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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 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부모님과 함께 본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시청기

2018.04.09 정책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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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춘삼월이 지나 사월, 한창 봄꽃이 만개하는 시기. 봄이 오고 있는 건 당연한데, 요즘 따라 ‘봄이 온다’는 얘기가 부쩍 들린다. 바로 지난달 3월 31일~ 4월 3일까지 진행된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소제목이 ‘봄이 온다’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4월 5일, 4월 1일에 열렸던 우리 측 단독 공연이 지상파 방송3사에서 중계됐다. 째깍째깍 시계 바늘이 저녁 7시 55분을 가리키자 일일연속극, 주말연속극 외엔 TV를 시청하지 않는 부모님이 큰소리로 필자를 부른다.  

TV에서 우리측 평양공연을 시청 중인 부모님
TV로 우리 측 평양 공연을 시청 중인 부모님.
 

TV에서 우리 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녹화방송 되고 있다. 며칠 전 가수 윤상을 음악감독으로 한 우리 측 가수들이 평양에서 두 차례 공연을 했는데, 그걸 지상파 방송 3사가 동시간대에 편성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평양공연 사회를 맡은 가수 서현
평양 공연 사회를 맡은 가수 서현.(출처=KTV)
 

우리 측 예술단은 남북평화협력을 기원하는 뜻깊은 공연을 4월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과 4월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두 차례 개최했다. 우리가 TV로 보았던 공연은 4월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의 공연이다.

무대에서 서현이 사회를 보았고, 김광민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터 시작해 총 11팀의 가수들이 출연해 그들이 준비한 26곡을 열창했다.

특히 ‘라구요’ 라는 곡을 부를 때 가수 강산에의 촉촉한 눈망울은 금방이라도 왈칵 눈물을 쏟아낼 것 같았다. 그의 노래는 실향민의 아픔을 담고 있다.

남은 인생 남았으면 얼마나

남았겠니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 어머니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강산에의 어머니는 6.25 전쟁 때 남편과 헤어져 월남한 후 같은 실향민 출신이었던 아버지와 재혼해 강산에의 누나와 강산에를 낳았다. 부모님 생전에 고향땅을 밟지 못하셨다.

고향과 북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는 이산가족의 슬픔이 묻어난다. 그래설까. 강산에는 노래를 부른 뒤 “오래오래 사세요.” 라는 말을 덧붙였다. 

YB 리더 윤도현은 ‘1178’ 노래를 부르기 전 1178이 한반도의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의 직선 거리인 1178km를 의미한다고 했다. 우리가 하나였다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만든 곡이라면서 “다음 세대에게는 전쟁의 불안함이 아닌 평화의 한반도를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같은 마음일거라 믿고 노래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라고 했다.

언제 하나 될 수 있을까 

우리만의 자유를 찾아서

......

처음에 우리는 하나였어 

똑같은 노랠 부르고 춤추고

마지막에
마지막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는 가수들.(출처=KTV)
 

마지막에 출연한 가수들이 모두 나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나라 살리는 통일 

이 겨레 살리는 통일

마지막에 기립박수로 환호하는 북측 관객들
마지막에 기립박수로 환호하는 북측 관객들.(출처=KTV)
 

공연을 관람하던 북측 관객들은 우리 측 가수들의 노래가 끝날 때마다 큰 박수로 환호했다. 공연 중간에 카메라가 객석을 비출 때면 진지한 표정에도 환한 미소를 띤 모습이었다. 마지막엔 전원 기립박수로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하나의 민족이 둘로 나뉘어져 서로를 적대시하면서 지내 온 세월이 70여 년에 이르렀다. 우리 근현대사의 비극이다. 이제 비로소 진정한 화합과 평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일까? 

TV를 시청하시던 부모님도 숙연한 분위기다. 어릴 적 6.25 전쟁을 겪으신 탓에 전쟁의 공포와 참상을 알고 계신다. 연로하신 부모님은 필자에게 평양에서 우리 측 가수들이 공연하는 모습이 실감나지 않으신지 자꾸만 저기가 평양이 맞냐고 되물어보신다. 

평양공연 직후 실시간 검색어 순위
평양 공연 직후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순위.
 

평양 공연이 끝난 후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부터 10위 안에 평양 공연 연관검색어가 뜨기 시작했다. 이번 평양 공연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2월에 열렸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전후로 해서 2월 8일 강릉아트센터와 2월 11일 서울 국립중앙극장에서 북측 예술단인 ‘삼지연 관현악단’의 특별공연이 있었다.

필자는 공연장에 가지 못했지만, 인터넷으로 공연을 감상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북측 예술단이 우리의 인기곡을 메들리로 부를 때 새삼 깨달았다. 우리는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이래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고, 문화와 역사가 같은 한민족이었다는 걸. 그동안 그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알리는 뉴스.(출처=KTV)
 

오는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역사적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물론 남북정상회담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평양에서 두 번 열렸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담,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담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여느 때보다 전 세계적인 관심과 기대가 크다. 작년에 북핵 위기로 인해 북미간의 긴장감이 고조됐고,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험도 컸다. 우리 국민도 불안해 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고자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속적인 메시지에 마침내 북한이 화답했다. 북한이 4월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나섰다.

우리는 애시당초 하나였다. 하나가 둘로 나뉘어져 휴전선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서로 총부리를 겨루면서 대치하고 있었다. 휴전이 아니라 종전이 되어 이 땅에 화합과 평화의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제 남북정상회담의 서막이 열렸다. ‘봄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평양공연이 한반도에 훈훈한 봄 기운을 가져왔다. ‘봄이 온다’에서 ‘봄이 왔다’로 바뀔 그 날을 기다려 보련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윤혜숙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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