 주자가 초등 3학년 황 군과 기념촬영 중이다. |
황 군은 이제 오늘 저녁 최종 성화봉송 종착지인 강원도 철원군청을 향해 ‘출발~’을 외쳤다. 아마도 그곳에는 파트너사들의 이벤트 부스들과 공연이 있을 거라며 미리 인터넷을 통해 얻은 정보로 마음이 바빠졌다. 차를 타고 철원군청으로 가던 도중, 성화봉송 주자가 곧 오는지 차량 진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황 군과 누나는 먼저 내려서 이제부터는 성화봉송 주자를 따라서 달려보자는 심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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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번 성화봉송 주자가 황 군 및 코카콜라 스텝들과 신나게 응원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다음 성화봉송을 기다리는 60번 주자를 만나서 황 군은 코카콜라 스태프들과 하나가 되어 목이 터져라 응원과 노래를 했다. 석양이 예쁘게 물들면서 이미 이곳은 축제의 도가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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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번과 61번 성화봉송 주자의 성화 토치키스 장면. |
드디어 도착한 성화의 바통을 이어받아서 60번 주자가 뛸 때 황 군과 누나도 함께 인도를 따라서 뛰었다. 함께 성화봉송에 동참하는 거라며 한참을 뛰던 황 군과 누나는 60번과 61번 성화봉송 주자의 멋진 성화 토치키스 현장까지 함께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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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의 LED 인터랙티브 퍼포먼스 장면. |
황 군이 철원군청 앞마당에 들어섰을 때는 성화의 철원군 도착을 축하하는 지역 축하행사가 오후 5시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단막극 ‘6·25 병사의 편지’와 난타 퍼포먼스 등이 진행됐으며 성화봉송 프리젠팅 파트너사인 코카콜라의 LED 인터랙티브 퍼포먼스가 행사장을 화려하게 꾸며주고 있었기에 황군 가족은 함께 풍성한 행사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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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군청에 도착한 성화를 임시성화대에 점화하는 모습. |
마지막 주자인 김정수 철원군 체육회 부회장이 철원군청으로 성화를 들고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힘차게 입장했다. 성화의 불꽃은 이날 철원군청 임시 성화대에 점화되어 강원지역에서의 1일차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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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군청 임시성화대에서 활활 타오르는 성화 불꽃. |
성화의 불꽃은 철원군청 임시 성화대에만 점화된 것이 아니었다. 온종일 철원군의 성화봉송 따라잡기에 혈안이 돼있었던 황 군과 가족의 가슴에도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다.
초등생 황 군은 찬란한 금빛에 꺼지지 않는 불꽃이 마음속에 남았다고 표현했다. 이 영광스러운 순간을 자신의 두 눈으로 보았고 잊혀지지 않는 불꽃은 꺼지지 않는 열정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 할 것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조성희 purejo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