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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은 삶이다!

2018년 최저임금 시급 7,530원에 대하여~

2018.01.26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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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날이면 엄마와 외식을 했다. 종이봉투에 월급을 받던 시절이다. 급여이체를 하는 곳도 있었지만, 굳이 월급봉투를 고집한 대표는 계좌가 아닌 직원들 스스로 월급을 수령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분이었다. 

조목조목 나열된 급여 항목을 몇 번이고 확인했다. 한 달치의 노력과 서러움의 대가를 받아쥔 기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계산되는 것이 월급봉투의 세금인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돈은 늘 모자랐지만, 그래도 월급 날은 한결같이 들뜨고 신이 났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은 16.4%로, 2001년 8월 16.6% 이어 두 번째로 높고, 2010년 이후 연평균 상승률(8.7%)의 두 배다. (출처=고용노동부)
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은 16.4%로, 2001년 8월 16.6% 이어 두 번째로 높고, 2010년 이후 연평균 상승률(8.7%)의 두 배다. (출처=고용노동부)
 

월급은 한 사람의 삶이고 자존심이다. 돈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이들에게는 말이다. 월급 명세서에 적힌 숫자들 속엔 근로자의 노동 현실과 사회의 임금 체계가 담겨 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월급에 담긴 의미 만큼은 변하지 않는 이유다. 

2018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됐다. 노동의 대가를 돈으로 환산한 금액이 사상 최대 폭으로 오른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1988년 처음 도입된 최저임금은 소득 격차를 완화하고,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함이었다.

1988년 도입된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최저 생계비를 지원하고 소득 격차를 완화하기 위함이다. (출처=고용노동부)
1988년 도입된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최저 생계비를 지원하고 소득 격차를 완화하기 위함이다.(출처=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으로 시끄러울 때면 최저시급이 먼저 떠올랐다. 편의점이나 주요소 알바가 연상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뭘 모르는 소리였다. 최저임금 인상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노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이었다. 이에 새해 들어 근로계약서를 다시 쓰는 사업장도 있을 거다. 

2018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최저시급은 7,530원이다. 지난해 6,470원에서 1,000원 이상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폭은 16.4%로, 2001년 8월(16.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2010년 이후 연평균 상승률(8.7%)의 두 배를 기록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임금 인상과 관계없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다. 영세기업들은 인건비 상승에 부담을 느껴 고용을 줄이거나 임금을 동결하는 등의 방법을 찾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일자리 감소의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벌어지는 임금 격차를 느껴야 하는 것 또한 우리 서민들의 몫이다. 언젠가 우리나라 4인 가족의 중위 소득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이는 평균 소득을 몹시 웃도는 금액이었다. 가장 많이 버는 사람과 가장 적게 버는 사람의 차이가 클수록 상대적 박탈감은 서민들 주위를 우울하게 머문다. 

정부는 영세 소상공인의 최저임금을 지원하기 위해 1인당 13만원을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등의 대책을 내놨다. 보다 많은 사업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출처=고용노동부)
정부는 영세 소상공인의 최저임금을 지원하기 위해 1인당 13만 원을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등의 대책을 내놨다. 보다 많은 사업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출처=고용노동부)
 

최저임금 인상은 큰 임금 격차를 줄여 근로자의 사기를 올려주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새 정부가 그리는 큰 그림은, 월급이 오르면 옷을 사거나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고, 이러한 일상의 변화로 소비를 촉진한다면,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원리다. 

하루 6만240원, 한 달 (209시간) 157만3,770원이다. 하루 8시간을 일하고 받을 수 있는 금액이지만, 거의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고 그 이상의 일을 한다. 그 일당이 모여 받은 월급으로 우리는 쌀을 사고, 세금을 내고, 아이들 학비를 내거나 외식을 하는 거다. 근로자들은 이 금액으로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한다. 

역시 돈이 문제다. 영세사업장이나 소상공인에게 최저임금을 맞출 여력이 없으니 말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등의 다채로운 지원과 대기업 역시 납품단가를 올리는 등의 방안으로 부담을 나누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걸림돌이 적지 않다. 부디 이 같은 대안이 보다 많은 사업장에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월급으로 사는 이들에게 임금은 곧 삶이다. 하루 6만240원. 한 달 209시간을 일하고 받는 돈 157만3770원으로 우리는 쌀을 사고, 세금을 내거나 아이들 학비를 지불하거나 외식을 하는 거다. (출처=픽사베이)
월급으로 사는 이들에게 임금은 곧 삶이다. 하루 6만240원. 한 달 209시간을 일하고 받는 돈 157만3,770원으로 우리는 쌀을 사고, 세금을 내거나 아이들 학비를 지불하거나 외식을 하는 거다.(출처=픽사베이)
 

생계를 위해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임금은 곧 삶’이다. 먹고 사는 절박한 현실 앞에선 우리 모두가 겸허해졌으면 한다. 최대 다수의 행복을 위해서다. 정부가 근로자를 위해 지켜주려는 최저임금은 인간다운 삶을 지켜 주는 버팀목이다. 

한 벌의 옷을 사고 한 끼의 외식으로 내수경제 활성화를 보일 수 있다면, 이는 바로 ‘사람 중심 경제’를 이루는 방법의 하나다.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 더 많은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이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대기업의 다각적인 협력이 필요한 때다. 그래서 조금 더 많은 가정의 월급봉투에 정부의 정책이 반영됐으면 좋겠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eypark19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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