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수학 문제는 ‘논술형’이었다. 잘못 보면 국어학습지 같았다. ‘문제를 푸시오’ 라는 교과서에 정성들여 ‘예’라고 쓴 딸아이의 1학년은 순수했고, 집안에 가방을 멘 초등학생이 있다는 건 가슴 뛰는 일이었다.
입학시즌이다. 싱그러운 봄기운을 안은 채 2018 입학식이 다가왔다. 초·중·고의 입학식은 마음가짐과 분위기가 다르다. 대견한 마음과 더불어 엄마의 관심이 절대적인 초등학교 입학과 달리 교복만으로 설레는 중학교와 이제 다 컸구나 싶어도 걱정이 잠재한 고등학교 입학까지 남다른 느낌으로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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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식 풍경.(출처=뉴스1) |
풋풋함을 장착한 2018 새 학년 새 학기는 뭔가 새롭다. 공식적으로 달라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할 때다. 공부가 몹시 좋아서 하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잘 하는 순간이 온다는 걸 안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올해부터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된다. 모든 학년은 아니다.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이렇게 4개 학년에 해당된다. 새로 만든 교과서로 배우는 2015 개정교육과정은 학생 참여 중심의 배우는 즐거움을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입식 교육을 받은 세대로서 바람직한 변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커다란 변화는 이렇다. 초등학교 1~2학년의 한글교육이 강화됐으며, 신규과목 ‘안전한 생활’을 편성해 안전교육이 신설된다. 초등학교 입학의 작은 팁을 보태자면, 인사 잘하고 밥만 잘 먹어도 예쁨받을 수 있다. 너무 완벽한 학업 준비는 아이가 지루할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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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1, 2학년 중 한 학기를 선택해 자유학기를 운영하며, 희망학교에 한해서 자유학년제를 실시한다. 올해부터 한 학년을 통으로 자신의 진료를 탐색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거다. (출처=교육부) |
중학교는 자유학기제를 확대한 ‘자유학년제’를 도입한다. 내년부터 전국 중학교 절반에 가까운 1,500여 곳에서 실시된다. 이에 학교에 따라서 최대 2학기까지 장래 진로를 탐색하는 자유학기 운영이 이뤄진다.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아이들을 지켜봐서 안다. 시험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기꺼이 행복하다. 이제 그 벅찬 시간을 진로를 위한 시간으로 채워야 할 때다. 더 적극적으로 말이다.
올해 중3이 되는 학생들부터 ‘고입 동시 실시’가 진행된다. 자사고/외고/국제고가 후기 일반고와 동시에 입시를 진행한다. 때문에 중3이 되는 학생들은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 지원했다 탈락할 경우 선호도가 떨어지는 일반고나 집에서 먼 고교에 배정될 수 있는 위험부담을 안게 됐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집중과 선택이 필요하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라면 교복 준비를 해야 한다. 교복 가격 안정화를 위해 2015년부터 시행된 ‘교복 주관구매제도’를 통해 조금 저렴한 가격에 교복을 구입할 수 있다. 이는 학교에서 낙찰받은 업체를 통해서 가능하다. 하지만, 의무 사항이 아니기에 중고 교복을 사거나 물려 입을 수도 있다는 점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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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올해부터 소프트웨어(SW) 교육을 1년에 34시간 이상 필수로 받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의미다.(출처=교육부) |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 교육과정’이 의무화된다. 해당 학생은 1년에 34시간 이상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 경쟁적으로 코딩을 정규교육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추고 있는 거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방법을 주입식이 아닌 놀이를 통해 교육하려는 방법이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둔 지금, 교육정책의 실질적 변화라 할 수 있다.
고등학교는 문/이과 공통으로 ‘공통사회’와 ‘공통과학’ 교과가 신설된다. 또한, 일반선택과목과 함께 학생들의 진로에 따른 심화/보충학습과 진로 탐색/체험을 지원하는 ‘진로선택과목’도 개발했다. 공통과목 이수 후 선택과목을 수강하고 진로 선택과목을 3개 이상 이수해야 한다.
이는 대입 중심으로 운영돼 온 고등학교 문/이과 이분화와 수능과목 중심의 지식편식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꿈을 위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생긴다면, 아이들에게 정말 흥미로운 수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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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는 문/이과 공통으로 ‘공통사회’와 ‘공통과학’ 과목과 진로 탐색/체험을 지원하는 ‘진로선택과목’이 신설된다. 이는 대입 중심으로 운영돼 온 고등학교 문/이과 이분화와 수능과목 중심의 지식편식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 마련됐다.(출처=교육부) |
경찰이 입학 시즌을 맞아 특별 단속을 실시한다. 물론 대학교 얘기다. 폭행, 음주강요 등 대학가에서 발생하는 신입생 환영회의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대학 생활의 적극적인 시작은 MT부터다. 경찰청은 신입생 예비교육(OT)이나 수련모임(MT) 등이 집중되는 내달 31일까지 ‘신학기 선후배 간 폭행·강요 집중신고기간’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신입생 환영회의 음주문화에 대한 단속은 교육부에서도 이뤄진다. 교육부는 대학 내 학생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대학생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달 19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현장 안전점검을 시행한다. 범부처의 가열찬 단속이 진행됐으니, 당당하게 거절하는 법을 익히자. 술을 거절하는 건 그 어디에서도 죄가 아니다.
입학이 아니어도 매년 3월 2일은 그랬다. 새 학년에 새 반, 새 선생님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로 작게 가슴 설렌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일 거다. 빳빳한 교과서 첫 장을 넘길 때의 참신한 각오를 기억한다. 딱 그런 시작만 같기를, 그럼 반은 성공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