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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작은집, 지구를 지켜라

‘지구의 날’ 및 기후변화주간을 맞아 직접 체험해 본 에너지 절약

2018.04.23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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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현관에 공지 한 장을 붙였다. 우리가 계획한 ‘도시의 작은집’, ‘지구의 날’에 동참하기 위해 한 시간 동안 에너지를 아끼자는 미션이었다.

계획을 세우고 지켜보며 지구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
계획을 세우고 지키면서 지구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
 

모두 재미있을 거라고 찬성했지만 막상 쉽진 않았다. 특히 취향이 제각각인 가족이라 더했을지 모르겠다. 오로지 카메라와 손전등, 양초, 물 2리터를 준비했다.

각자 주어진 물병과 전등, 생각보다 물이 많이 소모되는 걸 알았다.
각자 주어진 물병과 전등, 생각보다 물이 많이 소모되는 걸 알았다.

미션 1. 전기코드를 뽑아라!

한 번에 차단기를 내리고 싶었지만, 버텨야 할 냉장고가 위태해 보였다. 냉장고는 음식을 60% 이하로 채워야 전력낭비를 줄일 수 있다. 또 냉장고 내부를 10%씩 더 채울 때마다 3.6%의 전력소비량이 증가한다. 서둘러 음식을 뺐다. 

좌: 멀티탭을 쓰면 확실히 도움이 된다. 우:꼭 필요없는 콘센트는 빼놓자.
멀티탭을 쓰면 확실히 도움이 된다. 꼭 필요없는 콘센트는 빼놓자.
 

냉장고를 제외한 코드를 몽땅 뽑았다. 새삼스럽게 TV 뒤 셋톱박스 등 연결된 선들이 많이 꽂혀 있는 걸 발견했다. 이어 전등을 소등했고 몇 가지를 제외한 스위치를 내렸다. 순간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컴퓨터를 못 쓰잖아요!”, “TV는 장식으로 둔거야?” 캠핑 같다고 좋아하더니 이내 불만이 터졌다. 답답한 건 마찬가지건만, 필자가 제안을 했으니 별 수 없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방법을 떠올렸다.

이런 저런 이야기와 연상게임을 하자 어두워서였는지 평소보다 말들이 많아졌다. 웃음소리도 흘렀다. 불 꺼진 집에서 밖을 보니 평상시 지나쳤던 밤 풍경이 들어왔다. 생각 없이 바라보다보니 머릿속이 맑아졌다.  

 불없이 영양가 있게 견과류와 연어,생햄 샐러드, 치즈, 방울토마토와 빵 등 의외로 푸짐했다.
불없이 영양가 있게 견과류와 연어, 생햄 샐러드, 치즈, 방울 토마토와 빵 등을 먹었다. 꿀벌밀랍으로 만든 양초를 사용했다. 

미션 2. 불을 쓰지 않는 음식~

드디어 관문. 배고프다는 말이 들렸다.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게 생각났다. 그래도 인스턴트로 때우는 건 의미 없지 않은가. 이왕이면 건실하게 먹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손전등과 감각에 의존해 준비했다. 음식이 평소와 달라 걱정했는데 웬걸, 어두운데서 먹으니 분위기 좋은 데 온 거 같다며 신나했다. “엄마, 다음에는 구절판이나 월남쌈, 연두부 샐러드를 해먹어요.” 어둠 속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 또 다른 요리법까지 알려줬다.

미션 성공! 가스레인지 안 쓰고 물도 아끼고 음식쓰레기와 시간마저 줄였다!

간단하게 먹으니 남는 것도 없고 설거지도 적었다. 사용한 레몬은 버리지 않고 기름기를 제거하려 남겨뒀다. 여유가 생기니 전기밥솥 대신 에너지를 7배 가량 아낄 수 있는 냄비나 압력밥솥에 밥을 해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음식물 쓰레기는 20%만 줄여도 약 177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킨다. 이는 연탄 1억8,600만장, 등유 200L 226만 드럼에 해당하는 전력이다. 

빨래를 하면서 빈통을 놓고 마지막 물을 받아 모았다.
빨래를 하면서 빈통을 놓고 마지막 물을 받아 모았다.

미션 3. 물을 아껴라!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은 자유롭게 보내기로 했다. 필자는 세탁기 대신 물에 담가둔 빨래를 하러갔다. 받아놓은 물을 쓰자고 했다. 마지막 헹군 물은 비교적 깨끗하다. 청소할 때 다시 사용할 생각으로 옆에 둔 물통에 모았다.

여기서 팁! 사용 후 수도꼭지는 찬물 쪽으로 잠가두는 것이 에너지 절약에 좋다. 세탁기는 세탁물 양보다 사용 횟수를 줄이는 것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되므로 한 번에 세탁하자. 또한 전기소비가 많으니 가급적 작은 빨래는 손으로 하는 것을 권장한다. 

정수기에서 나오는 시리도록 차가운 물을 좋아했는데 어느새 컵에 받아놓은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있었다.

양초 하나가 밝혀 준 불빛이 참 소중했다.
양초 하나가 밝혀 준 불빛이 참 소중했다.

대성공~ 미션이 준 의미는?

그냥 일상으로 되돌아갔을까? 한 시간이 지나자 다시 익숙한 컴퓨터와 TV소리가 들려왔다. 그렇지만 그 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모두 뿌듯한 표정이었다. 하나씩 실천해본다면 어렵지 않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좌:서울시에서 받아온 열감지 지구 스티커를 온도창 옆에 붙여 냉,난방시 지구의 상태를 체크할 생각이다, 우: 수건대신 스티커에 물을 털라고 하는 스티커.
(좌) 서울시에서 받아온 열감지 지구 스티커를 온도창 옆에 붙여 냉, 난방시 지구의 상태를 체크할 생각이다. (우) 수건 대신 스티커에 물을 털라고 하는 스티커.
 

온도조절기 옆에 절전 스티커를 붙였다. 아이들이 먼저 나섰다. 분명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차츰 익숙해져갔다. 물론 짧은 시간 미션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었고 색다른 재미에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동안 시간에 쫓기던 우리는 한 시간이 생각보다 길다는 걸 알았다. 답답한 대신 한가로운 운치도 맛봤다.

미션이 끝나고 아이 책상에서 아이가 만들다 부서진 지구를 보니 달리 보인다.
미션이 끝나고 아이가 만들다 부서진 지구를 보니 달리 보인다.
 

한 시간 동안 필자는 핸드폰과 컴퓨터를 못 쓰는 불안감이 가장 컸다. 늘 지니는 폰을 꺼두었다는 건, 외딴 곳에 지갑 없이 고립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막상 닥쳐보니 불편한 건 없었다. 오히려 핸드폰과 컴퓨터를 마냥 붙잡고 있는 동안 능률 없는 피로만 쌓였던 걸 깨달았다. 

더욱이 워라밸이다! 쉼표가 있어야 느낌표 찍는 시간도 빨라진다. 우리는 사소한 고민에 휘둘려 스스로를 돌아볼 수 없어 더 외롭고 힘든 건 아닐까. 

진공청소기 대신 빗자루로 쓸었다.
진공청소기 대신 빗자루로 쓸었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주간과 지구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온라인에서는 4월 18일부터 환경의 날인 6월 5일까지 ‘얼쑤(Earth)데이(지구를 신나게 만드는 날)’ 캠페인을 펼친다. 

지구의 날인 4월 22일에는 오후 8시부터 10분 동안 전국에서 소등행사를 가졌다. 기업, 가정, 공공건물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정부청사는 주말인 점을 고려해 앞선 19일에 진행됐다.

지자체 역시 동참한다.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 2단계 사업 및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부산시는 4월부터 집으로 찾아가는 에너지 홈닥터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지구의 날 행사에서 쓰레기 낚시를 하는 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지난 2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지구의 날 행사에서 쓰레기 낚시를 하는 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또한 환경부는 미세먼지 걱정 없는 쾌적한 대기환경 조성, 지속가능한 국토환경 조성, 신 기후체제에 대한 견실한 이행체계 구축을 국정과제로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친환경, 신재생에 키워드를 맞춘 만큼 정부는 재생에너지 2030 이행계획에 맞춰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발전 설비를 확대할 방침이다. 

4월 22일 지구의 날, 한 도시의 작은집에서 끼친 영향은 미미할지 모르겠다. 그렇다 해도 조금씩 해나가면 분명 달라지리라. 점점 도시의 작은집들이 늘어가고 지구는 건강해질 거라고 믿는다. 도시의 작은집이 모여 지구가 살아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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