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리우환경회의 권고로 ‘세계 물의 날 준수 결의안’을 채택한 UN은 다음 해에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땠을까? 우리는 UN보다 앞서 1990년부터 7월 1일을 ‘물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UN의 동참 요청에 따라 1995년부터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하고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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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 물의 날 주제는 ‘물의 미래, 자연에서 찾다’이다.(출처=K-water) |
유네스코의 ‘물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20%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며 약 26억 명은 하수처리 시설없이 물을 받아 사용하여 버려지는 물이 30~40% 라고 했다. 사람이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물이 1인당 7.5~15ℓ라고 하지만 전 세계 인구의 1/3이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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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인당 하루 수돗물 사용량은 평균 287ℓ, 그 중 마시는 물의 양은 1.5~2ℓ 정도라고 한다. |
지난 달 28일 환경부가 발표한 상수도 통계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하루 수돗물 사용량은 평균 287ℓ라고 한다. 꽤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는데 그럼 과연 필자는 몇 리터의 물을 사용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주일간 필자가 사용한 물의 양을 측정해 봤다. 1주일간 총 사용량 1,691ℓ, 하루 평균 수도 사용량 241.571428ℓ이고 그 밖에 하루 평균 마신 물의 양은 약 7.2컵, 한 컵당 250ml로 리터로 환산하면 1.8ℓ정도였다. 그렇다면 필자의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약 243ℓ정도 되는 것이다.
지구는 75%가 물이지만 대부분은 바닷물로, 그 중 사람이 바로 마실 수 있는 물은 3%도 되지 않는다. 바닷물 1ℓ를 정화시키기 위해선 깨끗한 물 355ℓ가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현재 대부분의 식수나 생활수는 여러 정화단계를 거쳐 사람들에게 공급되는데 깨끗한 물을 바로 공급받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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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국 상수도 보급률은 98.5%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높은 편이다.(출처=K-water) |
우리나라는 전국 상수도 보급률이 98.5%로 호주 99.7%, 독일 99.3%의 뒤를 이어 전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체 수자원 총량의 26%만 이용된다.
계절과 지역에 따라 강우량의 차이로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물 부족 국가’ 이기 보단 ‘물 스트레스 국가’이다. 때문에 세월이 흘러 언젠가 우리도 ‘물 부족 국가’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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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 국가로 물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그외 여러가지 문제점이 거론되고 있다.(출처=K-water) |
그런데 물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꼭 공급 부족만은 아니다. 기존 수돗물 관리시스템의 비효율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같은 대단위 수도 사업자를 제외하고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대부분 상수도 시설은 용수 공급망과 관리 데이터 기반 구축이 약한 편이다.
그 예로 현재 수요자의 물소비량에 대한 검침은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결과는 전월 검침정보를 기준으로 통보된다. 물 사용량의 실시간 검침이 이뤄지지 않으니 수요와 공급의 실시간 데이터 확보와 활용이 어렵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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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점으로 가까울수록 물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5점이다.(출처=K-water) |
국토교통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워터 그리드’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물의 생산과 소비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부족한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물 관리시스템이다. 스마트 수도계량기, 물 정보 서비스앱, 지능형 통합관리 소프트웨어 등 첨단ICT를 통해 실시간으로 물 사용을 예측하여 물 공급에 필요한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우리가 아직은 물 부족으로 고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프리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 중에는 이미 물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경제 발전으로 수질오염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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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변기 수조통에 1.5ℓ 패트병에 물을 가득 담아 넣어 놓으면 절수에 효과가 있다. |
이런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려면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 필자가 현재 실천하고 있는 일을 우선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변기 수조에 물을 채운 패트병 넣기. 4인 가족이 화장실 양변기 물로 하루 255ℓ 사용한다고 한다. 이정도 양은 필자가 하루 평균 사용하는 물보다 많은데 가정에서 쓰는 하루 생활용수가 27%인 점을 감안하면 많은 양의 물이 버려지는 것이다.
기존 변기 물을 한 번 내릴 때마다 소비되는 물이 13ℓ로 변기 수조에 1.5ℓ패트병을 넣어 놓으면 4인 가족 하루 약 129~137ℓ의 물을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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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를 할 때 통에 물을 담아 그릇을 씻으면 물 절약에 도움이 된다. |
둘째, 설거지통 사용하기. 물을 틀어 놓은 상태에서 설거지를 하면 약 100ℓ의 물이 소비된다. 반면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 놓고 하면 20ℓ의 물로 설거지를 할 수 있으며 약 60% 이상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셋째, 양치질 할 때 양치컵 사용하기. 3분 동안 양치질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물을 틀어 놓고 양치질하면 버려지는 물이 36ℓ다. 이를 4인 가족으로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번 계산하면 1인당 하루 108ℓ, 4인은 432ℓ, 한달이면 12.96t이 된다. 그러나 컵에 물을 받아 양치질하면 한 번 양치질 할 때마다 0.6ℓ의 물만 사용하게 된다.
아주 기본적이고 별거 아닌 것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필자는 이 작은 일들이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나라가 ‘물 스트레스 국가’에서 ‘물 행복 국가’로 변화될 수 있기를 바라며 여러분도 오늘부터 이 작은 일 한 번 시작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