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21일 부부의 날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일이 많다. 하지만 자녀와 멀리 떨어져 살거나, 혼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는 5월이 더 서글프다.
요즘 독거노인 고독사 뉴스를 간혹 접하게 된다. 혼자 집안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독거노인이 늘어나고 있다. 누구든 이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다. 누구든지 머지 않은 미래에 독거노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7년 8월 말 기준 만 65세 이상 인구는 약 726만 명으로 그 중에서 독거노인은 약 14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만 65세 이상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높은 수치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서 독거노인의 수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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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종합사회복지관. |
전국에 있는 많은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도시락 배달을 진행하고 있다. 저소득 어르신들을 위해 매일 한 번씩 도시락 배달을 통해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가 사회복무요원과 함께 일일이 노인들을 찾아뵙고 도시락을 전달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그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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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어르신 무료급식 운영계획을 설명 중인 사회복지사. |
도시락 배달을 담당하는 박상효 사회복지사가 도시락 배달에 앞서 관내 ‘저소득 어르신 무료급식 운영계획’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60세 이상 저소득 어르신을 대상으로 경로식당 이용, 65세 이상 거동 불편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식사 배달, 65세 이상 거동 불편하지만 가정에서 조리가 가능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밑반찬 배달 등 3가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단다.
어르신들이 복지관을 방문해서 복지관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실 수도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그마저도 어렵다. 사회복지사가 어르신 집을 방문할 때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건강 상태 및 안부를 살피면서 도시락을 전달한다.
무료급식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기준이 있다. 어르신이 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생계급여수급자, 의료급여수급자, 주거급여수급자, 차상위계층, 65세 이상 어르신 중 거동이 불편해 식사 및 밑반찬 배달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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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실에서 도시락을 준비 중. |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창동종합사회복지관 조리실에선 매일 점심시간에 맞춰서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지역 내 거주 어르신들의 한 끼 점심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매주 2회, 화요일과 금요일은 오후 4시에 밑반찬도 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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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도시락 메뉴. |
도시락 메뉴는 밥, 국, 네 가지 반찬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갓 조리한 따끈따끈한 밥과 국을 배달하기 위해서 보온 도시락에 밥과 국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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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합차에 도시락을 싣고 있는 사회복무요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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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합차에 실린 도시락. |
오전 11시부터 사회복지사와 사회복무요원이 조리실에서 마련한 도시락을 배달하기 위해서 승합차에 싣는다. 도봉구는 아파트보다 주택이 많고 비교적 고령층이 많은 지역이다. 그래서 서비스 대상 인원이 많다. 최대한 동선을 짧게 해서 관내 어르신들 댁을 일일이 방문해 도시락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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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을 전달받는 어르신. |
어르신들은 사회복지사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반갑게 맞이한다. 거동이 불편해서 현관에 나가지 못한 채 앉아서 도시락을 받는다.
사람이 그리운 어르신이기에 사회복지사를 대하자마자 얼굴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20대 초반의 사회복무요원은 “매번 어르신들이 반겨 맞아주시니 배달하는 일이 힘들지만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가끔 연락이 닿지 않는 어르신도 있다. 도시락을 들고 방문해도 부재중이면 당일 오후에 전화를 드린다. 그래도 연락이 안 되면 다음 날 다시 전화를 드린다. 두 번이나 전화를 드렸는데도 연락두절이면 주민센터에 협조를 구해 자녀를 비롯한 친지에게 연락을 취한다.
창동종합사회복지관 측은 1년 365일 도시락 배달을 진행한다. 단, 금요일에는 주말(토, 일요일) 식사까지 미리 제공한다. 평일에 도시락 배달을 하면서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비롯한 안부도 살핀다.
국가에서 ‘노인돌봄서비스’를 지원하니 든든하다. 노년의 삶이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