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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특수학교 근무하는 정책기자에게 장애인의 날이란…

2018.04.20 정책기자 유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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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보면 정말 ‘수 많은 날’들이 있다. 오늘은 4월 20일, 무슨 날일까? 바로 ‘장애인의 날’ 이다.

1972년 민간단체에서 개최해오던 ‘재활의 날’을 이어, 1981년부터 나라에서 ‘장애인의 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해왔다. 1981년 UN총회는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주제로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하고 세계 모든 국가에서 기념사업을 추진하도록 권장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1981년 4월 20일 ‘제 1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장애인의 날은 필자에게 의미있게 다가 온 날!
장애인의 날은 필자에게 의미있게 다가온 날이다!

 
장애인의 날은 2년전부터 필자에게 의미 있는 날로 다가왔다. 지난 2년간 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지내왔기 때문이다.

특수학교.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장애인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라고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엔 나도 그랬다. 하지만 지난 2년여 간 장애인에 대한 생각의 크기가 한뼘은 커진 것 같다.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다른 공간의 다른 세계에 와있는 느낌을 받았다. 학생들의 갑작스러운 행동과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당황스럽게 했다.

갑자기 다가와 팔을 잡고 내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아이, 몸을 툭툭 치다가 내가 다가가면 전속력으로 도망가는 아이. 그저 ‘장애인이니까 그럴 수 있겠다’ 라는 생각만 들었다.

카페/제과제빵실, 조립기능실, 노래방, 영화관에서 다양한 사회실무를 배운다.
카페/제과제빵실, 조립기능실, 노래방, 영화관에서 다양한 사회를 배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특수학교는 자폐아, 지적장애아들이 다니는 학교다. 초등학교(6년 과정), 중학교(3년 과정), 고등학교(3년 과정), 전공과(1년 과정)로 과정이 나뉘어져 있다.

일반학교처럼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체육 등을 배우고, 학생회장선거, 학교운동회, 동아리 활동, 그리고 1박2일 수련회도 간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직업이라는 과목이 있다는 점이다.

이 과목은 장애인 학생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것들을 배운다. 예를 들면, 영화관에서 예절을 지키는 법, 식물을 키우는 법, 요리를 잘하는 법, 노래방을 이용하는 법 등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일반학교 시간표에 비해 다를 바가 없는 특수학교 시간표
특수학교 시간표.


작년에 전공과 보조선생님을 담당하면서 학생들이 수업받는 것을 직접 보고, 또 직접 가르치기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전공과로 올라오는데, 이들 학생들에겐 선반 만들기, 향초/방향제 만들기, 김치 만들기 등 생각을 키우고, 손을 조금 더 많이 쓰는 활동을 통해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

장애인 학생들과 친해지는 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아침에 수업을 시작하기 전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 “안녕”이라고 하이파이브를 한다. 이런 일상이 반복적으로 쌓이다 보면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안녕하세요!”라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간혹 학생들이 자기 머리를 친다던지 알 수 없는 행동을 할 때, 먼저 다가가 전후사정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해 주면, 학생들과 쉽게 동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비만예방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비만예방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특수학교에 근무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았다. 점심을 먹고 나면 30분 정도 쉴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그때마다 필자의 반을 엿보는 여학생이 있었다. 다가서면 도망치고, 돌아설 즈음 다시 흘낏 쳐다보던 그 학생이 어느 날은 수줍게 다가와 “저도 같이 놀아주세요! 이거 초콜렛이랑 사탕인데…” 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맛이 평소와는 다르게 어찌나 달달하던지…

학생들과 점점 친해지다보니, 어느덧 3월은 12월로 바뀌어 있었고, 곧 졸업한다는 사실에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학생들과 놀아주고, 또 가르쳤던 추억이 쌓이다 보니,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사라졌다. 현재는 고등학교 1학년을 맡아 애정과 관심을 갖고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려 하고 있다.  

선생님들에게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알 수 있었다.
선생님들에게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는 모두 의미가 담겨 있다.


오늘,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여느 때와 다름없지만, 학생들에게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관심있는 시선들이 쌓이면 전보다 좀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유재호 gaia93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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