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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없는, 모든 날이 좋았다

교육부 ‘학교 고농도 미세먼지 대책’ 발표

2018.04.18 정책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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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사라진 ‘거인의 정원’은 아직도 추운 겨울이었어요. 
더 이상 따스한 봄이 찾아오지 않았어요.
(‘거인의 정원’ 중에서, 오스카 와일드 지음)

‘거인의 정원’은 오스카 와일드가 지은 동화 속의 이야기로만 머물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의 질이 우리의 삶을 바꿔놓았다. 학교 운동장에도, 아파트 놀이터에도 아이들의 떠들썩한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이들이 사라졌다. 그래도 우리가 노력하는 한 희망은 있겠지.

4월 모처럼 따스한 봄 햇살이 내리쬐고 하늘은 유난히 푸르다. 며칠 전까지 대기를 짓누르던 뿌연 미세먼지가 사라진 날이다.  

미세먼지가 사라진 맑고 푸른 하늘
미세먼지가 사라진 맑고 푸른 하늘.
 

한창 에너지가 넘쳐나서 틈만 나면 뛰어놀아야 하는 초등학생들에게 모처럼 주어진 선물과도 같은 하루다.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축구하는 아이들로 왁자지껄하다. 그렇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마음껏 뛰어놀 공간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등굣길 풍속도가 바뀌었다. 학교보안관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매일 미세먼지 상태를 체크한다. 

미세먼지 상태를 검색하는 학교 보안관
미세먼지 상태를 검색하는 학교보안관.
 

아침 7시, 아이들이 등교하기 전 학교보안관은 교문 앞에서 스마트폰의 ‘우리동네대기질’ 앱으로 미세먼지 상태를 검색한다. 

아이들에게 알리는
아이들에게 알리는 ‘미세먼지 나쁨’ 팻말.
 

미세먼지가 ‘나쁨’이나 ‘아주 나쁨’ 으로 뜨면 교문 앞에 팻말을 설치한다. 이런 날은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최대한 빨리 알려야 한다.

오전 8시 30분, 아이들이 하나둘씩 등교하기 시작한다. 등교생의 절반이 하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아이일 뿐이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하교할 때까지 창문을 꼭꼭 여닫은 교실 안에서 꼼짝 않고 지내야 한다. 교실 안이 갑갑해서 운동장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아이들도 있다. 혹시 운동장에 어슬렁대는 아이가 눈에 띄기라도 하면 학교보안관은 당장 교실로 들어갈 것을 종용한다.

그리고 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인 날은 다른 날에 비해 일찍 귀가시킨다. 아이들은 쫓기듯 종종걸음을 내딛으며 집으로 향한다.

미세먼지 알림 문자
학부모에게 보내는 미세먼지 알림 문자
 

학교에선 가정통신문과 문자로 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이니 주의할 것을 알린다. 그래도 철부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학부모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런 학부모들을 위해서 교육부에서 지난 4월 6일 ‘학교 고농도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Q. 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인데 학교에 보내는 게 걱정된다면? 
A.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 등 기저 질환이 있는 민감군 학생의 결석이 질병 결석으로 인정된다. 학기 초에 진단서를 제출하고 학부모가 사전에 결석 사실을 알리면 된다. 유치원생은 진단서 없이도 질병 결석으로 인정되고, 누리 과정 교육비 지원금 산정을 위한 결석 일수에서 제외된다. 

Q. 학교 실내에도 공기정화기가 필요할 텐데?
A. 학교 실내 공기질 강화를 위해 미세먼지(PM2.5) 기준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공기정화장치 설치도 확대된다. 현재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된 교실은 6만여 곳으로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교실의 37% 수준이다. 2020년까지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교실 16만여 곳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Q. 미세먼지 ‘나쁨’일 경우, 체육수업을 하기 힘들텐데?
A. 미세먼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전국 600여 학교에 실내 체육시설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미세먼지가 사라진 날 학교 운동장의 모습
미세먼지가 사라진 날 학교 운동장의 모습.
 

오늘처럼 미세먼지가 사라진 맑고 푸른 하늘 아래 바깥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하루가 점점 늘어나길 바라본다. 

어른들의 편리와 이기심으로 미세먼지로 가득한 세상을 만들었다. 그 미세먼지를 걷어내는 것도 어른들의 몫이다. 학교 운동장과 아파트 놀이터에서 사라진 아이들의 왁자지껄 떠드는 웃음소리가 그립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윤혜숙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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