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망똘망한 눈에 까만 털, 세계 최초 유기견 ‘퍼스트 독(dog)’ 토리를 아시나요? 남양주의 한 폐가에서 짧은 목줄에 묶인 채 썩은 잔반을 먹고 살던 유기 견 토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입양되어 당당히 청와대에 입성하여 문토리로써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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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동물보호단체 ‘케어’ 관계자들로부터 유기견 ‘토리’를 입양받고 있다.(출처=뉴스1) |
토리의 견생역전 스토리는 단순히 대통령의 유기견 입양이라는 이슈를 넘어 문재인 정부의 애견정책을 알리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국내 1천만 애견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더욱이 대선 당시 내세운 5가지 반려동물 정책 공약은 애견인들은 물론이고 동물협회에서도 많은 환영을 받았는데요. 그 공약은 ▲ 동물의료협동조합 등 민간동물주치의 사업 활성화 지원 ▲ 반려견 놀이터 확대 ▲ 반려동물 행동교육 전문인력 육성 및 지원센터 건립 ▲ 유기동물 재입양 활성화 추진 ▲ 길 고양이 급식소 및 중성화 사업 확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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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줄 없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강아지들. |
하지만 이러한 공약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기는 어려웠습니다. 최근 반려견과 관련한 펫티켓 논란과 애견 사고가 발생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웃에 대한 시선이 좋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안그래도 22일부터는 동물 학대 처벌과 반려동물 관리 강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과 동법 시행령·시행규칙이 시행되는데요.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이 기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최대 징역 2년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강화됐습니다. 아울러 반려동물 관리도 한층 강화됐는데요. 동물 유기 과태료가 현 최대 100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 늘어나고 동물 미등록 적발 시 과태료 20만 원, 3회 이상 상습 적발 땐 60만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을 때의 과태료도 1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저도 5년 째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애견인으로써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민들과 키우지 않는 국민들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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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반려견 놀이터. |
정부의 반려동물 정책 중 현재 가장 애견인들에게 피부로 와 닿는 ‘반려견 놀이터 확대 사업’을 취재해 봤습니다. 서울에는 어린이대공원, 보라매공원, 월드컵공원에 반려견 놀이터가 운영 중이며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최근에는 도봉구에 ‘개 편한 세상’이라는 반려견 놀이터가 개장했습니다. 애견인들의 핫 플레이스인 도봉구 개 편한 세상 놀이터를 제 반려견 콩이(슈나우저, 5살)와 함께 찾아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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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민들이 이용 중인 반려견 놀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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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는 올드 잉글리시 쉽독. |
지난 6일 재개장을 한 이 애견 놀이터는 하루 평균 150마리, 주말에는 200마리 이상의 개가 방문하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소독을 하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 중인 이 놀이터는 반려견 등록 인식표가 있는 개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체고 40cm를 기준으로 형님견과 아우견 놀이터로 분리되어 입장합니다. 펜스 안에 펼쳐진 잔디 밭에서 맹견을 제외한 모든 강아지는 목줄과 입마개를 풀고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습니다. 놀이터 안에는 반려견들이 물을 마실 수 있는 곳과, 애견 놀이기구,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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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등록 인식표 확인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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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전 키 측정. |
부천에서 도봉구까지 반려견과 함께 애견 놀이터를 찾아온 이대웅 씨는 “요즘은 강아지와 산책 나갈 때 목줄은 물론 펫티켓을 지키고자 노력 하는데도 주민들의 시선이 따가워서 조금 멀어도 애견 놀이터를 찾아왔다.”라며 “저는 물론이고 강아지도 목줄 없이 행복하게 뛰는 모습을 보니 너무 만족스럽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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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놀이 공간이 있는 반려견 놀이터. |
도봉동에 거주 중인 정소연 씨는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집안에서만 키우다 보니 사회성이 부족해 밖에 나가면 지나다니는 개는 물론이고 사람에게도 짖어 산책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도봉동으로 이사를 오며 애견 놀이터를 매일 방문했더니 다른 강아지들과 놀며 사회성이 생겨서인지 이제 짖는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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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동 거주 중인 두 비글. |
도봉구의 애견 놀이터는 비 애견인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나온 창동의 배재환 씨는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 나오면 혹시나 강아지들이 아이들에게 달려들까 항상 걱정이 많았는데, 애견놀이터가 생겨 강아지들과 분리되니 오히려 안전해졌다.”라며 긍정적인 소감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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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기 위한 반려견 놀이터 규칙. |
직접 방문해 본 애견 놀이터는 애견인과 비 애견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최근 도봉구와 강동구 등에서는 반려견 행동교정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정에서 반려견을 키울 때 필요한 기초 교육과 짖는 행위, 배변 장애 등 애견의 행동교정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반려동물 정책에 기반한 이러한 프로그램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좋은 반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봄 기운이 완연해진 이번 주말, 가까운 반려견 놀이터에서 우리 가족, 반려견과 신나게 뛰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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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행동교정프로그램. |
* 반려동물 등록제란? 반려동물을 소유한 사람은 전국 시, 군, 구청에서 자신의 반려동물을 등록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 유기견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 보호자에게 신속히 돌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2014년 1월 1일 이후 3개월 이상의 반려견에게는 필수입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희진 heeejin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