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대화 국면은 참 가슴 설레는 일이다. 특히 이번 깜짝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5월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됐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첫 회담을 한 후 2번째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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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사진=청와대) |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은 앞두고 북한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취소의 위기 상황에 닥쳐 우리에게 손을 내민 것 또한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재확인하며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또 앞으로도 남북 간 격의없이 소통하기로 뜻을 맞췄다.
한반도는 체제가 다른 국가들 사이에 안보위협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되는 지역 중 하나다. 요원하기만 할 것 같은 한반도 평화와 대화국면이 주변 강대국의 중재없이 남북의 주도 하에 진행되는 건 최근 한반도 정세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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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개최된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서명한 뒤 공동 발표했다.(사진=청와대) |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 이후 6자회담 등 남북대화의 장이 있어온 것도 사실이지만 이토록 주체적으로 남북 두 정상이 격식없이 만나 함께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한 일도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지척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남북이었다. 두 남북 정상 간의 깜짝 만남은 이 지극히 단순하고도 명확한 명제를 우리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변국에 강하게 확인시켜줬다. 외신들도 이 놀라운 역사적 장면을 앞 다퉈 보도했다.
남북은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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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사진=청와대) |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그동안 한국이 한반도 평화 구축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든가, 남북의 공조 등은 매우 이상적인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 5월 9일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3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공동 이해이자 책임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공동의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 천명했고, 중국, 일본을 비롯한 6자회담 관련 정상들은 조만간 각기 남·북한을 만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남북이 한반도 평화 구축에 주체적으로 나서며, 주변국들이 동조해 발 빠르게 같이 보조를 맞추는 형국이다.
![한일중 정상회의 ‘2018 남북정상회담’ 관련 특별성명]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 이해이자 책임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이러한 목표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18.06/01/3(197).jpg) |
5월 9일 개최된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3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강화하기로 한 ‘2018 남북정상회담’ 관련 특별성명을 발표했다.(사진=청와대) |
물론 오늘의 한반도 화해무드가 언제까지 핑크빛일 거라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변하지 않는다고, 평화가 오지 않는다고 불평할 수는 없다. 지금 우리는 새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국제사회에서 국가 간에도 신뢰 쌓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혹여 시행착오를 겪어 나가더라도 한반도 평화를 목표로 큰 흐름을 거스르지 않을 신뢰 쌓기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금은 그 과정에 첫 발을 내딛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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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남북정상회담 후 남북 정상 부부의 모습.(사진=청와대) |
남북의 한반도 평화 협력 노력이 가장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가 함께 움직이면 국제정치적 분위기와 역학구도는 분명 따라온다.
한반도 평화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을 떼다 보면 가고자 했던 곳에 도착하지 않을까? 지금은 격려하고 지켜보며 마음을 합해 응원해야할 시점이다. 부디 남북정상회담이 그러했듯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가 이어지고 한반도 평화에의 꿈도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성큼 다가오길 마음을 다해 기원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진윤지 ardentmithra@naver.com