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안에 아내가 유학을 가게 되면 아내가 이기고, 남편이 유학을 말리면 남편이 이기게 되는 겁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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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부모교육 역할연기를 하는 어머니들. |
“나 유학갈래~”로 시작되는 단호한 아내의 말에 애들 다 놔두고 갑자기 유학은 무슨 유학이냐며 언성이 높아지는 두 엄마의 리얼한 부부싸움 롤플레잉 모습에 강의실 안은 폭소가 터집니다. 이곳은 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부모교육 강의실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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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부모교육 모습. |
얼마 전 ‘내 아이의 꿈과 자존감을 위한 부모의 인문학 질문법’ 이라는 제목으로 원은정 한국청소년센터 소장이 진행한 부모교육의 한 장면입니다.
물론 부모교육에 왜 유학 가겠다는 아내와 뜯어말리는 남편의 부부싸움 이냐고 의아해 하시겠지만, 청소년기 아이들을 비롯한 가족과의 대화기법을 설명하기 위한 즐거운 롤플레잉 시간이었습니다.
가족을 사랑하긴 하지만, 때로는 내 맘에 맞지 않고, 황당한 이런 요구에 우리가 접근해야 할 말은 “무조건 안돼~”가 아니라 “내가 뭘 도와줄까?” 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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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부모교육에 참석한 아버지들이 집중해 듣고 있는 모습. |
아이는 어쩌면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물론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 싶은 것도 아니고, 단지 이 세상에 자신 밖에 없다고 생각되는 외로움과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온전한 내 편이 없음을 절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또한 아이에게 “내가 뭘 도와줄까?” 라는 질문은 아이를 주체로 만들고, 부모는 옆에서 도와주는 조력자가 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공부 열심히 해!” 라고 하면 공부의 주체는 부모가 되지만, “공부하는데 내가 뭘 도와줄까?” 라고 접근하게 되면 공부의 주체는 아이가 되고, 부모는 그것을 돕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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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정 한국청소년센터 소장의 강의 모습. |
중2병이 과연 무엇일까요? 아이들의 불안함을 우리는 중2병이라 표현합니다. 그래서 원은정 소장은 중2병 이라는 단어를 없애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데요, 오히려 초4병, 초5병 등 병이 더 생기고 있어서 속상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지? 그것을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유일한 편이 부모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아무리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부모가 내 편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부모에게 주는 조언으로 아이와의 1대1 데이트와 거실의 비전보드 사용 등을 추천했습니다. 형제가 있어도 각각 따로따로 데이트 시간을 가져서 시장에 갈 때는 첫째 아이와 함께,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는 둘째 아이와 함께, 이런 식으로 일상 속 시간을 쪼개서 할 수 있는 1대1 데이트의 팁을 주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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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 PPT 한 장면. |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참 어려움이 많습니다. 엄마와 그렇게 즐겁게 조잘조잘 말을 잘 하던 아이가 어느 날 문을 닫고 들어가서 말 한 마디조차 길게 하는 걸 싫어하면 ‘그분이 오셨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춘기라는 시기에 부모도 조금 더 마음을 내려놓지만, 점점 의욕없이 변해가는 아이의 모습과 소통의 어려움 및 답답함은 부모의 가슴을 더욱 애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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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부모교육에서 열심히 메모하는 황현숙 씨. |
이런 마음들을 스스로 들여다보게 하며, 아이들의 속마음도 배우게 되는 것~ 더 나아가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한 꿀팁까지 마구 방출해주는 이런 부모교육은 각 시군 건강가정지원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이날 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부모교육에 참석한 황현숙 씨는 강의를 열심히 정리하는 열의를 보였는데요, 자신이 아이 셋을 키우면서 서로 감정을 나누는 대화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아이의 학교생활을 물어보고 일상의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며 결의를 다졌습니다.
건강가정지원센터 프로그램에 자주 참여한다는 황현숙 씨는 아이 셋을 키우는데 무척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기관이라며 잘 모르시는 학부모님들께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아이들 체험과 부모교육을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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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가정지원센터 공식 홈페이지. |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여성가족부가 시행하는 가족정책의 주요 전달 체계로서 다양한 가족지원 정책을 제안 및 실행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입니다.
건강가정지원센터는 가정생활에 도움받기를 원하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의 건강한 변화와 성장을 돕고 있으며, 가족친화사회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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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가정지원센터 공식 홈페이지. |
전국의 건강가정지원센터는 가족문제의 예방과 해결을 위한 가족돌봄나눔사업, 생애주기별 가족교육사업, 가족상담사업, 가족친화문화조성사업, 정보제공 및 지역사회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반가족은 물론 한부모가족, 조손가족,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가족 지원을 위한 상담,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이 결합된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며, 아이돌보미 지원, 공동육아나눔터사업 등의 돌봄지원사업, 취약가족과 위기가족을 위한 취약·위기가족지원사업, 미혼모부자가족지원사업, 기타 타 부처와 유관기관과의 협력사업 등을 통해 다양한 가족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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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추석 전 가평군 건강가정지원센터 모두가족봉사단이 만든 송편. |
실제로 제가 경험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아이들과 함께, 또는 같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과 함께 매우 유익한 시간을 보냈던 기억으로 가득합니다.
특히 몇 년 전 가족봉사단에서 추석 때 아이들과 직접 빚은 송편으로 독거 어르신들께 송편을 전달해드리면서 봉사의 의미도 새롭게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고요,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었기에 더 의미 있는 추억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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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자녀와 함꼐하는 문화유적 답사’ 단체사진. |
자녀와 함께하는 문화유적 답사는 조선의 왕릉을 가족이 함께 다니며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 으로 주말을 가족과 조선시대로 떠나보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손잡고 왕릉을 걸으며 마음 속 이야기도 주고받을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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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건강가정지원센터 모두가족봉사단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들기. |
예전 어느 크리스마스 때, 건강가정지원센터 가족봉사로 케이크를 만들어 가족의 사랑을 온 사회에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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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건강가정 캠페인 모습. |
여성가족부의 지원으로 시도 및 시군구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가정문제의 예방, 상담 및 치료, 건강가정 유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가족문화운동의 전개, 가정 관련 정보 및 자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습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좋은 프로그램 활용을 통해 대한민국의 가족이 더 건강한 가족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거주지 근처에 있는 건강가정지원센터를 검색해보고 나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건강가정지원센터 공식 사이트 ▶ http://www.familynet.or.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조성희 purejo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