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한복을 입은 외국인과 올림픽을 환호하는 국적도 다양한 외국인들에 둘러싸여 있다. 무려 114개국 응원단 2016명과 함께 호흡하며 올림픽 스타디움에 서 있었다. 평창올림픽의 활기찬 함성이 귓가를 울려댄다. 눈을 다시 감았다 뜬다. 상상스타디움으로 나를 만나러 와 준 나와 따뜻한 눈인사를 나눈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I'm waiting for me).”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상상스타디움으로 나를 만나러 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올림픽 개·폐막식장을 가로·세로 각4m로 축소해 만든 상상스타디움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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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올림픽 개·폐막식장을 가로·세로 각 4m로 축소해 만든 상상스타디움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전시돼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
상상스타디움에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실제 모델로 삼아 높이 10cm로 만든 2018개의 피규어(figure) 응원단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작년 9월부터 3개월 동안 국·내외에서 참가자를 모집해 피규어 응원단을 준비했다.
지난 9월말 인사동 모집 이벤트 현장에서 필자도 피규어 모델로 참가했다. 현장 3D 카메라로 전신 촬영을 마친 후 꼭 4개월 여 만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응원하고 있는 내 피규어를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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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개국 2017명의 지원자를 모델로 제작한 피규어 응원단이 상상스타디움을 채우고 있다. |
상상스타디움에 들어서자 2017명의 피규어 응원단이 맞이했다. 처음 보는 광경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키오스크 화면에 피규어 모델 참가 당시 등록했던 이메일을 입력하자 내 사진과 함께 피규어가 서 있는 구역이 표시됐다. 9월 3D 촬영 당시 내 옷차림 그대로 나를 꼭 닮은 피규어가 2016명의 응원단과 함께 평창올림픽을 만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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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당시 등록한 이메일을 키오스크에 입력하자 중앙 화면에 사진과 피규어의 위치가 표시됐다. |
상상스타디움에서는 피규어를 보는 재미 외에도 체험할 수 있는 즐거움이 여럿 있다. 이곳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응원하는 2017개의 피규어 응원단이 있는데 2018번째 마지막 한 명은 바로 상상스타디움을 찾는 관람객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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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가 2018번째 마지막 피규어 응원단이 되어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
키오스크 화면에 사진을 찍으면 상상스타디움의 대형 전광판에 2018번째 응원단이 된 자신의 피규어 합성 사진이 나타난다.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올림픽을 응원하는 2018번째 마지막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다. 이 사진은 이메일로 전송해 보관할 수도 있다.
다채로운 한국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골라 중앙 전광판에서 관람할 수 있고, 각국의 사람들이 보낸 평창동계올림픽 응원 메시지를 확인할 수도 있다. 상상스타디움 중앙에는 동계올림픽 경기종목이 3D 홀로그램 영상으로 나타나 관람객의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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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화면에서 관람을 원하는 한국의 영상을 선택하면 상상스타디움 중앙의 대형 전광판으로 전송돼 나타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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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화면에서 국가를 선택하면 각국의 사람들이 남긴 평창동계올림픽 응원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
상상스타디움 내에 10cm의 피규어로 서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전시장 한 켠에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환한 박승희 선수, 아이돌 그룹 EXO(엑소)와 탤런트 송중기 씨 등을 모델로 제작한 피규어도 만날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한 70대 남성 어르신은 신문에서 오려낸 상상스타디움 기사를 길잡이 삼아 상상스타디움을 방문했다.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상상스타디움이 궁금해 와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평창동계올림픽이 꼭 성공적으로 개최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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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스타디움 한 켠에 전시되어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승희 선수, 정승환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의 피규어. |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김세현 씨는 “아직 유치원생인 어린 아이에게 평창올림픽에 대해 재미있게 잘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왔다.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흥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전시인 것 같다. 피규어도 관람하고 2018번째 응원단으로 참여할 수도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3월 중순까지 상상스타디움의 전시는 이어진다. 피규어 모델이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상상스타디움을 다시 찾을 경우 자신의 피규어를 돌려받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림픽 기간 동안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 ‘나를 기다리고 있어(I'm waiting for me)’라는 기획으로 본 이벤트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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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개국 2017명이 모델로 참가한 피규어 응원단. |
상상스타디움 현장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곳을 다녀간 외국인 피규어 모델이 다수라고 한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10cm 분신을 만나러 상상스타디움을 찾아준 이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돌아가기 전 상상스타디움에 서 있는 나를 다시금 유심히 바라본다. 개·폐회식을 현장에서 관람하지 못하는 나대신 내 피규어가 이곳 상상스타디움에 있어 올림픽의 기분을 한껏 만끽해주니 대리만족하는 기분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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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모델 참가자가 올림픽 시작된 이후 상상스타디움을 찾을 경우, 자신의 피규어를 돌려 받을 수 있다. 올림픽이 끝난 후 상상스타디움을 찾아 필자의 피규어도 찾아올 예정이다. |
내 피규어가 세계의 사람들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을 응원하듯, 세계가 함께 훌쩍 내 곁에 다가와 올림픽을 향해 가고 있는 느낌이다.
상상스타디움에서 세계인들과 평창동계올림픽을 응원하고 있는 내 피규어에 뒤쳐질 순 없다. 이 녀석을 되찾으러 올림픽이 끝난 후 다시 상상스타디움을 방문할 때에는 나 역시도 평창동계올림픽을 직접 눈으로 관람하고 꼭 그 얘기들을 추억으로 간직한 채 돌아오리라.
평창동계올림픽의 추억을 가득 머금고 우리의 이야기가 만날 때까지 조금만 더 다시 기다려주길!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소복하게 담아올 내 이야기를 조금만 기다려주렴.
나를 꼭 닮은 피규어도, 나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추억을 가득 간직한 후 곧 다시 만나길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진윤지 ardentmithr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