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좋아하는 드라마가 있어요. 감우성, 김선아 주연의 ‘키스 먼저 할까요?’ 입니다. 19금 드라마라고만 하기엔 너무나 섬세한 무언가가 있는 드라마라 요즘 애청하고 있습니다.
슬프게도 극중 손무한은 말기 암 환자로 등장하죠. ‘오늘만 살자’라는 그의 팔뚝에 새겨진 문구를 보며 어쩌면 저는 마음의 위안을 받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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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정신건강센터 앞 설치미술 작품. |
당신의 오늘, 안녕하십니까… 대체 그 ‘안녕’은 무엇일까요? 다만 신체적인 부분이 안녕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더 있는 존재이니까요.
제가 드라마를 보며 느꼈던 위안, 그것도 안녕입니다. 내 마음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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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단련만큼 중요한 마음 수련. |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이 영어 문장, 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 나옵니다.^^ 우리는 과연 건강한 신체에 걸맞은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요즘 제가 참 많이 생각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현대에 들어 정신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실제로 주변에서도 혹은 제 자신에게도 정신 건강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표출하는 것이 보입니다.
우울증, 중독증, 강박증, 공황장애 등등… 요즘에는 연예인들조차 TV에 나와 자신의 정신 질환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며, 그로 인해 정신보건/건강에 대한 관심이 정말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정신건강 분야가 포함돼 더욱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이 국립정신건강센터를 다녀왔습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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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곡역 1번 출구에서 내리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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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규모의 센터 외관. |
정신 건강에 대한 이러한 관심과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지만, 6.25 전쟁 이후 국민정신 보건을 위해 1962년에 서울정신병원이 등장하면서부터 우리나라의 정신 건강 역사는 시작된다고 합니다.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현재 국립정신건강센터로 변화하기까지 5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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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정신건강센터 바라보기. |
7호선 중곡역 1번 출구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국립정신건강센터(www.ncmh.go.kr)의 외관입니다. 2016년 3월 새로운 이름과 모습으로 돌아온 이 센터는 기존에 정신병원이 가지고 있는 외적/내적 고정관념/편견이나 잘못된 인식에서 탈피를 하고 지역민, 더 나아가 전 국민의 마음 주치의 역할을 하기 위해 재탄생됐습니다.
접근성도 정말 좋고, 무엇보다도 지하 주차장이나 강당 공간을 개방하는 등 다양한 지역사회 연계 활동과 프로그램을 운영, 이제는 정신병원이 들어서는 걸 반대했던 지역주민들도 센터를 적극 활용하고,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첨단 시설로, 마음을 치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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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외래 센터, 최첨단 시설. |
쾌적한 내부. 흡사 일반 대형종합병원과 같은 내부 인테리어를 좀 봐주세요. 제가 병원 관계자가 아님에도 정말 자랑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공공의료 수준이 이 정도라니… 외국에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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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병동. |
2016년 3월 재개원하여, 이제 3년 차 운영 중인 이곳. 공동시설이나 로비뿐 아니라, 입원실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정신건강센터에는 1인실, 4인실이 있어,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방형 병동 31병동을 둘러봤는데요. 색상도 따뜻하게 예쁘고, 무척이나 청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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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실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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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형 베드, 개인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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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호스 길이. |
또한, 각 시설은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와 개선사항이 접목되어 있었습니다. 낙상 사고 방지를 위한 낮은 침대, 또한 전망이 좋은 병실마다 통유리로 되어있어 블라인드를 설치했는데, 이 블라인드는 손잡이 끈 없이 전자동으로 작동됩니다. 화장실 샤워기도 호스가 짧아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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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감, 전망 좋은 병실. |
호텔같은 입원실을 구경하고, 전망을 바라봤더니 눈이 시원해집니다. 이곳에서 치료 잘 받고, 다시 저 창밖의 마을로 돌아갈 생각을 하는 분들, 재활까지 프로그램으로 만날 수 있으니, 이제는 정신 건강 문제는 원스톱으로 이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는 어느 누구에게도 항상 열려 있습니다.
미리미리 나의 정신을 보살피자, 명상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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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와 명상 전문의 선생님 강의. |
정신 보건 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미리미리 나의 정신을 보살필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해 주십니다. 역시 만병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한 거겠죠.
이번에 저는 마음챙김 명상을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건포도 명상법, 그리고 걷기 명상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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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포도 명상법. |
그동안은 명상이라고 하면 조금 어렵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먼저 체험하게 된 건포도 명상법은 건포도에 마음을 집중시키고, 그 자체를 다양한 감각을 통해 느껴보면서 잡념이 끼어들더라도 멈추고 다시금 감각에 집중하게끔 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집니다. 처음이다 보니, 금방 잡생각이 나고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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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바라보기, 그대로 보기. |
눈을 감았다 뜨고 건포도 자세히 보기, 다양하게 만져보기, 건포도를 입안에 넣고 혀를 통해 느껴보기, 이로 살짝 씹어보며 느낌 느껴보기, 맛보기.
건포도 한 알을 가지고도 다양한 감각을 통해 느껴볼 수 있다는 것. 빵에 들어 있는 건포도를 느껴볼 새도 없이 그냥 삼켜내기에 급급했던 게 떠올랐습니다.
잠깐 체험을 해본 명상 시간이었습니다만, 건강한 마음을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명상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미디어에 과다 노출된 아이들에게 명상 연습을 통해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가 딸아이에게 살짝 다가가 건포도 명상을 해보자 제안했더니, 반갑게 좋다고 해줬습니다.
소중한 나의 정신건강, 가까이에서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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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게 준비된 주간 프로그램. |
이번 국립정신건강센터 현장취재를 다녀오면서 제일 좋았던 점은 정신 건강을 위해 명상을 체험해 볼 수 있었고, 또한 전국 각지에 300여 개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다는 걸 알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강원도에도 원주, 횡성, 평창 등 인접 지역에 위치한 센터가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겠구나 싶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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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 실현. |
그렇습니다. 결국에 우리는 혼자가 아니랍니다. 필요하신 모든 분들에게 열려있는 국립정신건강센터, 꼭꼭 마음 속에 저장해 주세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윤철 deuxist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