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지요. 기업 중에도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그런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사회적기업입니다.
사회적기업은 흔히 ‘가치를 파는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최근에 2018년 제2차 사회적기업 인증 공고가 나기도 했는데요. 이로써 2018년 현재 대한민국 사회적기업은 1937개가 됐습니다.
물건 뿐만 아니라 가치까지 판매해야 해선지,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했을까 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2018년 현재의 사회적기업들, 과연 어떤 가치를 담고 있을까요? 정책기자단이 찾아가봤습니다.<편집자주>
요즘 MBC ‘나 혼자 산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아마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 사는 연예인의 생활이 공감을 사기 때문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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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키친7’ 매장 입구. |
이따금씩 ‘나 혼자 산다’ 방송 중 연예인들이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혼자 살아도 식사는 잘 챙기자’는 문화가 퍼져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회사가 최근 사회적기업에 선정됐다. 바로 트리플제이앤파트너스다.
트리플제이앤파트너스는 ‘라운드키친7’이라는 가정식 반찬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방식이 좀 특별하다. 바로 조리법을 ‘공개 수배’ 한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조리법을 다른 사람에게 받아서 그 요리법대로 음식을 제조해서 판다.
그리고 판매로 생긴 수익 중 일부를 러닝 로열티 형식으로 조리법을 제공한 사람에게 지급한다. 특히 이 회사가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이유는 조리법을 미혼모,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으로부터 받기 때문이다. ‘착한 기업’ 라운드키친7 대표를 맡고 있는 박준형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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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대표와의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
Q. 인터뷰 전에 라운드키친7에 대해 알아보던 중 박 대표가 IT 기업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떻게 반찬쇼핑몰을 차릴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A. 사실 반찬쇼핑몰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원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놓고 그 모델에 맞는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 모델은 오픈 이노베이션(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버클리대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에 제시한 개념이다. 출처=한경 경제용어사전) 같은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에 ‘일반인이 참가하는 부분이 없을까?’ 라는 고민 끝에 반찬쇼핑몰을 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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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라운드키친7의 매장 내부. |
Q. 사회적기업으로 선정이 됐는데, 박 대표가 생각하는 사회적기업은 어떤 것인가?
A. 사전적 정의는 취약계층에게 사회적 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비영리와 영리기업 중간의 기업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사회적기업은 사람과 사회의 상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Q. 올해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는데,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A. 앞서 말씀드렸던 사회적기업의 사전적 정의에 부합하듯이 취약계층에 대한 이해, 배려를 기반으로 한 실천 때문인 것 같다. 우리 회사는 취약계층으로부터 요리법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어려운 분들에게 반찬을 무상으로 드리고 있다. 40여 가구, 100여 명 정도 된다.
일자리도 어르신들에게 최대한 드리려고 한다. 그리고 ‘굿네이버스’와 ‘사랑의 열매’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그래서 2015년에 회사를 차렸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빨리 사회적기업에 선정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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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으로부터 요리법을 구하는 것은 별개로 학대피해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도 하고 있었다. |
Q. 그렇다면 요리법은 어떻게 구하나?
A. 처음에는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소수로 요리법을 구했다. 사업 초창기에는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무상으로 요리법을 제공해주신 분도 계셨다.
이제는 홈페이지를 개설해서 ‘오픈키친’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서 요리법을 받고 있다. 주로 독거노인이나 미혼모 등 취약계층으로부터 요리법을 받으려고 하고 있다.
Q. 회사 운영 철학이 있는지?
A. 우선 ‘엄마 손맛’이 나는 음식을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외부에서 요리법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각 가정마다 잘하는 음식 한 가지씩은 있을 것이므로, 그 가정이 잘하는 음식의 요리법을 가져와서 사람들에게 그 맛을 전해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가치는 ‘균형’이었다. 아무리 사회적기업일지라도 기업은 기업이다. 처음 회사를 차릴 때 기업의 사회적 측면과 기업가적 측면을 모두 버리지 말자고 생각했다.
사회적 측면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취약계층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통한 실천일 것이다. 기업가적 측면이라면 제품 혁신과 고객에 대한 신뢰다. 이 두 측면을 균형있게 추구하는 게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계속 이 두 가지 모두를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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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키친7에서 파는 음식들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
Q. 앞으로 사람들이 라운드키친7을 어떻게 기억해줬으면 좋겠는지 궁금하다.
A. 기업가적으로, 그리고 사회적 측면으로 아직 많이 부족한 회사지만, 초심을 바탕으로 부족한 면을 채워가는 회사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회사가 되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최현서 hyeunseo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