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슬로건이다. 101일 동안 전국 17개 도시 7,500명의 성화 봉송주자가 2,018km를 달려 마침내 평창플라자 개막식 행사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평창동계올림픽 빙상경기 전 종목이 열리는 강릉에 도착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하루 앞두고 성화를 맞은 강릉 시내는 온통 축제 분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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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봉송을 환영하는 시민들. |
성화봉송은 이날 오전 9시 12분 경포해변 광장에서 출발해 시내 구간을 돈 후 오후 6시 30분 강릉시청 임영대종각 공원에 도착했다.
필자 역시 이날 봉송 주자로 강릉 성화봉송 4구간(강남주민센터~남부로6)을 직접 뛰었다. 성화봉송을 기다리는 동안 시민들의 기념촬영 요구에 연예인이라도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
남녀노소 없이 길거리에 나와서 성화봉송을 맞는 시민들의 열기 속에서 지금까지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달려온 지난 일들이 떠오르며 감격이 넘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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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봉송 주자로 참가한 필자와 바톤 터치를 한 1998년 미스코리아 미 탤런트 이정민 씨. |
전날 정선에서 출발한 성화를 이어받은 강릉시 성화봉송은 동해 일출과 관동팔경으로 유명한 경포해변에서 이색 성화봉송인 리컴번트 자전거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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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경포해변 프리모 어린이 합창단 성화봉송 기념행사. |
성화봉송 첫 주자는 에릭베어하임·김문숙 부부였다. 이 부부는 녹색교통수단인 리컴번트 자전거로 6대륙을 여행하며 평창동계동계올림픽을 적극 홍보했으며, 강릉시 명예 관광홍보대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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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컴번트 자전거로 진행된 강릉시 첫 이색 성화봉송. |
한편 이날 성화봉송 주자 중 1960년 미국 동계올림픽에 대한민국 최초 여자 선수로 스피트스케이팅에 참가했던 김경회 씨가 있었다. 김 씨는 “58년만에 동계올림픽에 성화봉송 주자로 참가하게 돼 감격스럽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후배들이 대한민국 동계스포츠 발전과 세계동계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 힘차게 달려주길 바란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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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여자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인 김경회 씨. |
선교장과 정동진 바다부채길, 사모정 등은 교통여건과 일정상 봉송단 전체가 움직이기 어려워 일부 소규모 봉송단이 달리는 ‘스파이더 봉송’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릉의 첫 스파이더 성화봉송은 300여 년간 원형이 보존된 사대부 전통 가옥이자 영동 지방 최고의 고택인 선교장(국가민속문화재 5호)에서 진행됐다. 한복을 입은 시민들의 응원 속에 이강백 선교장관장과 IOC위원이 주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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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선교장에서의 성화봉송 퍼포먼스. |
이어진 스파이더 성화봉송은 사모정공원 어머니길에서 조선시대 복장을 한 신사임당(김남희, 47)이 아들 율곡(금태연, 16)의 손을 잡고 성화봉송을 하는 장면으로 연출됐다. 강릉 오죽헌 뒤 사모정공원의 어머니길은 조선시대 신사임당이 아들 이이(율곡)의 손을 잡고 한양으로 떠나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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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선생으로 연출한 강릉 사모정공원 성화봉송. |
강릉의 세 번째 스파이더 성화봉송은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심곡리에 조성돼 있는 바다부채길에서 이뤄졌다. 바다부채길은 2300만 년 전, 지각 변동의 여파로 생겨난 국내 유일의 최장 길이 해안 단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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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바다부채길 임곡항 성화봉송. |
강릉에서의 마지막 스파이더 성화봉송은 강릉의 새로운 명소가 된 ‘월화거리’에서 진행됐다. 이곳에 위치한 월화정은 신라시대 때 잉어가 맺어준 무월랑과 월화낭자의 설화가 전해지는 곳으로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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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 잉어가 맺어준 무월랑과 연화낭자의 사랑 이야기가 설화로 전해지는 월화정 성화봉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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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도심 남대천 위를 가로 지르던 철도의 지하화로 폐철도 구간이 강릉의 새로운 명소가 된 ‘월화거리’. |
30년 만에 찾아온 올림픽 성화를 맞이한 강릉지역 기관과 단체, 시민들은 성화봉송이 이뤄지는 주요 구간에서 막대풍선 등 응원도구를 들고 환호를 하면서 도심이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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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가 축제의 장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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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물달기 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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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 안치식. |
이날 성화가 안치된 강릉시청 임영대종각 광장은 지역문화 축제의 장이 됐다. 강릉예총 청소년 합창단공연, 강릉 건금마을 용물달기 보존회 공연, 강릉 사천 하평답교놀이 공연 등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전야제의 밤이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