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느 한적한 카페. 은은한 커피향과 달리 수심 가득한 세 명이 모여 있다. 스팀다리미로도 펴지지 않을 구겨진 표정이라, 도저히 인물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이들은 각각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A), 5살과 초등학교 5학년(B), 고등학교 3학년(C) 자녀를 둔 친구사이다. 대화 내용은 재구성했으며 편의상 A, B, C 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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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한적한 까페에 고민 한스푼과 걱정 한스푼을 들고 만났다. |
3월 정신없는 신학기를 보낸 주말 오후, 이들이 모였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 대화에 필자도 동참했다. 만나기 전부터 필자는 교육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사이트가 떠올랐다. 지난 3월 19일 교육부에서 개통한 ‘교육지원 한눈에’다.
A: 입학, 신학기, 한 달 사이에 팍 늙은 거 같지 않아? 게다가 요즘 사춘기는 왜 이리 빠른 거니? 무조건 불만인데다 말도 잘 안 해.
C: 말마라. 우리 애는 당장 대학입시가 코앞인데 학교 가기 싫다지 않나, 도대체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A: 그래도 다 키웠네. 넌 대학 보내고 나면 한시름 놓잖아.
C: 요즘은 평생교육인데 뭐. 대학입시도 어떨지 모르지만 그 이후로 끝나겠니?
B: 난 엊그제 둘째 어린이집 보냈는데, 너희들 하는 말 들으니 깜깜하다.
C: 교육 지원 사업은 많다는 데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 게다가 기간이나 대상여부도 일일이 찾아야 해서 번거로워.
B: 하나하나 찾는다고? 아이고 차라리 포기하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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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에서 본 교육지원 한눈에 사이트 첫 화면. |
A: 왜 포기를 해~ 내가 그래서 꿀 정보 가져왔잖아.
B: 응? 뭔데?
A: 얼마 전, 교육부에서 생긴 사이트인데, 맞춤형 지원통합서비스야. ‘교육지원 한눈에 (http://eduone.moe.go.kr/)’ 라는 곳이지.
C: 그런 사이트가 있어? 지금 핸드폰에서 들어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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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지원 한눈에 사이트’ 사용법. ① 필수사항 → ② 선택사항 → ③ 검색.(출처=교육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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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본인의 여건과 환경에 해당되는 복지사업의 지원 내용, 지원 금액, 선정대상 및 신청 시기 등 안내 ⑤ ♡버튼을 눌러 ‘찜 목록’에 등록하면 신청 시기에 맞춰 문자 알림서비스 제공.(출처=교육부) |
A: 여기서는 신분, 가구상황, 소득수준 등 교육지원 혜택 정보를 검색하고 찜해놓을 수 있어.
C: 어머, 대상별로 나와 있어서 바로 검색이 가능하네.
B: 네가 헷갈린다는 중위소득 환산표도 나와 있는데.
A: 그렇지. 나도 학업중단 숙려제나 한·일 중고생 교류 같은 사업이 있는 줄 여기서 알았어.
B: 우리 애는 과학에 관심이 많은데 여기 사다리프로젝트가 눈에 띄네.
C: 더 편하게 바로 눌러서 연결되면 좋겠는 걸~
A: 그렇지 않아도 신청기간 중인 사업은 신청기관 바로가기 버튼으로 즉시 접속되고, 앞으로 원스톱 신청기능을 운영할 계획이래.
B: 나 같이 깜빡거리는 사람은 돌아서면 잊어버리는데 어쩌지.
A: 그것 또한 ‘찜하기’를 선택하고 알림서비스를 신청하면, 시기에 맞춰 문자 메일 등으로 안내할 예정이래. 또한 앞으로는 관계부처, 시·도교육청과 지자체 교육관련 프로그램 정보까지 안내를 확대한다고 하더라.
B: 오 좋다~ 우리 애 같은 반 친구 중에 다문화가정이 있는데 알려줘야겠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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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8솔로봇 화면.(출처=한국 청소년 상담복지개발원) |
A: 너희가 좋아하는 거 보니까 또 다른 정보가 생각났어. 다들 애들과 대화 잘하고 있어?
B: 뭐 나야, 아직 애들이 어리니까.
C: 그거 잠시라니까. 이젠 눈도 안 마주쳐. 뭔가 속상한 얼굴로 방에 들어가는데 컴퓨터만 보고 있으니까 나도 화가 나지. 자꾸 살피면 간섭하고 잔소리 하는 걸로 알지.
B: 그 나이에 고민이 있는 게 당연하지. 우리 때도 많았는데 지금이야 오죽하겠어.
A: 게다가 새 학교, 새 반 적응하기 쉽겠어? 그걸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는 게 부모 마음이잖아.
C: 그래도 넌 아이들이랑 이야기 잘하잖아.
A: 그런 편이지만 고민을 다 말하진 않겠지. 엄마한테 걱정 끼치기 싫어 할 수도 있고.
C: 그렇다고 상담받기는 어렵지 않아? 비용도 만만찮고 애도 괜히 어색해할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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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봇에서는 캐릭터를 선정할 수 있어 친근감이 든다.(출처=한국청소년 상담복지개발원) |
A: 그래서 난 애들한테 이 사이트를 알려줬어. ‘솔로봇(http://cyber1388.kr)’이라는 곳이거든.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서 작년 11월에 만든 프로그램인데 챗봇 기술을 적용해 사이버상담을 하는 곳이야. 캐릭터와 이름을 정해서 바로 옆에서 상담해주는 것 같더라. 서로 얼굴이나 목소리가 공개되지 않아 조금 더 편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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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과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아이들이라 집에서도 종종 본다. |
C: 그런데 애들이 정작 사이버상담을 하게 될까?
A: 그냥 누군가에게 바로 털어놓기보다 낫겠지. 걱정만 한다고 해결이 되겠어? 24시간 언제든 주제를 나눠놓고 애니메이션을 보며 들어가니까 아무래도 부담이 적을 거야. 우리 애는 처음에는 가만히 보더니 은근히 흥미를 갖던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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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자세한 상담을 하고 싶으면 시청 후 자세히 쓸 수 있다. (출처=한국청소년 상담복지개발원) |
C: 애니메이션 내용보다 상세하게 상담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해?
A: 추가적으로 궁금한 경우에는 게시판 상담에 글을 남기면 전문상담자가 1:1로 답변을 해주거든. 그걸 이용하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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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도 알려준 사이트를 곰곰히 보고 있다. |
B: 그래? 그렇다면 한 번 알려줘야겠다. 울 큰 애도 5학년인데 슬슬 혼자 있으려고 하는 눈치가 보여.
C: 좋은걸. 괜히 너무 고민하다가 주름살만 늘면 좋을 거 뭐 있니? 우리 천천히 애들 반걸음 앞에서 가자. 오늘 정보도 고마운데 커피는 내가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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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네 편이고 다 잘될거라고 말해줄게라는 글귀를 읽는 아이. 옆에 있는 부모마음까지 읽어주길 소망했다. |
힘내야 할 봄이다. 뿌연 하늘만큼 자녀 교육 또한 마냥 맑을 수 없다. 간섭하지 말고 실질적인 정보로 나름대로 환경을 마련해주자. 그런 고민 속 이런 사이트는 반가웠다. 한 발짝 떨어져 함께 기다려준다면 표현은 못해도 아이들 역시 부모 마음을 알고 있을 거다. 들어올 때에 비해 한결 밝아진 마음으로 셋은 자리를 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