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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왕이 될 거야~

‘제4회 궁중문화축전’… 오늘, 궁을 만나다!

2018.05.04 정책기자 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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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엔 대통령의 많은 생활이 국민에게 공개된다고 하지만, 조선시대 왕족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할 때가 있다. 구중궁궐이라는 아홉 번 담을 쌓은 그 높이와 거리 만큼 서민들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왕들도 많지만, 하루쯤은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붉은색 비단에 화려한 금색 자수가 놓아진 곤룡포를 입고 나랏일을 돌보거나 외국 사신을 만나고, 또 왕실의례를 지내는 왕의 삶과 화려한 궁중문화의 경험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럼 궁궐로 가보자. 2018년 경복궁에서 시간을 거슬러 1418년 세종을 만날 수 있는 시간, ‘제4회 궁중문화축전’의 화려한 문이 열렸다.  

<제4회 궁중문화축전>이 4월 28일부터 5월 6일까지 4대 고궁과 종묘에서 펼쳐진다.
‘제4회 궁중문화축전’이 4월 28일부터 5월 6일까지 4대 고궁과 종묘에서 펼쳐진다.

국내 최대 문화유산축제인 궁중문화축전이 4월 28일부터 5월 6일까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 등 다섯 군데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궁중문화축전은 ‘세종 즉위 600주년’을 맞아 세종의 애민정신과 다양한 업적을 담은 주제공연 뮤지컬 ‘세종 이야기-왕의 선물’과 600년전 세종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시민 참여프로그램 ‘세종 이야기 보물찾기’,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되새기는 ‘한글 타이포 전(展)’이 새롭게 기획됐다.

올해 궁중문화축전은 세종 즉위 600주년을 담아 <한글 타이포 전>을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이 새롭게 기획됐다.
올해 궁중문화축전은 세종 즉위 600주년을 담아 ‘한글 타이포 전’을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이 새롭게 기획됐다.

 
그 외에도 왕가와 백성이 함께 어울렸던 종합예술축제인 ‘산대’를 현대적을 재해석한 산대희 ‘꽃피는 광화문’, 낙선재 화계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다채로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낙선재 화계 작은 음악회’, 시민이 직접 배우로 참여해 영조시대 궁궐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체험극 ‘시간여행, 그날’ 등 역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왕실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경복궁

경복궁은 조선시대 왕이 머물려 정사를 보던 공간으로 서울에 있는 궁궐 중 가장 크고 웅장하며 품격이 있어, 왕실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시민참여 프로그램인 ‘세종 이야기 보물찾기’를 비롯해 ‘고궁 한복사진전’ 등 다양한 전시도 마련돼 있다.

<세종이야기 보물찾기>의 제1관문인 영제교. 다리 좌우에 있는 상상의 동물 천록석상과 함께 인증샷을 찍으면 미션 통과.
‘세종이야기 보물찾기’의 제1관문인 영제교. 다리 좌우에 있는 상상의 동물 천록석상과 함께 인증샷을 찍으면 과제 통과.
 

‘세종 이야기 보물찾기’는 경복궁에서 세종의 발자취를 따라 ‘궁’이라는 장소와 ‘세종’이라는 인물을 즐거운 체험을 통해 배워보는 프로그램이다. 영제교, 근정문, 근정전, 사정전, 양의문, 흠경각, 수정전 등 7곳을 돌며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고 진행요원에게 스탬프를 받으면 된다.

제1관문인 영제교 좌우에는 상상의 동물인 4마리의 천록석상이 있다. 이 천록석상과 인증샷을 찍으면 미션 완료다. 제2관문인 근정문 앞에서는 투호놀이가 진행되는데, 한 개의 화살만 들어가도 과제 성공이다. 열 몇 번을 던져서 성공한 관광객도 있었는데, 나는 운 좋게도 처음 세 개 던진 화살 모두가 들어가 나도 모르게 환호가 터졌다. 여태껏 해 본 투호놀이 중 최고의 성공률이었다.

근정문 앞에서 궁중놀이인
근정문 앞에서 궁중놀이인 ‘투호놀이’를 즐기는 관광객.


경복궁 근정전은 국가의 공식행사가 치뤄졌던 곳이며, 음력 1446년 9월 10일(양력 10월 9일)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훈민정음 서문을  퍼즐로 맞춰보고, 훈민정음 28자 중 현재 사용하지 않는 소실된 4자를 적어서 맞추면 된다.

여기서 만난 이정순 씨는 단순히 과제 성공에 그치는 게 아니라 위의 훈민정음 서문과 그 아래 적힌 해석을 하나하나 비교해 가며 아들에게 설명해 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근정전에서 제3관문 미션 중인 이정순(41), 이현석(9)가족.
근정전에서 제3관문 과제를 수행하는 이정순(41), 이현석(9) 가족.

이어 제4관문인 사정전에서는 용포를 입고 옥좌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는 게 과제다. 옥좌 뒤에는 해와 달, 다섯 개의 산, 소나무, 물줄기가 그려진 ‘일월오악병’ 병풍이 세워져 있는데, 나라가 두루 평화롭게 다스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붉은 비단에 금색 실로 아름답게 수놓아진 곤룡포를 입고 옥좌에 앉아서 그 화려함 만큼이나 무거웠을 임금의 책무에 대해 생각해 봤다. 왕이 된 것처럼 근엄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앞의 진행요원은 자꾸 예쁘고 귀엽게 웃으란다.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던 관광객들이 즐거워 하니 나 역시 흥이 났다. 

<세종이야기 보물찾기> 제4관문인 사정전에서 용포를 입고 기념사진 찍기.
‘세종이야기 보물찾기’ 제4관문인 사정전에서 용포를 입고 기념사진 찍기.

교태전의 입구인 양의문 양쪽 담에는 두 개의 굴뚝이 있는데 각각 ‘만수무강’과 ‘천세만세’가 새겨져 있다. 이 강녕전의 굴뚝을 관람하고 흠경각에서 앙부일구(해시계) 설명을 듣는 게 제6관문,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인 한글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전시한 ‘한글 타이포 전’을 관람하는 게 ‘세종이야기 보물찾기’의 마지막 제7관문이다. 이 모든 과제를 성공하고 축전 안내소에서 받은 체험지에 스탬프를 찍어 다시 안내소에 제출하면 기념품을 받는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작은 행복이다.

축전 안내소에서 체험지를 받아 보물을 찾고 스탬프를 찍은 후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축전 안내소에서 체험지를 받아 보물을 찾고 스탬프를 찍은 후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근정전 회랑에서는 궁중문화예술 ‘왕과 왕후의 빛나는 순간’이 전시된다. 미디어아티스트 장승효·김용민이 콜라보 한 ‘찬란한 순간’에선 멋진 사진을 찍고, 고증을 통해 재현한 한방 미용을 체험할 수 있었다.

경복궁 근정전 회랑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경복궁 근정전 회랑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한복을 차려 입고 다정히 회랑을 거닐던 김미옥 씨와 임은숙 씨를 만났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며 오늘 이렇게 한복을 입고 왔습니다.이 순간만큼은 왕실의 여인이 된 것 같잖아요.”

다정한 언니, 동생 사이인 임은숙씨(58. 사진 왼쪽)와 김미옥씨(60. 사진 오른쪽)도 오늘만큼은 왕실의 여인이 됐다.
다정한 언니, 동생 사이인 임은숙(58, 사진 왼쪽) 씨와 김미옥(60, 사진 오른쪽) 씨도 오늘만큼은 왕실의 여인이 됐다.


산 모양의 무대 구조물인 산대를 배경 삼아 동물잡상
, 처용무, 대동놀이 등 각종 연희가 펼쳐지는 산대희는 그 흥겨운 무대만큼이나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함께 장단을 맞추고 즐기는 자리였다.

산 모양의 무대 구조물 그 자체로도 충분한 구경거리인
산 모양의 무대 구조물 그 자체로도 충분한 구경거리인 ‘산대희’.
 
한국에 살고 있는 친구를 방문했다가 경복궁을 찾았다는 필리핀 관광객들은 TV에서 보던 한복을 직접 입어보게 돼 즐겁다고 했다. 필리핀에서 K-POP을 찾아 들을 정도로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데 이날 공연된 ‘산대희’는 저절로 몸이 들썩인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처음 입어 본 한복이 너무 맘에 든다는 필리핀 관광객들.
처음 입어 본 한복이 너무 맘에 든다는 필리핀 관광객들.


경복궁이 다는 아니다

화려한 궁중문화만큼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은 ‘궁중문화축전’은 경복궁 뿐만 아니라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 등에서도 열린다. 4대 궁 공통으로 진행되는 ‘궁궐 속 보물 들여다보기’는 궁궐에 숨겨진 국보와 보물을 찾아보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좋다.

평소 그냥 지나쳤던 문이나 다리, 굴뚝에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며, 우리 궁궐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다.

5월 3일부터 5월 5일까지 열리는 <창덕궁 달빛기행 in 축전>.(출처=문화재청)
5월 3일부터 5월 5일까지 열리는 ‘창덕궁 달빛기행 in 축전’.(출처=문화재청)

53부터 5까지 달빛으로 물든 궁을 감상할 수 있는 ‘창덕궁 달빛기행 in 축전도 준비되어 있다. 기존의 달빛기행과 다른 새로운 동선과 공연으로 펼쳐진다 하니 봄바람을 벗 삼아 나들이하면 좋겠다.

한 때 내의원으로 사용되었던 창덕궁 성정각에서는 52부터 6까지 왕실 한의학을 체험할 수 있다.

고종황제의 커피를 마셔볼 수 있는 <대한제국과 가배차>는 덕수궁에서 열린다.
고종황제의 커피를 마셔볼 수 있는 ‘대한제국과 가배차’는 덕수궁에서 열린다.

나도 시간을 내어 덕수궁의 ‘대한제국과 가배차’ 체험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애호가였던 고종황제의 커피를 꼭 마셔보려 한다.

9일간, 매일이 특별한 하루가 될 것이다. 긴 세월 동안 이어진 선조의 지혜와 정신이 담긴 우리 문화유산을 아름다운 우리 궁궐에서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멋진 경험을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나누면 좋을 것이다.



최지연
정책기자단|최지연itsmyloveletter@gmail.com
글과 함께 세상을 만나고 인생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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