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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새 옷을 장만하다!

26일 발의 개헌안, 20~22일 생중계 발표 내용 꼼꼼히 살펴보니

2018.03.26 정책기자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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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헌법 전문 앞부분>

悠久한 歷史와 傳統에 빛나는 우리 大韓國民은 3·1運動으로 建立된 大韓民國臨時政府의 法統과 不義에 抗拒한 4·19民主理念을 계승하고···

<문재인 정부 개헌안 전문 앞부분>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혁명,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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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민주화운동 이념이 개헌안에 포함됐다.(출처=청와대 페이스북)
 

위와 아래의 헌법 전문. 바로 차이가 느껴진다. 아래의 개헌안은 한자가 한글화돼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됐고 4·19민주이념이 4·19혁명으로,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이 전문에 추가됐다. 3월 26일 발의된 개헌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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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3월 20일~22일, 3일간 대통령 개헌안을 분야별로 공개했다. 사진은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출처=KTV)
 

개헌안 발의에 앞서 청와대는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을 분야별로 나눠 설명한 후, 22일에 대통령 개헌안 전문을 공개했다. 개헌안 설명은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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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대통령 개헌안 3차 발표를 하고 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출처=KTV)
 

30대까지의 젊은 청년들에겐 ‘개헌’ 이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할 것이다. 현행 헌법은 1987년에 공포되고 1988년에 시행된,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만들어진 체계다. 그 후에 여러 번 대통령과 정권이 교체되고 휴대전화 사용,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스마트폰 대중화, SNS의 여론 형성 기능,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 등 가히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할 정도의 대변혁들이 일어났음에도 우리나라의 헌법은 지금까지 ‘낡은 옷’ 을 입고 있었다.

현행 헌법은 6월 항쟁으로 말미암아 여야의 합의, 국민투표로 탄생된 ‘안정적이고 정통성 있는’ 체계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의 다양한 가치들을 반영하고 현대화시키는 데 그릇이 다소 작아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헌은 작년 여러 대선후보들의 공약이었고 문재인 대통령 또한 대선 공약(개헌 및 지방선거와 같은 날 국민투표 실시)을 지키기 위해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즉흥적으로 판단된 사안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 “국회의 합의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개헌 준비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구성돼 사회 각계각층의 개헌 관련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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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헌법자문특위는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개헌안을 도출했다.(출처=국민헌법 누리집)
 

실제로 국민헌법자문특위는 ‘국민헌법(https://www.constitution.go.kr/main/)’ 누리집을 개설, 국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다. 2월 19일부터 3월 9일간, 국민헌법 누리집에 방문한 국민의 수는 무려 52만여 명에 달하고, ‘주목받는 안건’에는 약 51만 건의 찬반의견이 표시됐고 댓글도 약 5만 건이 달렸다고 한다.

‘내가 제안하는 안건’도 37,000여 건, ‘자료 올리기’는 1,000여 건, ‘문자 보내기’는 2,500여 건으로 집계됐다. 필자도 국민헌법 누리집 서비스가 시작된 직후, 동물권과 관련하여 자료를 올리고 댓글을 단 바 있다. 그리고 이번 개헌안에는 동물보호에 대해 국가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신설됐다. 물론, 필자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제안을 했겠지만 국민들의 의견이 존중된듯해 무척 뿌듯했다. 

자, 그러면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어떤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필자도 3일에 걸쳐 생방송으로 조국 민정수석의 설명을 들었는데 ‘헌법’ 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또박또박, 명료하게 알려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 3월 20일 – 헌법 전문과 기본권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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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 주체가 확대되고 노동자의 권리가 강화된다.(출처=청와대 페이스북)


3월 20일 발표된 헌법 전문과 기본권 개정 관련 내용은 진전된 부분이 많았다. 헌법 전문에 4·19혁명과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작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방명록에도 ‘가슴에 새겨온 역사 헌법에 새겨 계승하겠습니다’ 라고 적은 바 있듯, 민주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보여줬던 역사적 사건들이 헌법 전문에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기본권 주체가 확대된 점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문호를 활짝 연, 개방된 사회다. 외국인 200만 명 시대를 맞이했음에도 천부인권적 성격의 기본권에 대해서는 현행 헌법이 주체를 확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국민’에서 ‘사람’으로 그 주체가 확대됐다.

노동을 중시하는 가치도 이번 개헌안에 스며들었다.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 양극화 해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근로’라는 용어는 ‘노동’으로 수정되고 국가는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수준의 임금’이 지급되도록 노력할 의무를 추가했다. 뿐만 아니라, 고용안정 및 요즘 ‘워라밸’로 대표되는 일과 생활의 균형에 관한 적절한 정책들을 시행할 의무까지도 부여했다.

노동의 가치를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이 개헌안에 배어 있다고 생각되며, 국가의 가장 상위법인 헌법에 이러한 내용이 명시되면 앞으로 이뤄질 입법 또는 법률안 개정에서 위의 가치들이 잘 반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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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권, 정보기본권을 신설하여 국가의 의무를 강조했다.(출처=청와대 페이스북)
 

몇몇 기본권들은 신설된다. 헌법에 ‘생명권’이 신설된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각종 화재 참사, 이유 없이 자행되는 살인사건 등을 겪으며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 근원적인 고민을 거듭해 왔다. 이제는 국가가 국민들이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만 한다.

정보기본권, 차별 개선, 주거권 및 국민의 건강권, 군인 인권보장 조항 신설 등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다양한 기본권들이 개헌안에 반영됐다.

국민주권성도 크게 강화된다.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와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는 국민발안제도 헌법에 명시된다. 이렇게 직접민주제가 대폭 확대되면 국민들의 주권성이 존중받게될 뿐만 아니라, 국민투표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좀 더 성실한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감시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국민소환제는 많은 국민들이 원하던 것이기도 했다.

# 3월 21일 – 지방분권과 경제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 체제!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가 처해 있는 냉혹한 현실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대부분의 것들이 집중되면서 지역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문 대통령도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국가발전의 가치이자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과 협력 속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최고의 국가발전 전략”이라면서 지방분권 강화를 다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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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 지방정부에 다양한 권한과 자율권이 보장된다.(출처=청와대 페이스북)
 

드디어 지방분권과 관련된 내용이 대통령 개헌안에 담기게 됐다.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 라는 조항을 추가키로 한 것이다. 헌법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면 앞서 살펴봤듯이 정부 정책이나 국회 입법과정에서 지침서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표현하여 중앙과 지방은 독자적 수평 관계임을 천명하고, 국가법령 때문에 지방정부의 특색있는 사업들이 퇴색되지 않도록 자치행정권과 자치입법권을 강화키로 했다. 특히, 자치입법권은 ‘법령의 범위 안에서’를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로 수정하여 자율성을 독자성을 높이기로 했다.

경제 부문에서는 ‘토지공개념’이 주목된다. 토지에 대한 투기, 이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토지공개념의 내용을 헌법에 명시키로 했다.

이밖에도 ‘경제민주화’ 항목에 ‘상생’을 추가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소상공인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규정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 3월 22일 – 선거제도, 정부형태, 사법, 헌법재판제도

이번 개정안에는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조항이 포함된다. 현행법상 만 18세는 취업, 결혼, 병역, 납세 등 다양한 권리와 의무를 가질 수 있는 나이다. 투표는 국민이 국가에게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주권자적 행위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개정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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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강력한 권한으로 지적을 받아온 특별사면권. 개헌안에는 대통령이 특별사면권을 행사할 경우, 반드시 사면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규정했다.(출처=KTV)
 

그리고 대통령의 권력 분산. 우리는 제왕적 대통령 중심제로 인해 적잖은 고통을 겪어왔다. 이번 개헌안에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각종 권한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뤄졌다. 먼저, 대통령의 ‘국가원수’ 지위가 삭제되고 강력한 권한으로 인식된 ‘특별사면’을 행사할 때, 반드시 사면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규정을 두었다.

국무총리의 권한도 강화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라는 문구를 없애 실질적으로 행정부를 관할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법률안을 발의할 때, 지금은 국회와 상관없이 낼 수 있지만 개헌안에는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만 제출할 수 있도록, 국회의 권한이 강화된다.

그리고 4년 1차 연임제. 지금의 국민 여론은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형태보다 ‘대통령제’를 더욱 선호하고 있다. 이번 개헌은 문재인 대통령에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권력의 연장 등과 같은 잣대로 바라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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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TV, SNS 등 다양한 루트로 국민들에게 개헌안을 알렸다.(출처=페이스북)
 

3월 22일, 조국 민정수석은 마무리 발언에서 “대통령 4년 1차 연임제가 지금 채택되면 4년 후부터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함께 치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과 지방정부가 함께 출범하고 총선이 중간평가 역할을 하게 된다. 대통령 임기 중 치르는 전국선거를 3번에서 2번으로 줄여 국력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피력하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필자는 이번 개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대다수의 뜻이 반영된 개헌’, ‘헌법은 우리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내 살갗에 닿는 중요하고도 실질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전자의 항목은 국민헌법자문특위의 전방위적 활동과 각종 여론조사, 누리집에 반영된 많은 국민들의 생각으로 갈음할 수 있다고 본다. 후자의 항목은,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설문 조사 결과 개헌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가 64.3%로 집계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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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이 바뀌면 우리의 삶이 바뀝니다!(출처=청와대 페이스북)
 

다만, 국회 내에서의 원만한 협상 및 행정부가 국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 설명을 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국회는 대통령 개헌안을 60일 이내인 5월 24일까지 표결해야 한다.

이번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2/3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만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국민들이 국민투표로 개헌안에 대한 생각을 오롯이 밝힐 수 있는 ‘아름다운 기회’를 꼭 만들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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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자단|전형wjsgud2@naver.com
제 17-18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전 형입니다. 외교, 통일, 그리고 박사과정 분야인 한국어교육에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유익한 정책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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